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의사회 "소아청소년과 문제 해법…혁신적 수가 개선"

경남의사회 "소아청소년과 문제 해법…혁신적 수가 개선"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3.06.04 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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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배 인상만으론 해결 불가…일본처럼 5∼10배 큰 폭 조정 필요
소아 경증응급환자 진료에 지역사회 개원가 네트워크 참여 고려해야
24회 경남의사의날 성황…최성근 경남의사회장 "내년 총선 표로 심판" 

경상남도의사회는 6월 3일 제24회 경남의사의날을 맞아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소아청소년과 문제 해결을 위한 토론회'를 열어 소아청소년과 현안을 두루 살피고 경남지역 실태와 상황을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다.
경상남도의사회는 6월 3일 제24회 경남의사의날을 맞아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소아청소년과 문제 해결을 위한 토론회'를 열어 소아청소년과 현안을 두루 살피고 경남지역 실태와 상황을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다.

소아청소년과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수가의 대폭 개선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2∼3배 증액으로는 아무 효과를 거둘 수 없으며, 일본처럼 5∼10배에 이르는 혁신적 조정을 빠른시간안에 이뤄야 한다는 지적이다. 응급실 과밀화 해결을 위해서는 경증환자 야간 진료에 지역 개원가가 나서야 한다는 제안도 이어졌다. 지역사회에서 돌아가면서 순번제 네트워크를 통해 야간 진료 문제를 상당부분 해결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물론 이에 대한 전폭적인 재정 지원도 뒤따라야 한다.

경상남도의사회는 6월 3일 제24회 경남의사의날을 맞아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소아청소년과 문제 해결을 위한 토론회'를 열어 소아청소년과 현안을 두루 살피고 경남지역 실태와 상황을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민관 경남의사회 부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는 이도완 경상남도 보건복지국장, 허목 김해시보건소장, 서지현 경상국립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이주석 성균관대 삼성창원병원 교수, 김재영 경상국립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박수은 양상부산대병원 교수, 최상호 최상호소아청소년과의원장, 황진태 창원파티마병원 응급의학과장 등이 참석했다.

김민관 부회장은 모두 발언을 통해 오늘 토론회에서는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부족 문제, 경증 응급환자 야간 진료 문제, 응급실 전전 현실 등에 대해 의견을 듣고자 한다고 말했다. 

경남지역 대학병원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는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지현 교수는 "한 학생에게 본과 3학년 때부터 의지를 갖고 소아청소년과 전공을 설득했지만 4학년이 되니 하더라도 서울지역으로 가서 하겠다고 하더라"라고 씁쓸해했다. 

이주석 교수는 "삼성서울병원과 모자병원 협약을 맺고 전공의 정원을 배정받기로 했다. 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장의 말씀을 들으니 주말 근무를 빼야하고, 주중에 당직을 서는 경우 스탭이 함께 있어야 하고, 신생아실은 담당하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이었다. 서울병원 역시 응급실과 신생아실은 맡지 않는 조건으로 전공의를 뽑는다고 했다. 전공의가 들어오는 게 가장 큰 문제지만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암담하다"고 토로했다. 

김민관 부회장은 전공의 부족 문제는 결국 비용의 문제라고 진단하고 지자체의 지원 확대를 요청했다.

이도완 국장은 "부산대병원에 지급해야 할 국비가 아직 안내려왔지만 도 예산으로 3억 5000만원을 조기에 편성했으며, 경상국립대병원 2곳, 삼성창원병원 등 3곳 병원에 각 5억원씩 해마다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아청소년과 촉탁의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촉탁의 대우수준이 높아지다보니 상대적으로 대학병원 교수진이 허탈해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김재영 교수는 "촉탁의 문제는 양날의 검일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전공의 공백을 메우는 장치다. 교수진보다 봉급의 훨씬 낫다. 게다가 배정된 시간만 근무하고 나간다. 근무일수도 적다. 이렇다보니 교수를 그만두고 촉탁의하겠다는 동료들도 있다"라며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촉탁의를 채용하지 않으면 버틸 방법이 없다"고 허탈해 했다. 

