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분업이 실시됨에도 불구하고 약사법 제23조 제4항 제5호는 '주사제를 주사하는 경우'는 의사가 자신이 직접 조제하여 주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주사제의 경우 단일한 완제품을 처방하고 단순히 주사하기도 하지만 여러 주사제를 동시에 처방하여 '조제'와 같은 효과가 있거나 여러 약품을 직접 적절히 조합하여 효능이나 효과를 극대화하거나 하는 행위는 의사가 의료기관에서 직접 할 수 있도록 가능성을 열어 둔 것이다.
또한, 주사제는 의약품이지만 '주사'라는 행위는 '의료행위'이기 때문에 의사가 의료기관 내에서 직접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고 적절한 형태이다. 그러나 인슐린 등 환자가 직접 주사하는 것을 전제로 생산되는 주사제들(이하 '자가투여주사제')이 있고 이와 관련하여 최근 다음과 같은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자가투여주사제의 형태로 생산되는 대표적인 제품 중 비만치료제와 성장치료제가 있다. 주사제를 통한 비만치료와 성장치료를 하는 의료기관의 경우 자신이 실시하는 의료행위에 대해 광고 및 홍보를 하게 되는데 의료법은 의료인 등이 '의료광고'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 대법원은 '의료광고'라 함은 의료법인, 의료기관 또는 개인이 그 업무 및 기능, 경력, 시설, 진료방법 등 의료기술과 의료행위 등에 관한 정보를 널리 알리는 행위를 의미한다고 일관하여 판시하고 있다.
그런데 의료인이 '비만치료' 혹은 '성장치료'를 한다는 내용을 광고하며 치료의 수단인 제품을 언급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 광고의 내용이 '전문의약품'에 대한 광고가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약사법은 '전문의약품'의 광고행위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의료기관에서 어떤 비만치료, 성장치료를 하는지를 설명하다보면 어쩔 수 없이 사용하는 주사제의 이름이나 성분, 효능이나 효과가 포함되게 마련이어서 과연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소개하는 것이 가능한 것인지 혼란스러울 수 있다.
어떤 의료기관에서 홈페이지를 통해 실시 중인 비만치료에 대해 광고를 하며 삭센다라는 특정 제품명을 언급하고 삭센다의 원리, 주사방법 등을 설명한 사례에서 1심 법원은 비록 '삭센다'에 대한 효능과 치료법 등이 광고된 것은 사실이나 의료기관에서 각 환자의 상황에 맞게 삭센다의 용볍과 용량을 처방한다는 내용도 광고하고 있고, 실제로 내원한 환자의 체중이나 체질량 등을 검사하고 대면진료한 후에 의약품을 처방 및 판매하였으므로 이는 비만치료를 위하여 처방할 것을 전제로 삭센다와 관련한 의료기술과 의료행위를 광고한 것이지 전문의약품을 광고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항소심 법원은 광고의 내용이 의사의 의료경력, 기술과 시설 및 전문성에 관한 것이 아니라 주로 삭센다 자체의 효능에 관한 설명인 점, 결국 환자들로 하여금 의료기관의 선택보다는 삭센다 자체의 처방이나 구입을 유도하는 효과를 낳는 점 등을 들어 위 광고는 '전문의약품'에 대한 광고로서 약사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법원 판결을 고려하여 비만치료 및 성장치료에 대한 광고를 시행할 때에도 광고 내용이 약품에 대한 광고로 오인되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
자가투여주사제와 관련하여 최근 일부 보건소와 실손보험사들을 중심으로 대두되는 또 다른 문제는 다음과 같다. 지금까지 주사제는 의약분업의 예외로서 의사가 원내에서 처방할 수 있었던 점에 비추어 자가투여주사제 역시 원내처방을 시행해 왔는데 일부 보험회사 등에서는 자가투여주사를 장기 처방하면서 원내처방을 하는 것은 약사법의 의약분업에 관한 규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주사제는 위에서 언급한바와 같이 주사라는 '약품'을 이용한 행위이지만 '주사'라는 의료행위가 전제되는 것이고 그간 의료인만이 의료행위를 할 수 있었기에 의약분업 시에도 주사제는 원내처방이 가능하도록 규정했던 것이고, 이 주사의 방식을 '자가투여'로 하여 생산되는 주사제의 경우 비록 의사가 직접 주사하는 것은 아니지만 환자 스스로가 의사로부터 처방을 받아 자세한 행위방법을 설명들은 후 시행하는 것이고 환자가 자기 자신의 치료를 위해 실시하는 것이어서 의료법상 무면허의료행위로 처벌할 여지도 없기에 기존 주사제와 마찬가지로 원내처방을 해야함을 전제로 오랫동안 시행되어 왔다.
과거에도 자가투여주사 방식인 인슐린과 관련하여 병원은 주사제임을 전제로 당연히 환자에게 원내처방을 하여 왔고, 오히려 환자들이 인슐린 주사를 원내처방하면 본인부담률이 높은 반면, 원외처방으로 하면 본인부담률이 낮으니 원외처방을 하여 달라고 요구했던 사례가 있을 정도로 원내처방이 원칙처럼 이루어졌다.
당시 보건복지부의 행정해석은 인슐린은 자가주사 용도이기 때문에 환자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하여 예외적으로 원외처방을 할 수 있다는 취지로 이루어져 자가투여주사제의 경우도 원내처방이 원칙임을 전제로 이루어진 바 있다.
따라서 자가투여주사라 하여 다른 주사제와 달리 취급될 필요는 없으며, 비급여로 실시되는 치료행위의 경우 자가투여주사임에도 반드시 원외처방을 해야 한다면 오히려 약국마다 주사제의 가격을 달리 정하는 등 환자들의 혼란이 가중될 우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