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엔 소청과 전공의 70명뿐…정원 늘려서 해결 못해

내년엔 소청과 전공의 70명뿐…정원 늘려서 해결 못해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4.02.26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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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병원협 "궤멸 상황인데 정원확대 타령…10년 어떻게 기다리나" 
소청과 전공의·전문의 부족 '발 등의 불'…종합적 지원대책 마련 절실

최용재 대한<span class='searchWord'>아동병원협회</span>장
최용재 대한아동병원협회

대한아동병원협회가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확보를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의대 정원 확대보다 궤멸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는 소청과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동병원협회는 "소청과 전공의가 궤멸돼 가고 있는 상황인데도 정부는 낙수 효과를 운운하며 의대 정원 확대 타령만 하고 있다"면서 "우선 소청과 전공의 확보라는 급한 불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근 10년간 줄어든 필수과목 전공의 610명 중 87.9%에 해당되는 536명이 소아청소년과 전공의였는데도 정부는 의대 정원이 확대되면 낙수 효과로 소청과 전공의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낙관론을 펼치는 정부를 질타했다. 

아동병원협회는 "정부가 심각성을 외면한 채 장미빛 전망만 내 놓고 있어 매우 답답하고 한심하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지난해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수는 304명이다. 10년 전인 2014년(840명)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으며, 더 큰 문제는 갈수록 감소 폭이 커질 것이라는 데 있다. 

아동병원협회는 "올 2월말 130명의 소청과 전공의가 수련 과정을 마치게 되면 전국 소청과 수련병원에 남아 있는 전공의는 또다시 절반으로 줄어 현재 170여명으로 추정된다"면서 "2025년도에는 수련 과정이 4년에서 3년으로 변경됨에 따라 3년차와 4년차가 동시에 수료, 이대로 간다면 전국의 소청과 전공의는 70명 안팎만 남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번 전공의 사직 사태로 소청과 전공의가 복귀하지 않을 확률과 그동안의 중도 포기율까지 감안하면 전국 소청과 전공의는 70명이 아니라 그 이하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진단이다.    

아동병원협회는 "이는 저출산, 저수가, 이대 목동 신생아 사건 소송 등의 영향으로 최근 몇 년간 소청과 전공의 지원 기피 요인이 해결되지 않은 탓에 앞으로도 소청과 전공의 지원율 0%대는 유지될 것이 뻔하다"면서 "정부가 우리 아이들의 성장과 건강, 환아와 환아 보호자들의 고통을 생각한다면 의대 정원 확대를 통한 낙수 효과로 소청과 전문의 부족 상태를 해결한다는 장밋빛 기대보다는 당장의 급한 불을 끄려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최용재 아동병원협회장(경기 의정부·튼튼어린이병원)은 "소청과 전공의 정원은 800명대인데 올 3월부터는 170여명만 남게 되면서 이로인해 오픈런이나 그 이상의 고통이 예견된다"면서 "수료를 앞둔 세브란스병원 4년차 전공의 김혜민 의국장이 열악한 환경 탓에 소청과 전공의를 사직하는 사례를 더 이상 만들지 말아야 한다. 소청과 진료 현장을 떠난 소청과 의료 인력이 복귀할 수 있도록 진료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최용재 회장은 "김혜민 전공의의 사직 글은 마치 소청과 의사를 계속하고 싶다는 절규로 느꼈다. 두 아이의 엄마이자 임산부인 김혜민 전공의가 제대로 된 태교는 커녕 유산을 걱정했다"라며 "이같은 전철을 다시는 후배들이 밟지 않도록 해야 소청과 전공의 지원율이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동병원 역시 소속 전문의 이탈이 잇따르면서 주말·휴일 진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용재 회장은 "아동병원 역시 소청과 전문의들이 대거 이탈하고 있어 의료인력 부족으로 주말, 야간, 휴일 진료의 큰 애로 사항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협회 차원에서 1년 365일 24시간 환아 곁을 지켜 줄 것을 지속적으로 간곡히 부탁하고 있지만 일부 아동병원에서는 주말·휴일 진료를 포기하고 평일 진료만 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동병원협회는 "김혜민 전공의는 전문과를 다시 선택하라고 해도 소청과 의사를 택하겠다는 자부심을 갖고 일해 왔다"면서 "수련과정이 몇 개월 남지 않은 소청과 전공의의 사직이 결정된다면 소청과로서도,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다. 세 아이의 엄마로서, 당당한 소청과 전문의로서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모두의 배려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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