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 제도화 마련…한발짝 가까워지나?

간병 제도화 마련…한발짝 가까워지나?

  • 박승민 기자 smpark0602@gmail.com
  • 승인 2023.08.10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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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요양병원협회, 10일 '노인의료·돌봄시스템 기능정립' 토론회 개최
노동훈 홍보위원장 "간병 제도 부재로 간병 살인·파산 이뤄져"
장기요양기관단체 토론회장서 '간병 제도화' 반대 피켓 시위 벌여

ⓒ의협신문
대한요양병원협회는 8월 10일 더불어민주당 신동근·고영인·김철민 의원,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과 함께 '노인의료·돌봄시스템의 기능정립을 통한 국가 위기 극복'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의협신문

초고령화 시대를 앞두고 국민의 간병비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간병에 대한 제도화가 이뤄져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요양병원협회는 8월 10일 더불어민주당 신동근·고영인·김철민 의원,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과 함께 '노인의료·돌봄시스템의 기능정립을 통한 국가 위기 극복'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의 발제자로 나선 노동훈 대한요양병원협회 홍보위원장은 '노인의료/돌봄시스템 기능 정립을 통한 국가 위기 극복'을 주제로 발표하며 요양병원 간병제도의 필요성에 대해 주장했다. 

특히 요양병원 간병제도의 장점에 대해 ▲고령자의 인권 향상 ▲간병비 부담 경감으로 가정 경제에 도움 ▲양질의 일자리 창출 ▲부모 봉양의 부담 경감, 여성의 사회진출 장려로 국가 경제에 기여 ▲요양병원 의료서비스 향상 등을 언급한 노동훈 홍보위원장은 "장성 요양병원 방화 참사, 입원환자 항문 기저귀 삽입, 폭언 및 폭행 등 요양병원에서 발생하는 상당수 사건은 간병인과 관련이 있지만 대한민국 요양병원에는 간병제도가 없다"며 "이 때문에 간병살인, 간병파산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요양병원 간병이 급여화되지 않아 간병인 1명이 혼자 8명의 환자를 24시간 돌보며 기저귀 갈아줄 시간조차 부족한게 현실"이라며 "간병인들도 학대를 하지 않을 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덧붙였다.

ⓒ의협신문
노동훈 대한요양병원협회 홍보위원장 ⓒ의협신문

간병 제도화의 전제 조건으로는 '요양병원은 병원답게, 요양시설은 시설답게' 기능을 재정립하는 것을 내걸었다. 즉, 요양원 1·2등급 환자는 요양병원으로 보내고 요양병원에서 사회적 입원 환자는 요양원으로 보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노 위원장은 "현재 요양병원 환자분류표 상 '의료고도'에 해당하는 중증 환자들이 노인장기요양 1, 2등급 판정을 받아 요양시설에 입소해 있는 반면 장기요양등급을 받지 못한 환자들이 요양병원에 소위 '사회적 입원'을 하고 있다"며 "요양원 1·2등급 입소자는 의료서비스를 못받고, 요양병원 사회적 입원 환자는 불필요한 입원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요양병원 간병제도화 시범사업을 구체적으로 제안하기도 한 노 위원장은 "요양병원은 간호사, 간호조무사, 간병인이 근무하는 만큼 간병의 역할 정의와 업무 분담이 필요하다"며 "시범사업을 통해 간병 서비스 수준, 필요 인력 확보, 간병 인력 교육, 재원 조달, 사회적 합의 도출 등의 방법을 찾고 요양병원에 맞는 간병 기준을 정의하고 인력 구조와 비용을 계산해야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발제자로 나선 이주열 교수(남서울대학교, 보건행정학과)는 '노인 의료체계와 요양·돌봄체계의 통합적 연계 방향'을 주제로 발표, 노인 의료·요양·돌봄 통합서비스에 관한 법률을 제정 및 보건복지부에 노인 의료체계 및 요양병원 업무를 전담할 부서를 지정해줄 것을 제언했다.

이날 박미라 보건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장은 "세부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노인 의료 서비스를 받는 수요자들이 겪는 불편함에 대해 경청하고 제도에 반영하겠다"는 원론적인 이야기를 하며 "의료전달체계에서 아급성기 역할을 수행하는 요양병원이 가지는 의미가 깊다. 요양병원이 아급성기 뿐 아니라 퇴원 후 지역사회에 근거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모델의 필요성을 적극 공감하고 제도가 완성될 수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의협신문
대한요양병원협회와 장기요양기관단체 관계자가 고성을 지르며 갈등을 보이고 있다. ⓒ의협신문

한편, 이날 토론회에 시작하기 앞서 토론회장 앞에서는 간병 제도화에 관한 상반된 입장을 보이는 대한요양병원협회와 장기요양기관단체 간 마찰이 빚어지기도 했다.

장기요양기관단체 관계자들은 이날 토론회장 제일 뒤에 서서 '요양병원 간병비, 장기요양 결사반대', '장기요양 수급자, 요양병원 유인금지'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항의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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