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정원 확충 기정사실화 하는 보건복지부 장관 발언에 실망
"9·4 의정합의 무효로 하겠다는 것…의협과 회원들을 모욕했다"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가 의대정원 논의에 신뢰를 어긴 보건복지부의 이중적인 행태에 유감을 표하고, 철저한 9·4 의정합의 준수를 촉구했다.
의협 대의원회는 6월 28일 입장문을 통해 "의사 수의 확대는 의사의 권익에 막대한 영향을 주고, 의료 체계와 건강보험재정에 큰 파급효과가 있어 국민과 국가를 위해 매우 신중하게 의협과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의협 대의원회는 "의협과 보건복지부는 '의료현안협의체'를 구성해 다양한 의료 현안에 대해 협의를 하고 있다. 또 의대정원에 관해서도 9·4 의정합의문 정신에 따라 원점에서 재검토해 '확충'할 필요가 있다는 과학적인 근거가 있다면, 확충 규모에 대해 '의료현안협의체'를 통해 논의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고 짚었다.
그런데 "보건복지부 장관은 언론을 통해 의대정원 확충과 관련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산하 분과위원회를 구성해 논의키로 방침을 정했다는 것을 알렸다"며 "의대정원 확충을 기정사실로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건복지부 장관의 발언은 2020년 의대정원에 반대하는 의협의 투쟁에 따라 작성한 9·4 의정합의를 무효로 하겠다는 것"이라며 "정부에 대한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리며 의협과 의사회원을 모욕했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또 "그간 정부의 요청에 따라 필수의료와 지역의료 살리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한 의료현안협의체의 노력을 공염불로 만들고는 의대정원 논의가 '의료계와의 협의만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언급함으로써 의료현안협의체를 의대정원 증원을 위한 요식 행위 수행 기구로 전락시키고 말았다"고 꼬집었다.
대의원회는 보건복지부의 태도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의협 집행부가 6월 27일 발표한 '의·정 간 신뢰를 저버린 보건복지부에 깊은 유감과 분노를 표한다'는 성명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의대정원 협의에서 보인 보건복지부의 이중적인 행태에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의사 인력에 관한 논의는 국가적인 대사"라면서 "마땅히 의협과 보건복지부가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과학적으로 검증된 결과에 따라 증감을 결정해야 한다"고 분명히 했다.
이와 함께 "기본적인 상식을 벗어난 보건복지부 장관의 발언은 즉각적으로 철회돼야 하며 의대정원에 관해서는 9·4 의정합의서에 준해 논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대의원회는 "원칙을 벗어난 강요나 합의를 빙자한 논의는 의대정원과 관련해 어떤 성과도 이룰 수 없다는 사실을 보건복지부는 명심하고, 의협 집행부도 소신을 갖고 9·4 의정합의서와 의료현안협의체의 틀을 벗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대의원회는 의대정원과 관련해 원칙과 기준에 의해 협의가 진행돼야 한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밝혀두며, 보건복지부의 고집으로 의대정원 논의가 결렬될 경우 책임은 전적으로 보건복지부에 있다"며 보건복지부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