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정원? 10년간 우리 아이는 누가 봐주나요"…"당장 필수의사가 시급"
근거도, 교육 대책도 못 대면서 '2000명' 못 바꾼다? 증원 찬성자마저 '의문'
소아청소년과 의사가 많아지길 바랄 '엄마'들마저 정부에 화살을 돌리고 있다.
전공의들의 줄사직을 기점으로 맘카페 등 커뮤니티에서도 관련 논의가 활발하다. 정부가 강경한 태도를 바꾸고 소통에 나서 조속히 사태를 해결해 달라는 하소연이 잇따랐다.
한 맘카페에서는 "정부가 무조건 '2000명'에서 협상은 없다고 강경히 나가니 (의사들이) 극단적으로 나온 거"라며 "하루빨리 협상해 환자 피해가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은 공감을 얻었다.
"정부가 너무 불통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도 민주주의 국가인데 통보와 명령이 많이 나오는 게 불편했다"는 댓글도 있었다.
'얼른 안정되길', '빨리 해결되길', '서로 한발씩만 양보해서 타협하면 안 되나요' 등의 반응이 다수였다. 이 외에도 '그만 좀 싸웠으면 하네요', '국가도 의사도 너무하네요'라는 게시글이 속속 올라오며 정부를 향한 불만이 고조되는 모양새다.
정부가 의대정원에만 골몰하느라 정작 필요한 필수의료 정책에 소홀했단 지적도 있었다.
"가임기 여성이 많다고 출산율이 높아지는 건 아니듯 (의료도) 원인에 대한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내년에 의대 입학해서 전문의 되려면 11년인데, 앞으로 11년간 우리 아이 아프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호소가 눈길을 끌었다.
심지어 증원을 찬성한다는 이들도 정부 정책에 의문을 표했다. 과하게 밀어붙이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의사 편도 정부 편도 아니지만 뭐든 장기계획을 가져야 하는 것 아니냐. 2000명 규모를 처음 듣고 든 생각은 '(교육)인프라는 충분히 준비됐는가'였다"는 의견과 "의사가 느는 건 찬성하지만 시스템을 만들어 점차적으로 늘리면 좋았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정부가 왜 저렇게까지 밀어붙이죠. 근거도 이상해요"라는 의견도 많았다.
특히 총선과 연관 짓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한 맘카페 이용자는 "의대 정원을 늘려도 시골이나 흉부외과는 계속 미달일 텐데 과연 누가 이득을 보길래 이렇게 밀어붙이는 걸까요?"라며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해당 게시글에는 "정부가 너무 나쁘다", "본인들 선거에 의사, 환자, 국민 모두 이용해 이기려는 것 같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캐나다 거주 한국인 맘카페에서도 의대 정원 얘기가 나왔다. 한 이용자는 "한국에 있는 가족들이 걱정된다"면서도 "캐나다도 점진적으로 증원 로드맵을 발표했는데 한국은 갑자기 2000명이라니, 총선용 쇼 같다. OECD고 뭐고 필요 없이 한국 의료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증원 근거, 의대 교수 확충안, 해부실험실(카데바·실습), 교육 인프라 등 대책은 없고 필수인력 개선 내용도 없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