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만성 갑상선질환+종양 내 혈류 증가 시 종양 진행 위험 3.5배 높아
서울대병원, 미세갑상선유두암 환자 699명 분석 결과 [Radiology] 발표
종양 크기가 1cm 이하로 작은 '미세갑상선유두암'은 예후가 좋아 수술 대신 적극적인 추적 관찰을 시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초음파에서 특정 소견이 보이면 암 진행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추적 관찰 시 환자의 임상적 특성과 함께 초음파 영상을 챙겨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김지훈·이지예 교수와 내분비대사내과 박영주 교수팀은 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국립암센터 다기관 전향 코호트(MAeSTro)에 등록된 미세갑상선유두암 환자 699명을 대상으로 초음파 소견과 종양 진행 위험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결과를 22일 [Radiology](IF: 19.7)에 발표했다.
갑상선암은 2020년 국내 암 발생률 1위를 차지한 흔한 암종. 80∼90%는 암세포 분화도가 높은 갑상선유두암에 속한다. 그중 종양이 1cm보다 작은 '미세갑상선유두암'은 진행 속도가 느리고 사망률이 매우 낮다. 국내외 갑상선 전문학회는 미세갑상선유두암은 수술 대신 초음파 검사 등을 통해 적극적 관찰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 교수팀은 "적극적 관찰이 환자에게 적합한지 평가하려면 종양의 장기 예후와 진행 속도를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제껏 미세갑상선유두암의 위험인자는 명확히 밝혀진 바 없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팀은 2회 이상 초음파 검사를 받은 미세갑상선유두암 환자 699명을 41개월간(중앙값) 추적 관찰, 초음파 소견과 종양 진행과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종양 진행은 종양 크기 증가, 갑상선외 조직 침범, 림프절 전이 여부로 평가했다.
연구 결과, 초음파 소견에서 '미만성 갑상선질환'과 '종양내 혈류 증가' 두 가지가 종양 진행과 독립적으로 연관된 것으로 분석됐다. 미만성 갑상선질환은 초음파상 갑상선 실질이 불균일하게 보이거나 혈류가 전반적으로 증가된 상태를 말한다.
추적 관찰 4년 차에서 동시에 두 가지 초음파 소견을 보인 환자의 종양 진행률은 21%(48명 중 10명)로 조사됐다. 반면, 소견이 없는 환자의 종양 진행률은 6%(418명 중 25명)에 그쳤다.
위험 분석 결과, 미만성 갑상선질환과 종양내 혈류 증가 소견이 없는 환자에 비해 한 가지 소견을 보인 환자는 종양 진행 위험이 2.2배 높았다. 동시에 두 가지 소견을 보인 환자는 종양 진행 위험이 3.5배 높았다.
특히 '미만성 갑상선질환' 소견이 있으면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종양 크기 증가 위험이 2.7배, '종양내 혈류 증가' 소견이 있으면 림프절 전이 위험이 약 5배 높았다.
그 밖에 30세 미만의 젊은 나이, 남성, 갑상선자극호르몬(TSH) 증가 등의 임상 특성도 미세갑상선유두암의 빠른 진행과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팀은 "미세갑상선유두암 종양 진행과 연관된 초음파 소견을 고려함으로써 적극적 관찰의 적합성과 진행 가능성 평가에 대한 정확도를 향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지훈 교수(영상의학과)는 "미세갑상선유두암 환자를 적극적으로 관찰할 때, 환자의 임상적 특성이나 초음파 소견을 함께 평가하면 맞춤형 종양 진행 감시가 가능할 것"이라면서 "추가적으로 장기적인 추적 자료를 통한 결과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