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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 주사맞고 부작용 투신 5억7000만원 배상 '술렁'
플루 주사맞고 부작용 투신 5억7000만원 배상 '술렁'
  • 김미경 기자 95923kim@doctorsnews.co.kr
  • 승인 2023.10.31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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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이상증, 타미플루 아닌 독감 증상 가능성…인과관계 '불명확'
의협 "설명의무 위반 불분명, 진료 위축 우려"…의료계 성토 이어져
[사진=freepik,jcomp] ⓒ의협신문
[사진=freepik,jcomp] ⓒ의협신문

인플루엔자 치료를 위해 타미플루 계열 제제를 투여받은 환자가 추락상을 입자 병원 측에 5억 7000만원 배상 판결이 내려졌다. 의료계에서는 인과관계가 명확지 않은데도 고액을 배상토록 한 판결에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2018년 12월 독감으로 응급실을 방문한 17세 A군은 타미플루 계열 독감 치료 주사제인 페라미플루를 맞고, 다음날 오후 7층 창문 아래로 뛰어내렸다. A군은 "떨어지는 꿈을 꾸고 나니 병원이었다"며 "(떨어지기 전에) 정신이 막 불안했다"고 전했다.

A군은 척추 손상 등으로 하반신이 마비됐고, A군의 가족들은 의료진으로부터 부작용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31일 JTBC보도에 따르면 법원은 의사의 주의의무 위반으로 사고가 발생했음을 인정하며, 병원 측이 치료비와 기대소득 등 5억 70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약의 설명지(insert paper)에 항바이러스 주사제 투여 시 환각이나 이상행동 부작용 가능성과 소아·청소년은 이틀간 주의 관찰이 필요하다고 고지된 점을 근거로 했다.

그러나 타미플루 계열 제제는 독감 항바이러스 치료제의 대표격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청소년에게서 보고된 환각 등 신경이상증과 인과관계가 밝혀지지 않았다. 학계에서도 치료제 때문이 아니라 독감 바이러스 그 자체로 인해 발생한 뇌증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초기에는 고열이 동반되며 뇌염·뇌수막염 같은 신경계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고, 경미한 뇌증도 10세 미만 어린이와 10~20세 청소년에게서 흔히 발생한다.

즉 신경이상증세가 독감의 증상인지 타미플루의 부작용인지도 불명확하다는 것.

대한의사협회는 31일 입장문을 통해 "설명의무 확대해석에 따른 고액배상 판결에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밝힌다"고 표명했다.

의협은 "인과관계는 물론, 기존 법리에 비춰볼 때도 설명의무 범위 해당 여부가 불분명하다"며 "판결이 약제 설명에 기재된 주요 부작용을 모두 설명하라는 취지라면 실무상 불가능한 요구"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망 등 치명적인 결과를 피하지 못할 수 있는 것은 의료행위의 본질적 한계"라며 "고의가 아닌 불가항력적 의료사고에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는 것은 불안정한 진료환경을 조성하고 방어진료를 부추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타미플루 부작용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크게 번졌던 것은 해당 사고가 발생한 직후로, 식품의약안전처가 '소아청소년에게 투여 시 이상행동 발현의 위험이 있다는 것과 적어도 이틀간은 보호자가 소아청소년이 혼자 있지 않도록 환자 및 가족에게 설명해야 한다'고 고지한 것은 사고로부터 이틀 뒤였다.

미래를 생각하는 의사모임은 "인과관계가 명확지 않은데도 터무니없는 거액을 배상판결했다"며 "타이레놀을 복용한 환자가 넘어져 다쳐도, 타이레놀 약의 설명지에 '복용 후 실신 등으로 넘어질 수 있음'이 쓰여있다며 책임을 묻겠느냐"고 꼬집었다.

이 외에도 판결이 보도된 기사에는 "개인적으론 안타까운 일이지만 환각으로 추락사고가 날 확률이 100만분의 1 정도로 희박할 텐데 5억 7000만원은 합리적이지 않은 것 같다", "웬만한 약품들도 부작용만 수백개가 넘는데 일일이 다 설명해야 하느냐. 타이레놀조차도 중대 부작용 중 간부전 사망 위험이 있다" 등의 의견이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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