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절반 건강관련 앱 사용 중…웨어러블 기기 사용 7.1% 불과
분당서울대병원 김광일·이혜진 교수팀, 국내 첫 스마트폰 활용 실태 연구
65세 이상 노인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도 10명 중 6명은 스스로 설치·삭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노인의 절반 가량이 건강관련 앱을 사용할 정도로 확산되고 있지만 웨어러블 기기 사용자는 드물었다.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김광일·가정의학과 이혜진 교수팀은 '고령자의 디지털 헬스 기술 활용: 이용·목적·만족도에 미치는 영향 탐색' 연구 결과를 대한의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JKMS) 최근호에 발표했다.
건강관리 앱부터 웨어러블 기기까지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 수요는 더욱 급증, 노인 연령까지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분당서울대병원 교수팀은 국내 65세∼79세 노인 505명을 대상으로 디지털 헬스 기술 활용 현황·목적·활용 요인·노쇠 정도에 따른 기술 활용 차이 등에 관한 대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505명 고령자 중 153명(30.3%)이 노쇠 또는 노쇠 전 단계였으며, 352명(69.7%)은 건강한 상태였다.
노쇠 정도에 따라 ▲인터넷 사용 ▲앱 사용 ▲건간관련 앱 사용 ▲웨어러블 기기 사용 등에 관한 실태를 분석한 결과, 전체 응답자 505명 모두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터넷 사용은 85.7%(433명)에 달했다. 주된 인터넷 사용 목적은 정보 습득과 소통이며, 검색·뉴스·메신저 등을 많이 활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노쇠 전 단계와 노쇠 단계에서는 건강한 사람에 비해 소셜미디어 사용이 활발한 특징을 보였다.
앱을 사용하는 비중은 높았으나 스스로 설치·삭제 등의 활용은 미숙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응답자 중 87.1%(440명)이 앱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나, 63.2%(319명)는 스스로 설치하거나 삭제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들은 주로 배우자·동거인·자녀가 앱 설치를 도와주거나 앱 사용을 추천했다고 응답했다.
건강관련 앱 사용자는 57.4%(290명)였다. 주된 사용 목적은 운동량 측정(90.7%)으로 답했다.
노쇠 전 단계 혹은 노쇠 단계는 건강한 사람에 비해 건강정보를 얻거나(49.3% vs. 29.5%) 약물지도(6.9% vs. 1.4%)를 위해 건강관련 앱을 더 많이 사용하는 경향을 보였다.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비중은 높은 반면 웨어러블 기기는 단 7.1%(36명)만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건강한 고령자는 자가관리를 위해 사용한다는 응답이 70,8%로 가장 많았고, 노쇠한 고령자는 병원방문 결정을 위해 웨어러블 기기를 사용한다는 응답이 33.3%로 조사됐다.
교수팀은 "우리나라 노인은 스마트폰을 비롯해 디지털 기기 사용률이 높은 반면, 웨어러블 기기 사용률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노쇠 및 노쇠 전 단계와 건강한 사람이 사용하는 서비스에 차이가 있으므로 디지털 기기를 개발할 때 노인의 고유한 요구 사항, 특히 자주 사용하는 서비스를 충족하는 맞춤형 서비스를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논문 1저자인 이혜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최초로 고령자에서 노쇠여부에 따라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 이용 현황 및 목적을 포괄적으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교신저자인 김광일 교수는 "고령자를 위한 디지털 기술개발이 활발하다. 향후 고령자를 위한 기술을 개발할 때, 노쇠여부에 따른 사용자의 구체적인 요구를 반영해 만족도 높은 기술을 개발하는 근거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