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의사회 작심발언 "수가 올려야 필수의료 산다"

외과의사회 작심발언 "수가 올려야 필수의료 산다"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23.09.10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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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라 회장 "돈 안되고 삐끗하면 형사처벌...누가 외과하겠나"
"의대정원 증원 해야 한다면 하자, 과목간 불형평 해소 조건"

ⓒ의협신문
이세라 대한외과의사회장 ⓒ의협신문

"의대정원 증원? 해야 한다면 하자. 다만 필수의료에 종사하는 의료진들이 비응급, 비필수 혹은 미용성형을 하는 의사들에 비해 차별받는 제도를 개혁하는 것이 먼저다. 기승전수가라며 의료계의 이런 주장을 폄훼하는 분위기가 있는데, 정답을 알면서 모른채 하고 있는 것은 정부와 국회다."

대한외과의사회가 외과계열 수가인상을 정면으로 주장하고 나섰다. 수가인상을 요구하는 것은 의사들의 욕심이 아니라, 지난 40여년간 저평가 되어왔던 의사업무에 대한 가치를 사회가 제대로 인정해달라는 요구라는 설명과 함께다.

이세라 대한외과의사회장은 10일 추계학술대회를 맞이해 드래곤시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같이 밝혔다. 

외과의사회는 이번 학회에서 두 가지 특별세션을 열었다. '필수의료'를 주제로 한 의료정책세션과 '선배 의사들이 말하는 외과의사의 현실'을 다룬 전공의 세션이 그것이다. 불안한 현실 속에서 외과의 미래를 고민해보자는 취지였다. 

"필수의료의 침몰은 이미 시작되었다"고 밝힌 이세라 회장은 "미용성형 등 타 진료과목 의사들에 비해 하는 수익은 좋지 않고, 치료결과에 대한 책임을 물어 의사에게 손해배상은 물론 형사처벌까지 지게 하는 환경에서 도대체 어떤 의사가 필수의료를 하려 하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외과 등 필수의료분야 의사들의 행위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맹장 수술 관련 의사 행위료가 7만여원에 불과한 국내 의료현실을 짚으면서다. 

이 회장은 "수술 의사업무량에 대한 가치는 알려진 수가보다 휠씬 낮다"며 "의료수가에서 위험도와 재료대 등을 제외한 의사업무량이 차지하는 비율은 22%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최동현 외과의사회 총무부회장은 "의료행위에 대한 전문적 가치를 인정해달라는 의료계의 요구를 기승전수가라는 말로 폄훼하는 분위기가 있는데, 이는 40년 넘게 이어진 이 문제를 줄곧 외면해 온 정부에 의한 것"이라며 "의사들의 주장이 수가로 귀결되는 것은, 문제의 원인과 해법이 거기에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세라 회장은 외과계열 수가를 지금보다 10배 이상 높여도 젊은 의사들이 이를 선택할지 의문스러운 수준이라고 했다. 그만큼 오래되고 고착화된 문제라는 얘기다. 

이 과정에서 "사회가 요구한다면 의대정원 증원에 동의할 수 있다"는 발언도 나왔다. 외과 등 필수의료 종사자에 대한 사회적 차별을 해소한다는 조건에서다. 

이세라 회장은 "현재의 의료제도를 그대로 두고 의대정원 증원을 한다면 필수의료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며 "필수의료 분야에 종사하는 의료진들이 비응급, 비필수 또는 미용성형을 하는 의사들에 비해 차별받지 않도록 하는 일, 필수의료 분야와 다른 분야의 형평성을 맞추는 일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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