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성·신현영 의원-의정연, '바람직한 한국형 재택의료 모델' 모색
이충형 의협 커뮤니티케어 위원 "통합의료돌봄법 제정" 등 정책제안
현재 우리나라는 재택의료와 관련한 시범사업이 여러 개 추진되고 있지만, 분절적으로 시행되다보니 정책효과가 미비해 전반적인 제도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거동 불편 사유 등으로 의료기관 이용이 어려운 환자 및 노인인구의 증가로 인해 재택의료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데, 정작 재택의료 정책이 충분하지 않아 바람직한 '한국형 재택의료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는 방안도 제시됐다.
이충형 대한의사협회 커뮤니티케어 특별위원회 위원(서울봄연합의원 대표원장)은 7일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실에서 열린 '바람직한 재택의료 정책 방안 토론회'에서 한국의 재택의료는 제도적 기반이 충분하지 못해 제도개선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는 의협 의료정책연구원이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과 함께 진행했다.
이충형 위원은 '한국 재택의료 정책의 현황과 방향' 주제발표를 통해 "우리나라는 거동불편으로 미충족 의료를 경험한 인구가 28만명(19세 이상 성인), 노인 요양시설에 거주하는 인구가 21만 5000명(2021년 기준), 중증 장애인 96만명 중 상당 수 및 말기 암환자 등이 방문의료 등 재택의료를 필요로 한다"며 "보다 정확한 추계를 통해 재택의료가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의 분절화로 인해 재택의료가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 재정을 통한 서비스가 환자에게 시의적절하게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재택의료를 포함한 환자 중심의 지역사회 일차의료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이충형 위원에 따르면 현재 국내 재택의료 시범사업은 ▲장애인 주치의 시범사업 ▲일차의료 방문진료 시범사업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 ▲가정전문간호사제도 ▲방문간호제도 ▲요양원 계약의사 제도가 각각 운영되고 있다.
이충형 위원은 "일차의료 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은 낮은 수가체계, 환자 발굴의 어려움, 간호조무사 동반 시 가산 수가 미산정 등의 한계가 있고, 장애인 주치의 시범사업은 의료기관이 참여할 수 있는 경제적인 유인 동기와 지자체의 역할이 없고,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은 지역사회에 존재하는 보건의료 인력의 활용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고, 월 의사 1회 및 간호사 2회 방문을 고정시켜 인력이 비효율적으로 운영되는 등 여러 한계를 보이고 있다"고 짚었다.
이충형 위원은 "재택의료는 의사 혼자서 할 수 없기 때문에 '팀' 접근이 필수적이며, 지방자치단체마다 1∼2개의 재택의료센터를 만든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 의료기관들의 침여를 적극적으로 이끌 수 있는 수가 체계 및 제도가 필요하며, 단독 개원한 의사를 지원해 1주일에 1∼2세션 방문진료에 참여할 수 있는 지원체계(지자체별 재택의료지원센터 등)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충형 위원은 재택의료가 안정적이고 전국적으로 확대되기 위해서는 ▲의료법 개정(특별한 예외를 제외하고 의료기관 내에서 의료업을 제한한 의료법 제33조의 개정에 대한 논의 필요) ▲통합의료돌봄법 제정(현재 여러 시범사업이 다양한 법률 근거에 의해 분절적으로 시행되고 있어 지역사회통합의료 돌봄과 관련된 내용을 통합하는 법 제정 필요) ▲지자체마다(지자체 주도 또는 민간 위탁) 의료돌봄지원센터 구축(전주시 사례처럼 국비·도비·시비를 활용해 의료돌봄지원센터를 만들고 간호사·사회복지사 등을 고용해 지역의사회 회원이 센터장을 맡아 사례 발굴 및 케어플랜 수립) ▲지역사회일차의료센터 설립(재택의료를 포함한 지역사회 일차의료센터 개발을 통해 외래-재택의료, 건강검진, 치료, 재활, 임종관리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모델 개발 필요) ▲통합된 재택의료 제도 및 수가 마련(수가의 세밀화 및 다변화 필요) ▲지역 네트워크 구축(민간과 공공이 협력해 지역에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지역 협의체 구성 필요) ▲통합돌봄을 위한 의사 양성(재택의료 및 통합돌봄을 위한 연수강좌 및 교육수련체계 확립(환자의 실질적 주치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의사 양성)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날 토론회 좌장을 맡은 우봉식 의협 의료정책연구원장은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인구는 2025년에 20%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돼 초고령사회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으며, 이러한 인구 구조의 변화는 필연적으로 의료서비스의 변화를 수반하게 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현재 우리나라는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나 제도적 뒷받침이 충분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번 토론회를 통해 향후 재택의료의 방향을 설정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우봉식 원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커뮤니티케어 정책 중 하나로 일차의료 방문진료 시범사업,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 등을 시행하고 있으나, 지역 안에서 일차의료기관들이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우리보다 먼저 재택의료 제도가 도입돼 시행되고 있는 일본의 경험을 통해 오는 2025년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우리나라 재택의료의 현황을 짚어보고, 바람직한 정책 방향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 앞서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은 "아직 우리나라 재택의료는 용어 정의조차 모호한 상태로, 우리 국민의 지속가능한 의료 동반자로 함께 하기엔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우리 환경에 맞는 한국형 모델이 마련돼 모든 국민께 이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우리나라 보다 앞서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인구 고령화로 증가하는 의료수요와 의료비 지출에 대응하고, 간호·간병이 필요한 사람이 거주하던 곳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의료, 간호, 예방, 생활지원을 포괄적이고 지속해서 제공하는 '지역포괄케어시스템' 구축에 힘써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거동이 불편하더라도 살던 집에서 계속 거주하기를 바라는 어르신이 56.5%에 이르지만, 가정호스피스, 방문진료 등 불충분한 재가서비스로 여전히 생애말까지 병원 혹은 시설에서 지내야 하는 상황이 많은 것이 현실"이라고 짚었다.
신현영 의원은 "지난 5월 익숙한 거주공간에서 돌봄이 필요한 사람이 통합적인 의료,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여러 제도적 기반을 구축하는 '지역사회 통합돌봄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발의하기도 했다"면서 "초고령화의 가속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지역의 일차의료기관들이 재택의료에서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적극적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은 "국내의 경우 커뮤니티케어 논의과정에서 일차의료 방문진료 시범사업,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 등을 시행하고 있는데, 지역 안에서 일차의료기관들이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이 아직까지는 충분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협은 의사가 커뮤니티케어의 조정자로서 지역사회에서 환자들이 치료와 돌봄의 중단 없이 양질의 지역 완결형 의료·돌봄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있다"면서 "지역 주민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일선 의료기관의 의사가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그 서비스의 질은 향상될 것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