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0.5%, 2019년 15.7%…"1247명 더 살려"
정경원 아주의대 교수팀, 국제학술지에 연구결과 발표
생존확률 0.25 미만 고도중증외상 사망률도 81.50%→66.17%
지난 2012년 우리나라에 국가 외상시스템이 처음 도입된 이후, 실제로 예방가능 외상사망률, 중증도 보정 외상사망률 등을 크게 낮춘 성과가 세계 학계에서 인정받았다.
이 성과는 외과학 분야 학술지 중 인용지수가 두 번째로 높은 <International Journal of Surgery>(IF:15.3)에 실렸다. 논문 제목은 'Trauma System Establishment and Outcome Improvement: A Retrospective National Cohort Study in South Korea'(외상체계 구축과 성과 개선: 한국에서의 후향적 국가 코호트 연구).
정경원 아주의대 교수팀(아주대병원 외상외과·권준식 교수)은 이번 논문에서 2015년∼2019년 국내 외상환자 약 480만 명의 대규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예방가능 외상사망률과 중증도 보정-외상사망 예측모델을 통해 얻은 외상사망률 모두 실제로 유의하게 감소했다고 밝혔다.
예방가능 외상사망률은 골든타임 내 신속하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하는 비율로 이 수치가 낮을수록 외상환자를 더 살렸다는 의미다. 우리보다 40년 이상 먼저 중증외상시스템을 도입한 미국, 일본 등 선진 국가의 예방가능 외상사망률은 5% 미만이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예방가능 외상사망률은 2015년 30.5%였으나 2017년 19.9%에 이어 2019년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15.7%까지 낮아졌다.
연구팀은 2015년에 비해 2019년 1247명의 외상환자를 더 많이 살렸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확장형-국제질병분류손상점수 체계 기반 중증도 보정-외상사망 예측모델을 구축해 외상사망률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국내 전체 외상사망률은 2015년 0.56%로 역시 가장 높았으나, 2016년·2017년 0.50%, 2018년 0.51%에 이어 2019년 0.48%로 해를 거듭할수록 유의하게 감소했다.
국내 외상사망률을 자세히 살펴보면, 5년 만에 약 800명의 생명을 더 구한 것을 확인했으며, 특히 생존 예측확률이 0.25 미만인 고도중증 외상환자의 사망률이 2015년 81.50%에서 2019년 66.17%로 낮아졌다. 이 중 2019년의 경우 예측 사망자 수가 742명이나 실제 사망자 수는 491명으로 고도중증 외상환자의 사망률은 66.17%였다.
중증도 보정 외상사망률은 외상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척도로, 환자 중증도를 고려한 예측 사망자 수와 실제 사망자 수의 비율이다.
이번 연구는 필수진료 및 의료 공공성의 대표적 분야인 외상환자 치료에 국가 차원의 대규모 외상시스템을 구축한 이후 실제로 달라진 변화와 성과를 신뢰성 있는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정경원 교수(경기남부 권역외상센터 소장)는 "불과 10여 년 전인 2010년 초만해도 한국의 예방 가능한 외상사망률이 30%를 넘어, 외상환자 3명 중 1명이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살 수 있음에도 죽어가는 상황이었다"면서 "외상은 국민 생명과 직결된 분야로 정부와 의료계가 2012년부터 전국에 17개 권역외상센터를 설립하고 이송체계를 개선하는 등 국가 외상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10여 년이란 짧은 기간 예방 가능한 외상사망률을 10명 중 1.6명 수준으로 낮추는 고무적인 성과를 냈다"고 강조했다.
정경원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가 국내 외상시스템을 더욱 확고히 하는 한편, 아직 외상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은 저소득·중간소득 국가에 발전적 모델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예방가능 외상사망률을 5% 미만으로 유지하고 있다. 특히 2021∼2022년 연속 미국외과학회가 시행한 '외상질관리프로그램(ACS-TQIP)'에서 미국 및 이외 국가의 병원 외상센터 500여 개와 비교해 상위 1%에 해당하는 낮은 사망률을 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