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비대위 "의료붕괴, 한 걸음 더 다가가" 강력한 유감 표명
전의교협·대전협·의대협과 대응 논의, 24일 회의서 방향 결정
정부가 2000명 증원분을 반영해 내년도 각 의과대학 정원 배정을 확정을 강행한데 대해,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정부가 대한민국 의료붕괴를 향해 한 걸음 더 다가갔다"고 강력한 유감을 표했다.
의협 비대위는 오는 24일 회의를 열고, 향후 대응방안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의협 비대위는 21일 브리핑을 통해 정부 2000명 정원배분 강행에 대한 의료계의 입장을 밝혔다. 이날 브리핑에는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 박명하 비대위 조직강화위원장, 김성근 비대위 조직강화부위원장과 함께 김창수 전국의대교수협의회 회장이 참석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명의 성명서를 통해 정부의 정원배분 강행조치에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정부가 어제 의대증원 인원 2000명을 대학에 배분하는 내용의 대국민 담화를 단행하면서 대한민국 의료붕괴를 향해 한 걸음 더 다가갔다"고 평한 의협 비대위는 "우리 의사들은 국민과 환자를 위해, 의료계와 함께 우리나라 의료를 정상화시켜 달라고 정부에 간절히 호소했지만 끝내 거부당했다"고 개탄했다.
이어 "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직결되는 의료제도를 충분한 논의도 없이 뭔가에 홀린 듯 전격적으로 망가뜨리고 있다"면서 "자랑스러운 우리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이처럼 무도한 정권의 폭압으로 의료가 붕괴되는 것을 저희 의사들의 노력만으로는 막지 못했다. 후배들이 정부의 폭압에 저항하며 자신의 미래를 포기하고 학교와 병원을 떠날 때에도 저희 선배의사들은 막지 못했다.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참담한 심정을 토로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런 억압적이고 꽉 막힌 정권은 역사상 어디를 봐도 유례를 찾을 수 없다. 이 정권 하에서 앞으로 더 무엇이 무너질지 참으로 두렵다"고 비판하고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의료가 붕괴되지 않도록 국민들이 도와주시길 진심으로 간곡히 부탁드린다. 의협은 14만 의사회원들과 함께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한민국 의료를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2000명 의대증원에 쐐기를 박고 나서면서, 의료계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정부 발표 당일인 20일 저녁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대한전공의협의회·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등이 함께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했고, 의협 비대위는 오는 24일 회의를 열어 향후 대응방안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김성근 의협 비대위 조직강화부위원장(가톨릭의대 외과)는 이날 브리핑에서 "전의교협, 전공의, 학생들과 회의를 가졌으나 어떤 결론을 낸 것은 아니고 계속해서 의견을 나누고 있다"면서 "어제 의대협 성명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학생들의 입장도 매우 강경하다. 어떤 사태가 벌어질 지 예측불허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각 직역단체들의 대표가 현재 의협 비대위에 모여있는 만큼 주말 비대위 회의를 통해 (향후 대응방안을) 의논할 예정"이라고 덧붙인 김 부위원장은 "일요일 회의가 끝나면 그 결과를 정리해 말씀 드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태도 변화도 다시 한번 촉구했다. 정부의 이중 대응에 "답답함"을 호소하면서, 정부가 진정성을 보인다면 "당장 오늘 저녁에라도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도 강조했다.
김 부위원장은 "전공의와 의대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힘 써 줄 수 있는 곳은 정부이나, 정부의 태도변화가 없어 우리로써도 굉장히 답답하다"면서 "말로는 대화를 하자고 하지만 행동은 대화를 하자는 행위가 아니라고 느낄 밖에 없는 일이 반복되니, 대화를 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는 언제든, 당장 오늘 저녁이라도 대화할 용의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개원가 집단행동 가세 가능성에 대해서도 정부의 태도변화를 전제로, "그런 일이 벌어지지를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 부위원장은 "처음 비대위를 시작하면서 집단행동의 시작과 끝을 전회원 투표로 정하기로 했고 그 결정은 여전히 유효하다"면서 "다만 개원가에서도 여러가지 고민이 있는 것으로 알고, 앞으로의 움직임에 지금의 감정들이 상당부분 작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보더 더 나쁜 상황이 벌어지면 안된다. 개원가에서 파국 일어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