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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제약, 의사 신용정보 무단 조회? "설마 나도…"

A제약, 의사 신용정보 무단 조회? "설마 나도…"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3.05.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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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한 적 없는 신용정보 조회, 내역보니 '떡하니'
A제약 "업무상 과실은 인정, 나쁜 의도 없었다"

[그래픽=윤세호 기자] ⓒ의협신문
[그래픽=윤세호 기자] ⓒ의협신문

A제약이 의사 고객의 신용정보를 무단으로 조회한 정황이 포착,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용정보 조회내역: 2023년 4월 6일 오전 10시 25분 A제약(주) OOO'

B의사는 개인신용정보 조회 내역을 열람한 뒤 충격을 받았다. 자신이 동의한 적 없는 신용정보 조회가 이뤄졌던 것. 조회자는 A제약(주)였다.

어떻게 된 일일까?

A의사는 지난 4월 A제약 원내의약품 구매했다. 이 과정에서 A제약 영업사원은 '개인 신용정보 조회 동의서'를 요구했다. 외상을 위해 필요한 절차라는 이유였다. 만약 동의하지 않으면 카드나 현금 구매만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설명을 들은 B의사는 개인 신용정보 조회를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힌 뒤 선불방식으로 원내 의약품을 구매했다. 그런데 얼마 뒤 폰뱅킹 앱에서 신용정보 조회를 했다는 알림이 울렸다. 

B의사는 "깜짝 놀라 관련 내역을 조회했다"며 "조회 내역를 살펴보니, A제약과 담당자 이름이 적혀 있었다"고 전했다.

해당 사례가 한 번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 B의사는 제보를 통해 의사 회원들에게 이를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B의사는 "개인 신용정보는 민감한 부분이다. 재산이나 부채 등을 확인할 수 있다"며 "다른 회원들 역시 혹시 모를 2차 피해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제약사에서는 관행적으로 개인 신용정보 조회를 통해 해당 의료기관의 경영 상황을 파악한 뒤 선수금 여부, 거래 일수 등을 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행이라 할지라도 '동의'를 얻지 않았다면, 조회를 해선 안 된다.

B의사는 "금융감독원에 문의한 결과 명백한 불법사안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조회 방법과 시간, 담당자 이름까지 모두 기록돼 있다"면서 "나의 재산상태, 채무내역, 카드 사용내역 등이 노출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크다"고 호소했다.

동의 없는 개인 신용정보 조회. 개인에게는 민감 정보 유출과 원치 않은 2차 활용이라는 점에서 큰 사건으로 다가올 수 있다. 민감 정보를 다루는 경우 더 주의를 기울여야하는 이유다.

A제약 측의 입장은 어떨까.

A제약 관계자는 "단순 실수에 의한 사고였다"고 해명했다.

관계자는 "신규 거래 의료기관을 등록할 때, 사업자 등록증, 거래 약정서, 신규 거래처 조사 보고서, 개인 신용정보 제공 동의서 총 4가지의 서류가 필요하다"며 "이번 사례에서는 이중 개인 신용정보 제공 동의서가 없었던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서류 검토를 미리 했어야 했는데, 신용정보 동의서가 없는 경우가 지금까지 없었기 때문에 이 부분을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면서 과실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개인 신용정보사에 개인 신상정보를 등록하는 과정에서 '신용정보 동의'를 묻게 되는데, 착오로 '동의했음'을 클릭했다는 설명도 이었다.

관계자는 "선생님이 우려한 신용 정보를 보진 않았다. 등록만 했을뿐 상세조회까진 진행하지 않았다"면서 "나쁜 의도는 없었고, 단지 많은 서류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나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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