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응급·회송에 각종 수가 신설 및 가산 집중
응급 진찰료 1만8000원 신설 응급의료행위 150% 가산
정부가 전공의 이탈로 발생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 건강보험 재정을 잇따라 투입하고 있다. 지난달 400억원에 이어 이번달부터는 매달 1800억여원 수준의 건강보험 재정을 추가로 쓰겠다고 공표했다.
1만8000원 수준의 응급 진찰료 수가를 신설하고 응급환자에게 하는 의료행위 가산율을 150% 인상했다. 이들 모두 '한시적'이라는 단서가 붙었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최근 개정된 비상진료 추가 지원방안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정부는 지난 7일 월 1882억원 규모의 건강보험 재정을 지원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중증환자 입원에 대한 사후 보상 강화, 전문의가 중환자실 환자를 진료할 때 추가된 정책지원금 보상, 응급실 전문의 보상과 응급실 응급의료행위 보상 등에 쓴다는 계획이다.
우선 응급 진찰료가 새롭게 만들어졌다. 금액은 올해 병원급 환산지수 81.2원을 적용해 1만8870원(상대가치점수 232.33점) 수준이다. 수가 신설 개념이지만 보건복지부는 기존 외래환자 진찰료에 수가를 더 얹는다고 보고 인상분의 일부를 응급실 근무 전문의와 전공의에게 지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소아, 공휴 야간, 종별 등 각종 가산은 적용하지 않는다. 건강보험 및 의료급여 환자 이외 자동차보험, 보훈환자도 적용을 불가했다.
응급의료기관 및 권역외상센터를 찾은 응급환자에게 정부가 정한 행위를 실시했을 때 가산을 기존 50%에서 150%까지 인상한다. 보건복지부는 심낭천자, 기관내삽관술, 인공호흡, 심폐소생술 등 응급의료행위 68개를 제시했다. 이 수가도 각종 가산은 적용되지 않는다.
중증입원환자에 대한 정책지원금도 마련했다. 중환자실에 전문의를 투입해 진료했을 때와 기존 중환자실 전담전문의를 운영하는 중환자실 병동에 정책가산을 지원한다. 정책지원금은 2가지 형태로 나눠졌는데 하나는 중환자실에 전문의를 투입해 입원진료를 했을 때 환자당 수가를 산정하는 식이다. 또 다른 하나는 기존에 중환자실 전담전문의를 운영했을 때 운영 병동에 입원한 환자당 해당 수가를 산정하는 것이다.
수가는 2만5000원이다. 두 가지 유형의 정책지원금을 동시에 받을 수는 없다.
이들 수가는 11일 진료분부터 산정이 가능하지만 실제 청구는 25일부터 가능하다. 단 중증입원환자 정책지원금 청구는 4월부터 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중증환자 입원진료 유지를 위해 적극적으로 한 병원에도 사후 보상하기로 했다. 이번 사태가 끝난 후 의료기관별 평가에 따라 지원 대상 기관, 지원 규모, 지급 방법 등을 별도 안내할 예정이다. 사후 보상 대상은 입원환자 전문진료질병군이 일정 비율 이상인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이다. 보건복지부가 운영하고 있는 신속대응시스템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의료기관도 확대하고 관련 수가를 인상할 예정이다.
환자 회송료도 한 번 더 올리기로 했다. 이미 지난달 30% 인상했지만 11일부터 한시적으로 50%까지 올리기로 한 것. 50%를 인상하면 외래환자 회송료가 5만5310~8만2450원으로 올라간다. 입원 환자 회송률은 7만3750~10만6180원이 된다.
보건복지부는 앞서 한시적 수가 인상분으로 응급실 전문의 진찰료, 응급 중증 수술 가산율 인상 등을 위해 401억원의 건강보험 재정 투입을 계획한 바 있다. 이는 2020년 8월 의료계 집단행동 기간이었던 3주를 반영한 값인데, 이를 넘어선 만큼 이 부분에서도 계획보다 더 많은 비용 투입이 이뤄진다.
이중규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은 "한시적으로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할 예정"이라며 "전반적으로 건보재정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추가 투입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