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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7-13 06:00 (토)
한국 의료대란의 해법

한국 의료대란의 해법

  • 김병준 교수(강남대학교 실버산업학과)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24.04.09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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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교수(강남대학교 실버산업학과)
김병준 교수(강남대학교 실버산업학과)

홀어머니를 모시고 있는 두 아들이 각기 다른 사회에 있다. 한 집안은 자유주의 경제에 속해 있고 다른 한 집안은 사회주의 경제에 속해 있다고 가정한다.

우연히도 두 아들 중 하나는 매우 가난하지만 수술전문 의사이고, 다른 아들은 권력과 부를 함께 가졌지만 의료전문성이 전혀 없다. 홀어머니가 긴급한 암수술을 목전에 둔 상태라 가정한다. 물론 어머니의 암수술은 가난하지만 의사인 아들만이 치료할 수 있다.

이때 전자의 환경에서는 가난한 아들 의사는 자신만이 희생하는 것이 싫어 그동안 상대적 착취를 일삼아왔던 권력과 부를 가진 다른 형제에게 자신에게 일정한 보상을 해줘야 어머니를 수술하겠다고 버틴다. 이에 반해 후자의 환경에서는 권력을 가진 부자 아들이 가난한 의사 아들에게 어머니를 수술하지 않으면 모든 생활권을 박탈하겠다 협박하여 의사 아들은 조건 없이 어머니를 수술한다.

위의 사례는 비록 단순하고 거칠지라도 현재 전공의 집단사직을 경험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사회주의 경제권에서는 국가가 모든 강제력을 동원하여 의사들의 태업을 엄격히 금지하여 의사들은 자신들의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라도 의료행위를 수행한다.

이에 반해 자유주의 경제권에서는 정당한 댓가가 주어질 경우에만 그에 합당한 의료행위를 수행한다. 위의 사례에서 우리는 어떤 사회가 정의로운 것인가를 고민하게 된다. 안타깝게도 정답은 둘 중 하나로 정확히 구분되지 않는다.

사회주의 경제권의 의사들은 국가의 완벽한 통제로 말미암아 생명존중이라는 의사 본연의 소중한 가치추구에도 불구하고 통제기준 하에서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의무만 다하게 된다.

특히 내과, 외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응급의학과 등의 필수의료과에 속한 의사들은 자신의 의료위험 대비 보상이 너무 적어 될 수 있으면 권력층에 청탁을 하여 피부과, 안과, 성형외과 등의 비위험진료과로 배정되기 위한 노력을 행한다. 또한 의료환경이 열악한 지방의료기관 근무지로 배정받지 않기 위해 사력을 다해 권력층에 청탁을 하게 된다.

결국 사회주의 의료체계는 붕괴일보 직전에 직면한다. 반면 자유주의 경제권에 속한 의사들은 절대적으로 의료수급의 균형에 의하여 진료가격이 결정되므로 위에 말한 필수의료과의 의사들은 높은 위험에 걸맞는 상당한 댓가를 향유하지만 전체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돈 있는 부자들만 질 좋은 의료행위를 공급받게 되어 결국 형평성에 근거한 국민의료 체제는 설 땅이 없어지게 된다.

우리나라 의료체계는 절묘하게 위의 두 체계를 조합하여 운영되어 왔다. 의료사회주의를 기본으로 국민건강보험의 도입으로 전 국민이 평등하게 값싼 비용으로 좋은 의료공급을 받는다. 그런데 의사들은 거의 100% 민영으로 운영되는 병의원에서 자율적으로 진료한다.

즉, 의료수가는 정부가 강제보험을 통해 통제하는 대신 의사들의 공급은 완전한 자유경제체제로 배출한다. 얼핏 보면 완벽히 배치되는 두 체제들을 성공적으로 결합한 속에는 바로 전공의라는 희생제도가 내재한다.

전공의들은 형편 없는 급여수준에 주당 100시간에 달하는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완벽한 근로자 신분이 아니라는 핑계로 아무런 법적 보호장치가 없이 단지 현재를 참고 견디면 미래의 안정되고 존경받는 직업을 가질 수 있다는 희망 하나로 버텨온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지난 20여년간 완벽한 보험통제를 받는 필수의료과에 속한 급여항목의 의료수가 인상률은 소비자물가상승률의 4분의 1에 머물렀고 고의적이지 않게 발생한 각종 의료사고에 대하여도 각종 민형사소송에 휩싸이다 보니 이러한 한가닥 희망도 사라졌다.

뿐만 아니라 의료공급이 부족한 농촌 등 인구밀도가 적은 지역에는 보건의료조직을 비롯한 공무원 조직 및 각종 노조를 위시한 이권단체의 지방토호세력화로 인해 지역의료는 품귀현상이 빚어졌다. 

바로 이러한 때에 정부의 의료개혁안으로서 고령층 비중 증가에 따른 의료수요의 폭증을 이유로 설정한 의대정원 확대안이 나왔다. 전공의들의 그동안 쌓인 불만은 일시에 표출되었으며 대학입학 성적 기준으로 상위 0.1%에 속한 이 엘리트 계층은 급기야는 직업 전환 또는 해외 이주 등의 목표를 새로 잡고 대규모 집단 사직을 행하였다.

여기서 우리는 과연 의료소비자의 입장에서 국민돌보기를 자신들의 이익만 지키기 위해서 투쟁하는 전공의들을 앞서 말한 예제에서 부자 형제에게 추가 보상을 전제하고 어머니를 수술하지 않겠다고 버티는 의사 아들에 비유하여 마냥 비난만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던져야 한다.

정부는 정부대로 지금까지 아슬아슬하게 지탱해 온 K의료체계의 허점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판단하여 전공의들과 같은 억울한 경우를 최소화하여야 할 것이고, 전공의들은 전공의들대로 이제까지 희생해 온 억울함만 생각하지 말고 우선적으로 시급한 어머니의 수술을 행한다는 심정으로 협상테이블에 나서줄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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