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낮 교통사고로 세상 떠나…이필수 의협회장 등 안타까운 죽음 추모
서울아산병원 대동맥질환 전담팀 꾸려 초응급 상황 24시간 대비체제 만들어
가뜩이나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 수 부족한데…필수의료 분야 명의 잃어
국내에서 대동맥질환 분야에서 명성을 떨치던 주석중 교수(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가 6월 16일 교통사고로 숨졌다.
주 교수는 이날 서울아산병원 앞 아파트 교차로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우회전을 하던 트럭에 치이는 사고를 당했다.
사고 소식이 전해지자 의료계 내에서 주 교수의 사망을 슬퍼하면서 필수의료를 담당하는 의료인 한 명을 잃은 것을 안타까워했다.
주석중 교수는 연세의대를 졸업하고, 세브란스병원에서 흉부외과 전공의를 마친 후 서울아산병원에서 전임의를 거쳐, 흉부외과(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로 재직했다.
전문분야는 대동맥 질환, Marfan 질환 및 유전성 결체 조직 질환, 마르판 클리닉, 대동맥질환 클리닉, 대동맥 근부 확장 질환, 대동맥 판막 협착증 및 역류증, 경피적 대동맥 판막 치환술 상담(TAVI), 이엽성 대동맥 판막 질환 외 성인 심장 질환 등이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 대동맥질환센터소장,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 상임이사,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 대동맥연구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주석중 교수는 대동맥질환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이뤄내면서 서울아산병원은 물론 심장혈관흉부외과 분야에서 주목을 받았다.
주 교수는 서울아산병원에서 심장혈관흉부외과를 중심으로 대동맥질환 전담팀을 꾸려 초응급 상황에 24시간 대비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드는데 큰 역할을 했다.
대동맥 박리의 전문화된 치료에 집중한 결과 수술 성공률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 실제로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주석중·김준범 교수 등 전담팀은 지난 21년간 급성 대동맥 박리 환자 365명의 수술 결과를 분석한 결과 수술 성공률은 97.8%로 나타났다. 또 수술 사망률(수술 중 혹은 수술 직후 30일 이내 사망한 환자 비율)은 종전의 5분의 1수준으로 낮췄다.
이는 국제 급성대동맥박리학회(IRAD)가 발표한 대동맥 박리 수술 성공률(평균 80∼85%)보다 더 좋은 성과다.
서울아산병원을 비롯해 의료계는 주 교수의 사망을 애도하고 나섰다.
정훈용 교수(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는 자신의 SNS를 통해 고인의 명복을 빌면서 6월 20일 오전 8시 울산대학교 의과대학장으로 영결식을 할 예정임을 알렸다.
이왕준 명지의료재단 이사장도 SNS를 통해 "또 한분의 낭만닥터가 너무 허망하게 떠났다"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연세의대 동문인 노환규 전 의협회장도 SNS를 통해 "주석중 교수야말로 대동맥·심장수술 분야에서 묵묵히 자기 자리에서 '최선의 노력을 통해 최고의 결과'를 일궈낸 진정으로 위대한 인물이다. 주 교수가 살아온 삶을 존경한다"며 애도했다.
송석원 교수(이대서울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도 SNS를 통해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슬픔으로 가슴이 찢어진다"면서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우봉식 의협 의료정책연구원장도 SNS를 통해 "늘 환자가 우선인 삶을 살았던 이 시대의 참 의사 주석중 교수님의 소천을 애도합니다"라며 "주석중 교수처럼 아직도 이 땅에는 수많은 헌신적 의사들이 있기에 우리나라 의료체계가 이정도 유지됨을 국민들이 알아줬으면 한다"고 했다.
SNS 등을 통항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은 6월 18일 낮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주석중 교수의 빈소를 직접 찾아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 열심히 환자의 생명을 위해 살아온 주석중 교수의 삶을 존경하면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것을 애도했다.
이필수 의협회장은 "심장혈관흉부외과 분야에서 대동맥질환 관련 많은 업적을 남기신 것으로 알고 있다. 대동맥 박리 환자의 수술 성공률을 97.8%까지 높일 수 있었던 것은 늦은 시간까지 환자를 위해 수술하고, 연구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라며 "또 한명의 명의를 잃어 마음이 아프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