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스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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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숙 기자 kimys@kma.org
  • 승인 2004.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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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후의 새로운 삶'이란 부제는 언뜻 종교에서 이야기 하는 사후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이것은 큰 착각.책 제목인 '스티프(stiff)'는 시체를 뜻하는 것으로, 현세에서의 삶을 마감한 시신이 이후 어떻게 되는지, 즉 영혼이 아니라 우리 몸이 겪게 되는 사후세계를 다뤘다.

미국에서 가장 익살맞은 과학작가로 알려진 저자 메리 로취는 그동안 터부시된 사후 우리 시신에 대해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서도 과학적 사실을 덧붙여 재치있는 필체로 흥미롭게 이야기를 전개했다.

해부의 태동기 해부용 사체가 부족하자 무덤에서 시신을 훔쳐내거나 심지어 살신까지 저지른 부활업자와 이를 방임하는 해부학자 이야기, 의료목적 또는 식용으로 인체를 사용하는 사례를 비롯해 우리 사체는 자동차 충돌실험에 쓰이고, 총알과 폭탄 등 무기의 효과를 시험하기 위해 사용되고, 또 항공사고나 교통사고 후의 진상을 알아내고 안전장치를 개발하는데 쓰이는 등 우리가 몰랐던 사실들을 끔찍하지만 지적 호기심을 충만시키는 방식으로 풀어나갔다.

또 뇌사판정을 계기로 대두된 죽음의 정의와 장기이식에 관련된 문제, 영혼의 거처에 대한 논의, 국내에서도 전시된 인체의 신비전을 기획한 군터 폰 하겐스의 플라스티네이션 보존방법도 세세히 그려지고 있다.

메리 로취는 "심장이식 수술에서 성전환 수술에 이르기 까지 모든 외과수술법이 개발되기 까지 그 현장에 있었던 것은 외과의사만이 아니다. 항상 사체가 그 곁에서 나름대로 조용한 방식으로 의학사를 만들어왔다"며 사체들의 새로운 삶을 생생한 목소리로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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