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기구 맞나?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사무실 조차 없어

대통령 기구 맞나?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사무실 조차 없어

  • 송성철 기자 medicalnews@hanmail.net
  • 승인 2023.12.20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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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인력 없이 18년 동안 운영…장관 위원 6명인데 회의 참석 안해
19일 국가생명윤리포럼…"대통령  소속기구 걸맞는 위상 뒷받침해야"

대통령 소속 국가<span class='searchWord'>생명윤리</span>심의위원회(위원장 김봉)는 19일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제8회 국가<span class='searchWord'>생명윤리</span>포럼을 열고 국가<span class='searchWord'>생명윤리</span>심의위원회 위상과 역할에 관해 모색했다.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김현철 교수와 최경석 교수가 주제발표를 ,이윤성 서울대 명예교수가 지정토론 좌장을 맡아 국가<span class='searchWord'>생명윤리</span>심의위원회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의협신문
대통령 소속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위원장 김봉)는 19일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제8회 국가생명윤리포럼을 열고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위상과 역할에 관해 모색했다.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김현철 교수와 최경석 교수가 주제발표를 ,이윤성 서울대 명예교수가 지정토론 좌장을 맡아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의협신문

인간·배아 연구와 유전자 검사 등 생명윤리 전반을 도맡고 있는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가 출범 18년 동안 인력과 예산 배정을 받지 못한 채 대통령 소속기구로서의 위상을 정립하지 못하고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대통령 소속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는 19일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제8회 국가생명윤리포럼을 열고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위상과 역할에 관해 모색했다.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는 2005년 제정한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에 근거, 대통령 소속 정부위원회로 출범했다. 18년이 지난 현재 6기 위원회가 활동하고 있다.

김봉옥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위원장은 "의생명 과학기술의 급격한 발전과 함께 사회·문화적 환경도 많은 변화가 있다"면서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 국가생명윤리위원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함께 고민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해 보는 공론의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포럼을 개최한 배경을 설명했다.

김현철 이화여대 교수(법학전문대학원)는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개선 과제와 발전 방향-생명윤리법 개정 방안을 중심으로' 주제발표를 통해 "생명윤리법에는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국가위원회·전문위원회 등의 조직과 활동을 뒷받침할 수 있는 예산과 인력에 관한 규정이 없다"면서 법률상의 미비점을 짚었다.

김현철 교수는 "국제적인 생리윤리 기본 정책은 정부 주도가 아닌 다양성을 추구하는 시민이 인간의 존엄과 인권에 기반해 공공 생명윤리에 관한 의제를 발굴하고, 논의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면서 " 생명윤리의 정책의 체계성·민주성·역량 강화와 시민문화 형성·인권 제고 및 안전 확보 등과 관련된 역할을 민간위원회가 주도할 수 있도록 생명윤리법 전면 개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를 국가생명윤리위원회로 명칭을 변경해 심의 외에 자문·교육·공론화 등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적절한 기능과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사무국과 인력 등 지원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를 통해 "의사조력자살·대리모·낙태·유전자 치료 등 생명윤리 정책 아젠다 설정과 위험 관리·대처 등의 기능을 수행토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경석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부위원장)는 '유네스코가 권고하는 국가생명윤리위원회의 역할' 주제발표를 통해 "유네스코 권고의 핵심은 시민을 위한 건전한 과학 및 보건정책 수립"이라면서 "심의 기능에 국한하지 말고 자문 기능을 법률에 명시해 공론화의 주체로서의 위상을 갖출 수 있도록 하고, 인력과 재정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경석 교수는 "부끄럽게도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는 예산을 확보한 적이 없고, 별도 건물이나 인력이 없이 국가생명윤리정책원 연구원들이 도와주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털어놨다.

생명윤리와 국가생명윤리심의위가 과학 발전의 걸림돌이라는 인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최경석 교수는 "단시안적으로 이윤 개발에만 마음을 두거나 생명윤리가 간섭하고 발목을 잡을 거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윤리적이지 않은 기술은 오히려 과학 발전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면서 "윤리적인 기술과 과정을 통해 만든 상품이라야 전 세계 시장에서 유통될 수 있고, 소비될 수 있으며,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선진국에 걸맞는 윤리적인 거버넌스 구조 속에서 만든 기술이 오히려 더 설득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윤성 서울대 명예교수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패널토의에 참여한 고윤석 울산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는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의 기능과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국가생명윤리위원회'로 명칭을 변경해야 한다는 데 무게를 실었다. 아울러 의사조력존엄사 등 생명윤리 현안에 관해 위원회의 입장을 제시할 수 있도록 위원의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이일학 연세의대 교수(의료법윤리학과) 역시 위원회 역할을 심의에만 국한하지 말고 의사 결정과 정책 결정까지 확대할 수 있도록 생명윤리 쟁점의 가치를 판단하고 제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 심의위원이 상근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김봉옥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위원장은 "앞으로 남은 6개월 동안 우리나라에서 생명윤리가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가고,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어떤 그림을 그리는 게 좋겠는가 라는 꿈과 전략적인 대책을 준비하고자 한다"면서 "7기가 새로 일을 시작할 때는 조금 더 구체적인 숙제를 공유하면서 발전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포럼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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