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발 검사를 피했던 투약자, 다리털 검사서 덜미
"마약성분 보유 기간 달라…겨드랑이털·음모도 가능"
최근 배우 이선균에 이어, 가수 지드래곤(본명 권지용)까지 잇달아 연예인 마약 투약 의혹이 제기되면서 우리 몸에 있는 각종 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소변, 머리털(모발) 등 마약 검사 방법에 이목이 집중되면서, 각종 '털 검사'에 대한 호기심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머리털에서 안나온 마약성분, 왜 다리털에선 나올까?', '겨드랑이털이나 음모에서도 성분 검출이 될까?', '온몸의 털을 다 밀어버리면 검출이 불가능할까?' 등 지적(?) 호기심이 섞인 반응도 쏟아지고 있다.
먼저 홍역을 치른 가수 겸 배우 박유천씨의 경우, 모발에서 검출되지 않았던 마약 성분이 다리털에서 검출됐다. 최근 배우 이선균씨 역시 모발에서 음성이 나왔지만 다시 다리털 검사를 진행했다. 왜 모발에서 나오지 않은 성분이 다리털에서 나오는 일이 발생하는 걸까.
마약검사는 보통 간이 시약 검사(소변검사)부터 시작해 머리카락, 다리털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모발 검사는 100∼150가닥이, 다리털은 50가닥 정도가 필요하다. 다리털 검사가 필요 털 개수는 더 적고, 더 뒤에 배치됐다는 것. 다리털의 검출 확률이 더 높을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실제 전문가에 따르면, 다리털 검사는 머리카락보다 더 오랜 기간 동안 마약 성분을 검출할 수 있다. 마약성분이 모발 외 다른 체모에 남아있는 기간이 더 길기 때문이다. 털이 자라는 속도 역시 느려 먼저 잘려나갔을 확률도 적다. 모발 검사를 피했던 투약자들이 다리털 검사에서 적발된 이유다.
가장 먼저 진행하게 되는 소변검사의 경우, 마약 투약 1주일 안팎의 기간동안 성분을 검출할 수 있다. 짧은 기간이지만 편리성으로 인해 가장 먼저 검출을 시도하게 된다.
다음으로 시도되는 것이 모발 검사. 마약 성분은 모세혈관을 통해 모근에 흡수되기 때문에 검출할 수 있다. 모발은 한달 평균 1cm정도가 자란다. 남성 평균 모발이 3∼5cm인 점을 고려한다면 최근 3개월(90일) 내의 마약 투약 여부를 알 수 있다.
만약 검사를 피하기 위해 털을 다 밀었다면, 검출을 피할 수 있을까? 답은 '아니요' 다.
노성원 한양의대 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피부 안쪽에 있는 모낭의 베이스부터 자라나올 때까지 일주일이 더 소요가 되지만 여전히 검출은 가능하다"며 "머리카락을 검사하기 전 너무 최근(일주일 간)의 투약은 적발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일주일 기간이 지난 뒤에는 대부분 걸린다"고 설명했다.
쥐에게 항정신병 약물을 투여한 실험에서 '검은 모발'이 '흰 모발'에 비해 검출이 더 잘됐다는 흥미로운 연구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노성원 교수는 "다만 해당 연구가 특정 민족이나 인종 그룹이 양성이 나올 확률이 더 높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도 분명히 했다.
마약 성분에 따라, 적발이 어려운 약물도 있다. 대마초가 대표적이다.
노 교수는 "대마초의 경우, 다른 물질에 비해 체내 검출 농도가 낮다"며 "보통 90일 동안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정도로 자주 투약했을 경우, 검출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마초 사용에 대한 소변검사는 종합감기약 성분으로 인한 '양성' 판정 가능성이 있다.
"감기약 중에서도 기침약의 경우 특히 양성반응이 나오는 케이스가 있다"며 "소변검사의 경우, 바꿔치기가 쉽지만 모발은 상대적으로 어려워 더 적발이 잘 된다는 의견도 있다"고도 덧붙였다.
겨드랑이 털이나 음모 검사도 가능할까? 답은 예상하듯 '그렇다'이다.
노 교수는 "보통 모발에 비해 나머지 체모에서 마약성분은 더 오래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다"며 "겨드랑이 털, 음모 등에도 모두 해당되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마약 중독은 만성재발성 뇌질환. 이에 한 번 시작하면 치료가 어렵다"며 "시작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지만 만약 시작을 했다면, 재발이 있더라도 치료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