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영 의원 "응급의학 지원 기피로 이어져 필수의료 붕괴될 것"
조규홍 장관 "병원만 행정제재 실시, 경찰 수사는 언급 어려워"
최근 경찰이 대구 10대 청소년 사망 사건의 책임을 진료했던 응급의학과 전공의에게 묻자, 의료계는 물론 국회에서도 "필수의료 붕괴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보건복지위원회)은 6월 22일 진행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근 발생한 대구 10대 청소년 사망 사건에서 경찰이 응급의학과 전공의를 피의자로 전환해 수사를 하자 이에 대한 보건복지부의 입장을 질의했다.
지난 3월 19일 대구에서 외상을 입은 10대 청소년이 대구파티마병원에 도착했지만, 당시 응급의학과 전공의는 '발목 골절이 의심되지만 의식이 뚜렷하고 활력징후가 안정적인 상태'라고 진단했다. 또 '자살 기도한 것으로 의심된다'는 119의 설명을 바탕으로 정신과 입원 병동이 있는 경북대학교병원으로 전원을 판단 후 보호자에게 설명 조치했다.
그러나 환자는 경북대학교병원을 거쳐 다른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갑자기 상태가 나빠지면서 사망에 이르렀다.
환자가 사망하자 경찰은 해당 전공의를 '정당한 사유 없이 환자 수용을 거부했다'는 혐의로 응급의료법 위반 혐의에 따라 5월 16일부터 수차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하고 추가 소환을 예고했다.
신현영 의원은 "대구 응급실 뺑뺑이 사건에서 응급의학과 전공의가 지금 경찰에서 피의자로 전환돼 수사를 받고있다"며 "전공의들한테 이런 민·형사상 책임까지 지우게되면 결국 응급의학과 지원율 감소, 응급의학과 붕괴로 연결될 수 있는 아주 위험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서 이대목동병원에서도 신생아 사망사건에서 의료진에게 책임을 물어 결국 소아청소년과가 붕괴된 것 처럼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며 "의사를 범죄자로 몰아 결국 필수의료가 붕괴되는 이런 현상을 국가가 조금 더 세심하게 배려해야하는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전공의한테 책임을 직접 묻는 것이 과하다는 이야기가 있었다"며 "행정제재를 할 때 병원만 행정제재를 했는데 경찰의 수사와 관련해서는 보건복지부가 언급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필수의료를 살리기는 방안 중 하나로 의료사고에 대해 의료인에게 귀속되는 부담을 조금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어 검토 중에 있다"며 "방안을 강구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해당 사건과 관련해 성명을 내고 "5월 중 해당 사건 관련 응급의료기관(대구파티마병원·경북대학교병원·계명대학교동산병원·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에 시정명령과 보조금 지급 중단, 과징금 부과 등 행정처분 절차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전공의를 피의자로 임의수사를 개시한 상황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과도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특히 '수용 거부에 정당한 사유가 없었다'는 혐의에 "불가항력적인 상황에 대한 판단은 현장 의료진의 몫이다"며 "매일 환자 수백명이 다양한 이유로 병원을 옮겨 다녀야 하는 현 상황에서 수용거부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경찰 조사와 처벌을 받는다면, 우리 응급의학 의사들은 모두 잠재적 범죄자가 되고 오래되지 않아 대부분 응급실이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