응급실의 경증환자 문제는 소아청소년과 수가의 대폭인상과 지역사회와 의사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진단이다. 

박수은 교수는 "양산부산대병원의 경우 질병분류에 따르면 60% 정도가 경증환자다. 응급실에 중환자가 들어오면 경증환자에 대한 민원이 급증한다. 부산·울산 지역 대학병원들이 소아응급진료를 축소하면서 양산으로 몰리는 상황이다"면서 "지역사회 동료의사들이 함께 나서주셔야 한다. 순번제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밤 10∼11시까지만이라도 진료를 맡아주고 정부는 이에 대한 수가를 완벽하게 보장해줘야 한다. 1년만이라도 이런 시스템을 구축하면 대학병원은 2∼3년 버틸 수 있다. 내버려 둘 문제가 아니다. 이런 상황이면 정말 1∼2년 내에 대학병원 소아응급실은 문을 닫아야 한다. 우리라는 인식이 중요하다. 열린마음으로 지역의사들이 참여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소아청소년과 수가의 대폭 인상이 전제조건이다. 2∼3배 수준으로는 안된다는 중론이다. 일본처럼 5∼10배의 혁신적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최상호 원장은 "달빛어린이병원이 전국에 38곳 있지만 없는 지역도 있다. 그러나 그 조차 의사를 못구해 휴일 진료를 포기하는 상황이다. 획기적인 지원이 없는 한 유지하기 힘들다. 지역 개원가 중심으로 돌아가면서 경증환자에 대한 야간 진료를 맡을수도 있겠지만 재정 지원이 없이는 이뤄질 수 없다"라며 "중증환자 대책은 체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미 교수진까지 당직을 맡고 있고 의료진은 번아웃 상황이다. 정부나 지자체가 나서서 소아중증환자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병원에서 중장기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목 김해시보건소장도 혁신적 수가 개선에 목소리를 보탰다.

허목 소장은 "인구 50만인 김해시에 종합병원이 없다. 심각한 상황이다. 야간 응급의료 대책을 세우고 있는데 고민이 많다. 사회는 의료인만큼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소아청소년과 상황은 일회성, 단순 지원으로는 절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며 "도나 중앙 정부의 대책을 기다리기 보다 지역사회가 먼저 나서야 한다. 수가는 2∼3배 올리는 것으로는 의미가 없다. 혁신적 수가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중증 응급환자 이송 문제도 짚었다. 

황진태 과장은 "저희 역시 경증 환자가 대부분이다. 병상도 20개 뿐인데 늘 차있다. 119를 통해 선별해서 받을 수밖에 없다. 외래 진료 이력이 없는 환자들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면서 "배후진료과가 없기 때문에 중증환자도 제대로 받을 수 없다. 수술할 의사가 없다. 게다가 전원보내는 것도 만만치 않다. 실제로 스텐트시술만으로 생명을 이어갈 환자가 죽어가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전국 대학병원에 연락했지만 전원이 안 됐다.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안타까워했다.

김민관 부회장은 "야간진료 의료기관에 대한 파격적 지원 필요하다. 전원은 힘들다. 내 환자일경우 직접 전화를 돌려야 하고, 그러다보면 환자진료를 못한다"라며 "지역적으로 응급환자와 각 병원의 상황을 연계할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병원이 필요하다. 각 병원의 병상 여력, 전문가 시스템, 진료인력 상황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토론회에 이어 제24회 경남의사의 날 기념식이 이어졌다. 

이날 기념식에는 최만림 경상남도 행정부지사, 조명래 창원특례시 제2부시장, 배경훈·손재현·김건회·이원보 대한의사협회 고문, 조재홍 경남의사회 대의원회 의장, 박상준 의협 대의원회 부의장, 이도완 경남 보건복지국장, 배경숙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창원지원장, 허목 김해시보건소장, 정해전 창원특례시보건소장, 박성진 경상남도치과의사화장, 정상순 경남간호조무사회장, 제갈석 경상남도임상병리사회장 등이 참석했다. 

