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새' 패러디 프사 확산...대한의새협회 로고도 등장
프로이트 말실수 이론 언급 "본마음 표현된 것"
"안녕하세요 응급의학과 의새입니다", "저는 피부과 의새입니다", "오늘부로 의새가 된 OOO입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정례브리핑 중 '의사'를 '의새'로 발음해 논란이 된 가운데, 의사들의 '의새 프로필' 사진 교체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2020년 의사 총파업에 불을 지폈던 정부 관료자의 '의사 공공재' 발언 사태가 '의새 사태'로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의새는 '의사새끼'의 준말로, 의사들을 비하하는 은어로 알려져 있다.
박민수 2차관은 지난 19일 정례브리핑에서 "독일·프랑스·일본에서 의대 정원을 늘리는 동안 '의새'들이 반대하며 집단행동을 한 일은 없습니다"라며 '의사'를 '의새'로 발음했다.
의사들은 해당 영상을 공유하는 한편, 온라인을 통해 '의새'를 활용한 각종 패러디를 쏟아내는 등 자조섞인 분노 표출을 이어가고 있다.
캐릭터는 대부분 AI를 이용한 이미지들. 대한의사협회를 '대한의새협회'로 바꾼 로고와 각 전문과별로 새의 모습을 한 의사 이미지가 눈에 띈다.
의사들은 해당 이미지를 게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개인 SNS 프로필 사진(프사)에 앞다퉈 활용하고 있다. 카카오톡 메신저 프로필에도 대거 사용하면서 최근 업데이트 프로필 목록에 '의새' 이미지가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정부는 '단순 말실수'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의대 정원 확대 및 '필수의료 패키지' 이슈로 인해 의료계-정부가 강대강 대치를 이루고 있는 상황 탓이다.
A의사는 SNS를 통해 '프로이트의 말실수(Freudian slip)'를 거론하며 박민수 차관의 '말실수'가 평소 본심을 나타낸 것이라고 봤다.
프로이트(Freud Sigmund)는 오스트라아의 신경과 의사이자 정신분석의 창시자로, 억압된 무의식이 말실수를 통해 표출됨으로써 남에게 감추고 싶은 본마음이 표현돼 난처한 상황에 이를 수 있다고 해석했다.
B의사는 "보건복지부 차관은 한국 의료정책을 총괄하는 자리다. 그런 사람이 평소 의사를 어떻게 생각하기에 '의새'라는 발언이 나왔는지 모르겠다. 실수라지만 사실 속마음이 나온 것 같다"고 비판했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역시 해당 발언에 대한 유감을 표했다.
의협 비대위는 19일 '대국민 호소문'에서 "보건복지부 차관은 언론 브리핑을 하면서 의사들을 비하하는 '의새'라는 표현을 사용했다"며 "만약 그러한 표현을 의도적으로 한 것이라면, 이는 책임 있는 공직자로서의 기본적인 자세가 되어 있지 않은 것이므로 스스로 직에서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계속되는 논란에 박민수 차관은 직접 입장을 밝혔다. 의새라는 단어를 이번에 처음알았다는 해명도 함께다.
박 차관은 20일 브리핑에서 "그 단어(의새)는 처음 알았다. 보도가 나서 정말 그렇게 발언을 했느냐고 직원들에게 물어보니 그렇게 들렸다고 했다"며 "몇 주째 주말에 쉬지 못했고 새벽까지 일을 하다 보니 좀 체력이 그랬던 모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