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시도 상급종합병원 균등 분포 법안 '의무화' "신중해야"
의협 "상종 환자쏠림 심각...지역의료 붕괴·의료비 부담 상승"
대한의사협회가 대학병원 분원 설립을 제한하고, 지역 일차의료와 중소병원을 살려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해야 한다는 입장을 국회와 보건복지부에 전달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의원과 위성곤 의원은 지난 7월 4일과 5일 상급종합병원 지역 분배를 골자로 한 의료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두 법안 모두 상급종합병원 지정에 관한 의료법 3조의4를 개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한규 의원은 '상급종합병원이 지역적으로 균형 있게 분포되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을, 위성곤 의원은 '광역시도별로 최소 한 곳 이상의 종합병원을 포함한다'는 내용을 법안에 담았다.
현재 우리나라는 3년 마다 11개 진료권역별로 심사를 신청한 종합병원을 평가 후, 지정기준에 충족하는 우수한 의료기관을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하고 있다.
의협은 "제4기(2021~2023년) 상급종합병원 지정 현황을 보면 진료권역에 따라 광역 시도에 상급종합병원이 지정돼 있다"면서 "상급종합병원은 이미 지역별로 분포돼 있는 상황에서 법률로 지역별 지정과 분배를 의무화하는 것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국회와 보건복지부에 전달했다.
특히 "상급종합병원 환자 쏠림현상이 심화함에 따라 수도권 대학병원 분원 설립 제한을 통해 지역의료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앞서 7월 28일 '지역의료 불균형 해소 및 의료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위한 적정 병상수급 시책 마련 촉구'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대학병원 분원 설립 경쟁을 우려했다.
의협은 "대학병원의 경쟁적인 분원 설립은 지역 내 환자는 물론 의료인력까지 무분별하게 흡수해 지역 의료인프라 구축에 큰 악영향을 끼친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의협은 "최근 8개 대학병원이 10개 분원 설립을 추진하면서 2028년에는 수도권에만 6600여병상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분원 설립은 결국 의료생태계와 지역의료시스템을 파괴해 의료전달체계를 붕괴시키고 의료비 상승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상급종합병원 쏠림에 따른 지역의료전달체계 정상화 대책을 주문했다.
의협은 "국가 경제와 교통이 발달하고 소득이 높아짐에 따라 건강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증가, 고급화된 의료서비스를 찾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며 "여기에 상급종합병원 위주의 보장성 강화 정책이 더해지면서 의료비 부담이 줄어들어 대형병원 쏠림 현상이 가속화되고, 지방 중소 의료기관은 경영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쏠림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의원급 의료기관 및 중소병원을 살리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선행돼야 한다"고 밝힌 의협은 "지역 간 의료격차를 해소하고, 지역 일차의료 강화하기 위한 국가적 지원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협은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쏠림 현상 완화와 의료전달체계 개선을 위해 △경증환자 진료 억제 및 중증환자 중심 진료 △연구 및 교육 집중 등으로 역할 전환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의료취약지역 지원 방안으로는 △의료인프라 구축 △의료인에 충분한 보상 △처우 개선 등 실질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