최성근 경상남도의사회장이 경남의사의날 기념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최성근 경상남도의사회장이 경남의사의날 기념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최성근 경남의사회장은 간호법·의료인 면허취소법을 추진한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심판을 촉구했다. 

최성근 회장은 "간호법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다행히 폐기됐지만, 의료인 면허취소법·환자신분확인법 등 나머지는 통과돼 11월 중순부터 시행된다. 법이 시행된 후 피해자가 나와야 위헌법률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서 의료인 면허취소법의 문제점을 잘 알고 있고, 정부도 고쳐야한다고 인지하고 있지만 현재 국회 구조상 도저히 바꿀 수 없다"면서 "내년 총선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말씀드린다. 총선기획단을 통해 악법 추진에 대해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 플라톤은 정치에 무관심하면 가장 저급한 인간에게 지배받는다고 말했다. 우리 스스로 찾지 않으면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 내년 총선에서 반드시 한 표를 행사해 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필수 의협회장(영상 축사)은 "경상남도의사회 회원들의 적극적이고 단합된 의지와 성원, 몸소 보여주신 행동 덕분에 여러 가지 의료 현안과 난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하나된 행동과 연대에 다시 한 번 깊은 감사를 드린다"면서 "의협 41대 집행부는 대한민국 최고 보건의료 전문가 단체로서 사회적 책무를 다하고 국민 건강과 생명을 지키며, 아울러 회원 권익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앞으로도 산적한 보건의료 현안을 슬기롭게 헤쳐나가며, 회원 권익이 침해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박성민 의협 대의원회 의장(박상준 부의장 대독)은 "간호법은 폐기됐지만, 대한간호협회가 간호법 재추진을 천명하고 있어 완전히 꺼지지 않은 불씨가 언제 되살아날지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의사를 괴롭히고 규제하는 법과 제도가 더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 정신을 집중하고 단결하지 않으면 거대한 시류에 휩쓸려 떠내려고 만다. 의사의 권리는 누구도 대신 지켜주지 않는다. 우리의 권리를 지키는데 회원 모두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경남의사 봉사대상, 학술상 등과 유공회원 및 관계기관에 대한 시상식이 열렸다. 아래는 수상자. 

▲대한의사협회장 공로패 - 신진규 한사랑병원장, 심창민 영채내과의원장 ▲경상남도지사 표창 - 김태석 명성마튀통증의학과의원장, 손앙현 우리정형외과의원장 ▲제6회 의대 장학생 - 경상의대 도현주·안태현 학생, 부산의대(양산캠퍼스) 김미지, 정승 학생 ▲제6회 우수전공의 표창 - 채나영 경상국립대병원 외과, 김재연 성균관대 삼성참원병원 재활의학과, 박이레  양산부산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차호정 창원경상국립대병원 흉부외과 ▲13회 경상남도의사회 학술상 - 변정현 경상국립대병원 진담검사의학과 교수, 황지원 성균관대 삼성창원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신기혁 양산부산대병원 피부과 교수, 한용섭 창원경상국립대병원 안과 교수 ▲제23회 경남의사 봉사대상 - 신정규 경상국립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감사패 - 문주화 경상남도 식품의약과 주무관, 이희경 김해동부소방서 구조과 소방장, 이완섭 창원서부경찰서 경위, 박미숙 국민건강보험공단 부산울산경남지역본부 의료기관지원장, 김승호 심평원 창원지원 고객지원부장, 백영기 의협 보험정책팀장, 김종수 의협 대의원회 사무처장, 하정혜 경남 진주시의사회 사무국장 ▲특별공로패 - 정삼순 울산경남간호사회장, 제갈석 경남임상병리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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