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 아기 엄마 "사명감으로 의사 짐 지우기 과해…유인책 필요"
국회도 소청과 수가 인상 요구…조명희 의원 "수가 올려야 지원율 올라"
의사가 아닌 일반 국민이 직접 대통령실에 소아청소년과 붕괴를 막기 위해 의료수가를 조정해야한다고 요구하면서 의료계의 눈길을 끈다. 의료계는 필수의료 붕괴를 막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저수가 문제를 해결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대통령실 공개청원에 '소아청소년과 의료수가 조정해주세요'라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10개월된 아기를 키우는 엄마라고 소개한 청원인은 "소아과 폐과 소식이나 소아과 전공의가 없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철렁한다"고 말문을 띄우며 "단순히 사명감으로만 의사들에게 짐을 지우기에는 이미 너무 과하다. 의료수가 조정 등 의사들이 소아과에 지원할만한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저출산 문제도 언급한 청원인은 "둘째를 낳고 싶어도 몇년 후에는 소아과 오픈런 현상, 소아과 전공의 부족이 심화되어 치료를 못받을까 망설여진다"고 말했다.
청원인은 "소아과 의사들에게 채찍말고 그들이 스스로 소아과로 선택하고 싶어지는 유인책을 줘야한다"며 "의료수가 조정 등 대비책을 마련해 더이상 돈되는 전공 과로 선생님들이 이탈하지 않게 방지해달라"고 요청했다.
소청과 등 필수의료 과목의 수가조정의 필요성은 국회에서도 제기된 바 있다.
국민의힘 조명희 의원(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 6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보건복지부에 필수의료 과목의 전공의 지원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수가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명희 의원은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율이 2018년에는 113.6%였으나 2022년에는 27.1%인 점을 짚으며 "필수의료 수가를 올려야 소아청소년과 지원율이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국감 때도 수가를 높여야 한다고 엄청 강조했는데 보건복지부는 '하겠다'는 말만하고 시행을 안한다"며 질타했다.
당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수가 문제와 관련해 지난 2월 달 재정 효율화 방안을 이미 발표한 바 있다"며 "수가 제도의 개선 등은 하반기에 건강보험종합계획을 수립할 때 발표할 예정이다. 좋은 방안을 만들어서 보고하겠다"고 약속했다.
의료계는 필수의료 붕괴가 저수가에 기인하는 점을 꼬집으며 정부의 과감한 지원을 지속 주문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6월 2024년도 수가 협상 결렬 직후 "보건의료시스템 붕괴의 근본적인 이유인 저수가를 개선하지 않는다면 더 큰 비용부담으로 돌아와 국민의 건강권이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한 바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필수의료 기피 문제를 해결하려면 보건 재정을 순증 및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히며 "필수의료 대란은 의사 수 부족이 아닌 열악한 환경 때문이다. 실제로 기피 현상이 나타나는 소아청소년과, 신경외과, 흉부외과 등에는 역설적으로 OECD 평균 이상 수준의 전문의가 있다. 특히 소청과는 전문의가 일반의보다도 급여가 낮은 역전 현상이 발생했고, 배출된 소청과 전문의가 전문과목 외 다른 영역에서 근무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