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여자·조국혁신당 지지층 '중재안' 요구도 높아
갤럽 조사 결과, 한 달 전 정원 확대 '긍정' 76%과 대비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 4주째. 의-정의 강대강 대치가 계속되면서 '중재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한 달 전 설문에서 의대 정원 확대 2000명 증원 정책에 '긍정' 평가가 76%였던 것과 비교하면, 여론 변화가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갤럽은 15일 12∼14일 3일간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의대정원 확대 관련 인식' 여론조사 결과를 밝혔다.
조사 결과 '규모, 시기를 조정한 중재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답변이 41%를 차지했다. 정원 확대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답변은 6%였다. '정부안대로 2000명 정원 확대를 추진해야 한다'는 답변은 47%로 여전히 가장 높았다.
지역별로 봤을 때, 수도권 거주자의 중재안 마련 요구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거주 답변자의 50%가 '중재안 마련'을 요구했다. 정부안대로 증원을 추진해야 한다는 답변은 38%에 그쳤다. 인천·경기 역시 '중재안 마련'요구가 45%로, 정부안 고수 답변인 43%보다 높았다.
성별로는 여성이 '중재안 마련' 요구가 컸다. 여성은 정부안 추진과 중재안 마련이 각각 43%로 동일했다. 남성의 경우 정부안 고수가 52%, 중재안 마련은 39%가 답했다.
주요 지지정당별 답변에서는 조국혁신당 지지층의 '중재안 마련' 요구가 높았다. 조국혁신당 지지 답변자는 63%가 중재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답했고, 정부안 고수는 29%였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 역시 55%가 중재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답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정부안 고수 답변이 66%로 가장 높았다. 중재안을 요구한 비율은 25%였다.
이러한 여론 변화는 진료를 받지 못하게될 거란 불안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같은 설문에서 '이번 일로 인해 아플 때 진료받지 못할까봐 걱정된다'는 답변은 '매우 걱정, 어느정도 걱정'을 합해 총 69%였다. 별로 혹은 전혀 걱정되지 않는다는 답변은 28%에 그쳤다. 3%는 의견을 유보했다.
연령별로 보면 '매우 걱정된다'는 답변은 20대(34%)보다 70대 이상(54%)에서 많은 경향을 보였다. 젊은 층보다는 고령자의 중환 유병률과 상급종합병원 이용률이 높다는 점에서 나온 결과로 해석된다.
이번 사태로 인해 '내가 아플 때 진료받지 못할 가능성이 많이, 어느정도 있다'는 답변은 57%, 진료 받지 못할 가능성이 별로, 전혀 없다는 답은 36%였다.
계속되는 정부의 '강경대응'. 의료계는 겁박을 멈춰야 한다는 메세지를 지속하고 있다. 국민 여론 역시 '잘못 대응하고 있다'는 답이 많았다. 49%는 정부가 대응을 '잘못하고 있다'고 봤다. 잘하고 있다는 답변은 38%였다.
대응 부정 평가자의 74%는 조정 중재안 마련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대응 긍정 평가자의 62%는 정부안대로의 증원을 원했다.
한 달 전 여론 조사 결과에서는 '의대 증원 2000명 정책'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76%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부정적인 점이 더 많다'는 답변은 16%, 의견 유보는 9%였다.
이번 조사는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14.7%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