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정원 변화 오나…사직 교수의 기대 "이제 중단해야"

의대정원 변화 오나…사직 교수의 기대 "이제 중단해야"

  • 박양명 기자 qkrdidaud@naver.com
  • 승인 2024.04.14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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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장환 교수 "350명 원상복구도 반대…과학적으로 수요 연구 먼저"
두 달 넘은 수련 및 교육 공백 메우는 방안도 논의 시작해야

배장환 충북대병원 심장내과 교수 [사진출처=충북대병원 홈페이지]
배장환 충북대병원 심장내과 교수 [사진출처=충북대병원 홈페이지]

4·10 총선 이후 정부가 일방 추진하던 의대정원 정책에 변화가 있을까. 지난달 정부 정책에 반대하며 '사직서'를 낸 한 심장내과 교수의 희망의 글이 온라인에서 퍼지며 눈길을 끌고 있다.

배장환 충북대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13일 SNS를 통해 변화에 일말의 '희망'을 걸고 의대증원 프로세스를 '이제는'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 교수는 충청북도 도지사 앞에서 의대정원 확대에 대해 울분을 토해내는 모습이 영상에 고스란히 담겨 화제를 모은 인물이다. 그는 지난달 하순 정부 정책에 반대하며 사직서를 낸 후 병원을 묵묵히 지키고 있다.

사실 배 교수의 주장은 기존 의료계가 하던 이야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배 교수의 주장에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구체적인 숫자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는 점이다. 그는 상황이 바뀌었다고 해서 의대정원 '증원'이라는 대전제를 놓고 숫자를 논의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2004년 감축된 350명을 도로 늘려서도 안된다고 했다.

배 교수는 "현재는 필수의료 전문의가 부족한 게 아니고 의료체계와 보험체계가 필수의료 분야에서 일을 못하고 성형, 미용으로 떠밀려 가는 나쁜 체계"라며 "의사를 늘리는 것보다는 잘못된 의료체계를 고치는 게 더 중요하고 시급하며 근원적인 해결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2000명 증원을 반대하는 이유는 숫자의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우리나라는 의료인에 대한 특히, 의사에 대한 수급연구를 제대로 한 적이 없다. 몇 가지 참고문헌으로 삼는 연구는 현재 의료공급이나 사용 행태를 유지할 때 의사가 얼마나 필요할 것인가 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내국인 인구가 작년에 5000만명 선이 무너졌다. 고령인구는 늘어나지만 신생아는 극단적으로 줄고 있어서 의료의 사용이 어떻게 될 것인가는 잘못된 의료체계를 바꾸는 것을 전제로 수요연구를 해야 한다"라며 "350명 회복이라는 안은 이런 연구가 없는 그저 출구전략이라고 불리는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배 교수는 대신 대통령실 직속으로 '의료인(혹은 의사) 수요연구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구체적인 증원 숫자를 과학적, 합리적으로 도출하는 게 먼저라고 했다. 보건복지부도 지난 2월 6일 의대정원 2000명 확대를 공식 발표하면서 앞으로 의료수급 추계위원회를 만들어 정원 조정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후속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배 교수는 정원 조정 시스템을 먼저 만들어 숫자를 도출해 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위원회에는 전국의대교수협의회, 대한의학회를 포함한 의료전문가와 정부, 그리고 연구기관, 사용자를 참여토록 해 연구를 하고 한국의료의 문제인 무제한 의료 사용을 논리적 수준에서 제한하며 의사 추계 연구를 최소 1~2년 동안 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동안 필수의료, 지방의료를 서둘러 논의하고 지원해야 한다"라며 "이는 이미 크게 무너진 정부와 의료계의 신뢰를 회복하는 프로세스가 될 것"이라고 했다.

당장은 의대정원 증원 논의를 중단하고 전공의와 의대생이 병원과 학교로 돌아올 방책을 논의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배 교수는 "의대정원 증원 논의를 중단하는 것만으로도 이들은 돌아올 것"이라며 "수련 및 교육 공백은 방학을 이용한 지속 강의나 추가 수련, 일시적 수련 시간 증대 등의 방법으로 메울 수 있을지 논의를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이번 사태로 특정 공무원이나 특정 직역을 처벌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라면서도 "전문가 집단을 악마화하고 정부와 전문가 직역 간 신뢰를 완전히 깨뜨린 정부의 진심 어린 사과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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