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병원, 국내 첫 글로벌 난임트레이닝센터 문 열어
미세정자주입술·배아생검술·동결기술·배양기술 등 전수
미국생식의학회 연계 논의…아·태지역 교육기관 활용 검토
차의과학대 차병원이 난임 연구원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글로벌 난임 트레이닝센터를 개설했다.
판교 차바이오컴플렉스에 문을 연 난임트레이닝센터는 난임 시술에 사용되는 최신 장비와 시설, 최첨단 교육 시스템을 갖췄고, 이론 강의는 물론 동물의 생식세포를 활용한 실습 등을 진행한다.
이론 강의는 20년 이상 경력의 박사급 난임 연구원들이 맡는다. 미세정자주입술(ICSI), 배아생검술(biopsy), 배양 기술 등 당장 사용할 수 있는 차병원의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하면서, 국내 난임센터뿐만 아니라 해외 병원 의료진의 참가도 예상되고 있다.
이와 함께 세계 최고 권위의 미국생식의학회와 연계도 논의 중에 있으며, 차의과학대에 연계학과를 만들어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의 난임 연구원 교육기관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난임 극복에는 난임연구원들의 기술력이 60∼70%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하지만 국내에 난임 관련 기술을 교육하거나 훈련하는 곳은 전무하다. 연구원들이 교육·훈련 과정없이 학교를 졸업한 후 현장에 바로 투입되다 보니 난임 임신성공률이 연구원의 실력에 따라 20%∼65%에 이를 정도로 차이가 난다.
40년 이상의 난임 연구 경력을 가진 고정재 차병원 종합연구원 부원장은 "현재 천차만별인 국내 난임센터의 임신성공률이 약 10%만 높아져도 연간 1만명 이상의 아이들이 더 태어날 수 있고 보험 재정도 500억원 이상 줄일 수 있다"라면서 "국내 난임 연구원들의 실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릴 수 있도록 지난 40년간 쌓아온 차병원 연구실의 모든 노하우를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병원 난임센터의 높은 임신성공률은 국내 6개 모든 센터에서 동일하게 운영되는 연구실 덕분이다. 차병원 생식의학본부는 전체 차병원 난임센터 연구실의 프로토콜을 설계하고 시스템화했다. 난임센터의 모든 장비와 시스템 등 연구실을 표준화하고, 연구원을 트레이닝하고 순환 근무를 통해 연구원들의 실력을 향상 시키고 있다.
이경아 생식의학본부장은 "국내 6개 센터뿐 아니라 호주에 있는 13개 센터에서도 동일한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다"라며 "글로벌 난임 트레이닝센터를 통해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의 연구원들도 차병원 시스템을 경험하기 위해서 방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학천 잠실차병원장은 "차병원은 난임 트레이닝센터를 통해 국내 임신율 향상으로 저출산 문제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이고 난임 취약국에도 의료 기술을 전파해 세계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차병원은 1989년 차광렬 연구소장팀이 처음으로 미성숙 난자의 임신과 출산에 성공한 이후, 1998년 유리화난자동결법(난자급속냉동방식) 개발을 세계 난임생식의학계에 알렸으며, 1999년에는 첫 난자은행을 설립했다. 젊은 여성이 난자를 보관했다가 출산이 늦어질 경우 사용하는 난자은행에 회의적이었던 국제생식의학회도 지난 2014년 하와이 학술대회에서 난자은행을 난임 표준치료로 인용했다. 최근 문 연 잠실 차병원난임센터에서는 IVM(미성숙 난자 체외배양)센터를 갖추고 환자 친화적인 맞춤형 시험관아기(IVF) 시대를 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