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수 차관 "구체적 검토 안했지만 하나의 대안 가능"
전공의 면허정지 처분 기약없이 유예 "대화 물꼬 텄다"
전공의들이 병원을 비운 시간이 길어지면서 '처방전리필제'가 등장했다. 정부가 긍정 검토 가능성을 시사한 것.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면허정지 처분 계획도 여전히 '유예' 상태라는 점을 확인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5일 언론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박 차관은 "현재 처방전리필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바는 없다"라면서도 "의료공백이 길어지면 고려해볼 수 있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의료공백 상황이 길어지면서 만성질환자가 기존 처방전을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답변이다. 처방전리필제는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자가 처방전을 재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뜻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5일 이후 병원으로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 작업도 하지 않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전공의 행정처분에 대해 '유연한 처리'를 주문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박 차관은 "현재 처분을 보류하고 있는 상태이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현재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고 짧게 말했다.
그러면서 의료계와의 '대화'를 거듭 강조했다. 다만 "유연하고 포용적이면서도 원칙을 지키는 흔들림없는 자세로 의료개혁을 꼭 완수하겠다"는 모순적인 표현을 사용하며 정책 변화의 가능성에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박 차관은 "대통령, 총리, 장관에 이르기까지 의료계와 진정성 있는 대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라며 "의료계도 이제 집단행동을 멈추고 대화의 자리로 나와 기탄없이 논의해 나갈 것을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은 의대정원 확대의 대안이 제시되지 않은 상태"라며 "2000명 증원은 정부가 정책 결정을 내린 사항이기 때문에 특별한 변경 사유가 있기 전까지는 기존 방침 그대로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전날인 4일 윤석열 대통령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의 '만남' 그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상황.
한덕수 국무총리는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모두발언에서 "정부와 전공의가 이제 막 대화의 물고를 텄다"라며 "유연하게, 그러나 원칙을 지키며 앞으로도 계속 대화하겠다"고 긍정 메시지를 냈다.
박 차관 역시 중대본 회의 후 브리핑에서 "어제 첫 만남이었고 첫 술에 배부를수는 없다"라며 "진정성을 갖고 대화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