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 의대증원 항고심 결과, 정부-의료계 엇갈린 반응
한덕수 총리 "사법부 결정 환영, 5월 말 대학별 모집인원 발표"
의료계 "즉시 재항고...의대생 1만 3000명 등 추가 소송도 남아"
서울고등법원이 의대정원 증원 집행정지 신청 항고심에서 각하·기각 결정을 내린 직후, 정부는 "대학별 학칙 개정과 모집인원 확정 등 내년도 대학입시 관련 절차를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의료계는 "아직 모든 소송이 종결된 것은 아니다"라며 추가 대응을 예고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16일 서울고등법원 판결 직후 대국민담화를 내어 "사법부의 현명한 판단에 깊이 감사드린다"면서 "오늘 결정으로 정부가 추진해온 의대 증원과 의료개혁이 큰 고비를 넘어설 수 있게 되었다"고 자평했다.
"아직도 우리 앞에는 의료계 집단행동이라는 해결되지 않은 난제가 남아있지만, 의료개혁은 우리가 반드시 가야할 길"이라고 강조한 한 총리는 "더이상 혼란이 없도록 2025학년도 대학입시 관련 절차를 신속히 마무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대학별 학칙 개정과 모집인원 확정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했다.
한 총리는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 결정에 따른 대학별 학칙 개정은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대학에서 반드시 따라야 하는 의무사항"이라고 주장하고 "아직 학칙을 개정 중이거나 재심의가 필요한 대학은 법적의무에 따라 관련 절차를 조속히 마무리해 달라"고 요구했다.
당초 정부가 계획한대로 5월말까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대학 입학전형 시행계획을 승인하고, 각 대학별 모집인원을 발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의료계에는 "사법부의 결정을 존중해 달라"고 요구했다. 전공의와 의대생의 복귀도 촉구했다.
한 총리는 "환자의 생명을 볼모로 집단행동하는 관행은 더 이상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서 "소모적인 갈등과 대정부투쟁을 거두고, '전면 백지화' 의 입장을 떠나 의료개혁특위에 참여해 달라"고 요구했다.
의과대학 교수들을 향해 "제자들을 길러내고 환자를 치료하는 본분으로 돌아오라", 전공의에는 "사법부의 판단과 국민의 뜻에 따라 병원으로 복귀하라", 의대생에는 "하루빨리 학교로 돌아와 좋은 의사가 되겠다는 꿈을 이어가달라"고 각각 촉구했다.
의료계 소송 대리인측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추가 대응을 예고했다. 아직 사법부의 판단을 기다리는 다른 소송이 남아있다는 점도 재확인했다.
소송 대리인인 이병철 변호사는 법원 판결 직후 낸 입장문을 통해 "이번 서울고법 결정으로 사실상 모든 소송이 종결된 것처럼 알려지고 있으나 이는 잘못된 것"이라며 "서울고법 즉시 항고사건은 총 7건이고, 이 중 의대생 1만 3000명 소송이 매우 중요하다. 이 사건들도 수일내로 결정날 것"이라고 했다.
금번 소송은 물론, 향후 의대생 소송에 대해서도 끝까지 법적 다툼을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서울고법 항고심과 관련해) 이미 의료계도 정부도 패소할 경우 대법원에 재항고 할 것임을 밝힌 바 있다"고 밝힌 이 변호사는 "결과를 기다리는 의대생 소송 또한 역시 패소한 측은 대법원으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변호사는 "이들 사건의 중대성·긴급성·쟁점이 잘 알려져 있으므로 일주일이면 결정이 가능하다는 점, 대법원이 최고법원으로서 이 재판을 최종적으로 확정해야 한다는 점 등을 종합하면 5월 31일 이전에 대법원의 최종결정이 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차분하게 하나씩 확실하게 준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