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동일 울산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 "발전 가능성 높은 치료법"
"강한 방사선, 종양 전달돼도 정상 간 손상 4.8% 정도 불과"
간암 치료법인 '동맥경유 방사선색전술(TARE)'에 대한 환자 부담을 더 낮춰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해당 치료법은 2020년 12월 선별 급여로 건강보험급여를 적용, 환자 본인 부담률이 절반으로 줄었다. 하지만 여전히 환자에게 800만원대 부담은 장벽이라는 지적이다.
권동일 울산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는 24일 [의협신문]과의 간담회에서 동맥 경유 방사선색전술 현황을 설명하며 "발전 가능성이 높은 치료법"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4대암 중 암으로 인한 사망 2위인 간암. 2020년 기준 한 해에만 간암으로 1만 565명이 사망했다. OECD국가 중에서는 한국인의 간암 사망률이 1위인 것으로 집계됐다.
TARE은 간암의 치료법 중 하나로, 국내에서는 10여년 전부터 소개됐다. 2020년 선별 급여가 적용된 이후에는 기하급수적으로 치료건수가 늘고 있다.
방사선 동위원소인 이트륨(Yttrium)-90을 탑재한 평균 지름 20~30 마이크로미터(μm)의 작은 유리 구슬을 간동맥을 통해 간암에 투여, 종양 안쪽에서 방사선을 발생시켜 암을 괴사하는 방식으로 치료한다. 94%의 방사능에너지는 11일 내에 소진되고, 유리 구슬은 그대로 축적된다.
권동일 교수는 "인터벤션 영상의학, 중재적 영상의학이라고도 하는데, 영상유도 하 진행되는 시술과 수술의 중간단계"라며 "간암치료에 있어서 영상의학이 상당히 많은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시행 건수가 크게 늘고 있고, 발전 가능성이 높은 치료법"이라고 설명했다.
TARE 시술 수는 2008년 5건으로 시작, 2020년 203건에서 선별급여 이후 2021년 333건으로 64%, 2022년 532건으로 60%씩 증가했다.
대부분 2기 간암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다. 하지만 필요에 따라 0∼4기 간암 치료에서 대부분 활용하고 있다.
당장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 TARE를 통해 먼저 종양크기를 줄인 뒤 수술을 시행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으로도 사용한다. 종양표적시술이기 때문에 강한 방사선이 종양으로 전달돼도 정상 간 조직의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점이 큰 강점이다. 정상간의 손상은 4.8%정도다.
우리나라에서는 도식적 화학색전술과 방사선색전술을 가장 많이 시행한다. 종양의 크기, 갯수, 위치, 목적에 따라 환자에게 가장 알맞은 치료법을 다학제적으로 택하게 된다.
권 교수는 "도식적 화학색전술은 많이 아프다는 단점이 있다. 여기에 사용되는 항암제는 리피오돌이 자극적이어서 복통 등 통증이 발생한다"며 "방사선색전술의 경우, 통증이 거의 없다. 이에 고령환자에게도 적합한 치료 옵션"이라고 설명했다.
치료효과가 강력함에도 불구, 다른 치료 옵션 시행 후 발생할 수 있는 발열, 복통, 구토 등 색전후 증후군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 고령환자에도 적합한 치료 옵션이라는 점 역시 강점이다. 우리나라 고령화 추세에 따라, 간암 고령환자 역시 증가하고 있다.
권 교수는 "방사선색전술은 완치 혹은 생존률 연장의 두 목적으로 시행이 가능한 시술이다. 수술과 이식으로의 치료 연결을 용이하게 하는 역할도 한다"며 "대부분 1회 치료로 마무리된다"고 전했다.
TAFE를 적용하기 어려운 타입도 있다. 왼쪽 간과 오른쪽 간 모두에 암이 생긴 경우, 양쪽에 모두 방사선을 쏘여야하기 때문에 적용이 어렵다. 이 경우에는 한 쪽씩 번갈아가며 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
권 교수는 "화학색전술을 여러번 시도했음에도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에도 방사선색전술을 사용하기도 한다"며 "실제 외국에서 생존률이 좋아졌다는 연구가 나오고 있다. 아직 연구 경과를 지켜보는 입장이지만, 임상현장에서 봤을 때,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부작용으로는 다른장기로의 방사선 영향 가능성을 꼽았다. 이를 통해 담낭염, 위궤양 등 합병증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는 것. 간동맥이 담낭, 횡격막, 폐 등으로 갈 수 있는데 기술적 실수나 혈관조영술 확인 미비 등으로 미세구체가 다른 곳으로 갈 수 있다.
권 교수는 "사전 검열을 통해 이를 잘 걸러내야 한다"며 "합병증 발생률은 10%미만이다. 보통은 큰 걱정없이 시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환자의 진입 문턱을 더 낮출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선별 급여로 건강보험급여가 적용, 환자 본인 부담률이 절반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860만원 정도를 내야 한다"며 "우리나라가 고령화사회로 가면서, 비용적인 부분이 더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00% 급여가 되면 가장 좋겠지만 조금이라도 더 낮아졌으면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