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착한 암'도 암…갑상선암도 조기검진 중요"

인터뷰 " '착한 암'도 암…갑상선암도 조기검진 중요"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3.09.07 06:00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암은 언제가 커지고 진행…10년 재발률도 10∼30%
후이개접근법 통한 로봇수술 흉터 안 남겨 만족도 높아 
음성변화 치료 등 음성관리·후유증 빠른 대처 가능 장점
인터뷰 - 변형권 순천향의대 교수(순천향대서울병원 이비인후과)

■ 변형권 순천향대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 변형권 순천향대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 '착한 암'도 암입니다. 오래 놔두면 착한 성격이 변할 수 있고, 10년 재발률도 10∼30%에 이를 정도로 낮지 않습니다. 갑상선암도 조기검진이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갑상선암은 느리게 진행되고 전이도 드물다. 또 사망확률이 낮아 '착한 암'으로 불리운다. 2021년 국가암정보센터 자료에 따르면 갑상선암의 5년 생존률은 100%다. 하지만, 갑상선암의 종류 중에서도 예후가 나쁘고 진행이 빠르면서 사망률도 높은 암이 있다. 

이비인후과(두경부외과)에서 이뤄지는 갑상선암 수술은 술후 발생할 수 있는 음성변환에 대한 빠른 대응이 가능해 수술 전후 후유증 관리에 도움이 된다. 최근에는 전통방식의 수술과 함께 귀 뒤편을 절개해 흉터없이 수술(후이개접근법)하는 로봇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변형권 순천향의대 교수(순천향대서울병원 이비인후과·두경부외과)는 "갑상선암이 착한 암이라고 알려져 있다 보니 치료를 미루거나 시기를 놓쳐 후회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면서 "종양의 크기, 모양, 위치나 환자 나이, 컨디션 등을 우선 고려하게 되지만 가급적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좋고, 또 당장의 치료가 필요 없는 경우라도 뚜렷한 종양의 성장을 보이기 전까지는 6개월 마다 짧은 주기로 추적 관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착한 암이라도 암은 암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커지고 진행해 결국 수술해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릴 수 있고, 일부 환자의 경우 진행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초기에 호미로 막을 수 있는 상황을 가래로 막게 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드물지만 착하지 않은 암도 있다. 

갑상선 암 중 전체 갑상선암의 2∼3%에 해당하는 수질암은 10년 생존률이 61∼75%이며 림프절 전이가 있으면 45%로 낮아진다. 이 경우 방사성 요오드 치료가 불가능하고 갑상선 전절제와 중심경부절제가 필요하다. 또 전체 갑상선암의 1∼2%를 차지하는 역형성암은 진단 후 6∼12개월 이내 사망하는 경우가 흔하며 5년 생존율은 7%에 불과하다. 

변형권 교수는 "착한 갑상선암이라도 오래 놔두게 되면 착한 성격이 변하게 된다. 갑상선암 환자의 15%는 암 발견 당시 이미 주위 조직으로 심하게 침범되거나 경부 림프절에도 광범위하게 전이된 경우가 있고, 오래 방치할 경우 착한 암의 성질을 잃어버리고 공격적인 성향으로 변하기도 한다"라며 "이 경우 광범위한 치료에도 재발 위험이 높다. 예후가 좋다는 것과 재발이 없다는 완전히 다른 의미다. 갑상선암의 10년 재발률은 많게는 30%에 이른다"고 강조했다. 

■ 변형권 순천향대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 변형권 순천향대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변형권 교수는 지난 2012년부터 갑상선암 수술을 시행해 현재까지 600례(로봇수술 200례 포함)에 이른다. 갑상선암은 수술 건수도 중요하지만, 환자들이 갑상선암을 제거할 경우 어떤 이득을 가져갈 수 있는지 따져보는 게 의미를 갖는다는 생각이다.  

전통적인 방식의 갑상선 수술시간은 1시간 내외로 소요되고 수술 후 입원기간은 1∼2일. 이에 반해 로봇수술은 2시간의 시간이 필요하고 수술 후 입원도 3∼4일로 상대적으로 길다. 기존 수술법보다 진일보한 로봇수술 시간이 더 걸린다. 기존 수술법은 목 앞의 피부를 절개해 바로 갑상선에 접근할 수 있지만 로봇수술의 경우 귀 뒤로 최소한의 절개를 하고 피부를 들어 공간을 만들고 그 안에 로봇팔을 위치시켜 수술을 진행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절차에 따른 시간이 더 소요된다. 

변형권 교수는 "목의 피부를 절개할 경우 외관상 수술흉터가 남게 되고 그 부분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로봇치료를 선택하게 된다. 최근에는 귀 뒤를 통한 후이개 접근, 겨드랑이 접근, 아랫입술과 잇몸사이의 경구강 접근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흉터없이 수술이 가능해 만족도가 높다"면서 "특히, 후이개접근법은 다른 방법에 비해 절제 범위가 적은 반면, 넓은 수술 시야를 확보할 수 있을뿐만 아니라, 경부 내 모든 부위에 접근이 용이하기에 림프절 절제도 동시에 가능하다. 무엇보다 두경부외과의사에게는 친숙한 접근이기 때문에 예기치 못한 상황에 빠른 대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순천향대서울병원 이비인후과는 2019년 로봇기기인 '다빈치Xi'를 도입한 후 적극적으로 암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로봇수술은 사람의 눈보다 10배 확대된 입체적인 시야를 확보해 수술할 수 있고, 또 집도의의 미세한 손떨림을 보정해주기 때문에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게 이점이 많다. 뿐만 아니라, 보다 정교한 접근이 가능해 관절 움직임에 제한없이 원하는 부위를 선택적으로 절제할 수 있으며, 출혈이 적고 일상 복귀도 빠르다. 

변형권 교수는 "로봇수술은 흉터를 남기지 않는 등 여러 가지 장점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긴 수술시간과 입원기간, 고가의 수술비용은 부담"이라면서 "또 과거 경부수술 경력 있는 경우 수술 시행여부를 신중히 고려해야 하고, 재발성 악성병변, 국소 진행성 악성 병변(주위 기관 침범 등) 적용에 어려움이 따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갑상선암 수술 이후 발생할 수 있는 후유증으로는 음성변화와 삼킴장애가 종종 나타날 수 있다. 음성변화에는 쉰소리와 고음 발성의 어려움 등이 있을 수 있는데 대부분 회복이 가능하다. 

변형권 교수는 "이비인후과에서 갑상선암 치료를 할 경우 갑상선 뒤쪽으로 연결된 식도와 후두 등 중요한 기관을 두루 확인할 수 있고, 또 수술 후 음성문제가 생겨도 이를 즉시 치료할 수 있는 전문인력과 장비를 갖추고 있어 신속한 대처가 가능하다"면서 "순천향대서울병원은 음성치료까지 병행할 수 있는 시설을 완비하고 있으며, 음성전문인력을 통한 검사와 정확한 평가를 통해 수술은 물론 혹시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까지 종합적으로 케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고 소개했다.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