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바뀌어도 검진 수가는 함흥차사…왜?

해가 바뀌어도 검진 수가는 함흥차사…왜?

  • 박양명 기자 qkrdidaud@naver.com
  • 승인 2024.01.23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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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공단, 연초 건강검진 항목별 검진비용 등 지연 안내
일선 개원가, 수가 안 나와 이중청구 상황 곤욕 겪을까 우려
 "바뀐 부분 특히 많아 이달 중 일부 내용 수정해 추가 고시할 것"

건강보험공단이 해가 바뀌었음에도 '건강검진' 관련 수가 등 진료와 밀접한 데이터 공개가 늦어지고 있어 일선 개원가가 진료에 차질을 빚어지고 있다며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건보공단은 이달 중으로는 고시 개정 및 연계 자료 게시가 이뤄질 것이라고 응답했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올해 건강검진 실시 기준, 암 검진 실시 기준, 건강검진 항목별 검진비용 등을 현장에서 전자차트와 연동할 수 있도록 하는 연계 파일 게시가 늦어지고 있다. 이에 일선 의료기관에서 사용하는 전자차트와 연계도 덩달아 미뤄지면서 실제 진료현장에서 불편을 겪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건강검진 항목별 검진비용 지연 안내 게시글 ⓒ의협신문
건강검진 항목별 검진비용 지연 안내 게시글 ⓒ의협신문

건보공단은 지난 2일 자로 건강검진 업무포털시스템 공지사항에 "건강검진 실시기준, 암검진 실시기준 일부 개정에 따른 프로그램 적용 및 정비로 올해 건강검진 자료 연계 파일 사양 점검을 하고 있다"라며 "자료연계 프로그램 정비 완료 즉시 게시 및 재안내하겠다"고 알렸다. 

4일에는 "올해 건강검진 항목별 검진비용은 보건복지부 고시 결정이 늦어지고 있어 공지가 지연되고 있다"고 안내했다.

문제는 해가 바뀌었는데도 업데이트된 자료 게시가 늦어지면서 일선 개원가에서 사용하고 있는 전자차트와 건강검진 관련 시스템 연계가 안되고 있다는 것이다. 

건강검진 내용을 기록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건보공단이 운영하는 검진 포털에 직접 입력하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진료할 때 쓰는 전자차트를 통해 입력하는 방식이다. 다수의 동네의원은 쓰고 있는 전자차트 프로그램과 연계해 건강검진 내용을 입력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경기도 한 내과 원장은 "건보공단 프로그램은 검진 내용을 일일이 결괏값을 입력해야 하는데 실수할 가능성이 많고 부정확하게 데이터가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라며 "10명의 기록을 전자차트와 연계하면 20분도 안 걸리는데 건보공단 프로그램으로 하면 1시간은 족히 걸린다"라고 입력방식의 차이점을 짚었다.

그러면서 "올해는 내시경 과정에서 장 정결제를 의사 판단하에 비급여로 쓸 수 있도록 하는 이슈가 있는데 구체적인 수가 파일이 나오지 않아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라며 "궁극적으로 계산이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은 환자에게 불이익으로 가거나 이중 청구 상황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 검진기관이 곤욕을 겪을 수도 있다"고 토로했다.

서울 또 다른 내과 원장은 "건강검진 관련 자료 연계 문제는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라며 "작년에도 2월이나 돼서야 전자차트에서 건강검진 연동이 가능했다. 급한 수검자만 해결하고 건강검진 자체를 일단은 미루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건강보험공단은 올해 영유아 검진 차수 확대, 상대가치점수 개편 등 바뀐 부분이 특히 많고, 고시 개정 작업도 연말에 몰려 있다 보니 게시가 늦어지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이달 중에는 마무리 지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영유아 검진 발달 선별 차수가 확대됐고, 건강보험 상대가치점수도 많이 바뀌어서 적용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준비를 했는데도 늦어지고 있다"라며 "유방암 검진 쪽에서 수정할 부분이 있고 상대가치점수도 반영하는 등 이달 중으로 추가 고시가 될 것 같다. 동시에 연계 자료 게시도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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