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차세대 자가확장형 인공판막 이용 TAVI 성공
설치 쉽고 안정적, 유연한 특성…경제적 부담 낮춰 환자 편익 증진
내부 구조 복잡하거나 말초혈관 상태 좋지 않은 환자에게 유용 전망
기존 풍선확장형 인공판막에 비해 설치가 쉽고, 안정적이며, 유연한 특성을 지닌 자가확장형 인공판막을 이용한 경피적대동맥판막치환술(TAVI)이 성공했다. 우수한 성능은 물론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 제품이다.
장기육 가톨릭의대 교수(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심뇌혈관병원장)팀은 28일 미국 애보트사의 차세대 인공판막 Navitor을 이용 TAVI 시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차세대 인공판막으로 시술을 받은 70대 후반의 여성 환자는 오랜 기간동안 중증 대동맥판막 협착증으로 인한 혈액순환 장애로 숨이 차고 거동에 어려움을 느꼈지만, 시술 이후 건강을 회복했다.
이번에 사용된 인공판막은 유럽 식약처(2021년 5월), 미국 FDA(2023년 1월)의 승인을 받았으며, 대동맥 판막 문제가 있는 환자들 중 특히 고위험 환자들을 대상으로 사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2월 국내 급여 승인 후, 이번 5월 말부터 서울성모병원을 비롯한 몇몇 병원에서 도입을 시작했다. 새롭게 허가된 판막인 만큼, 제조사 측에서도 시술 경험이 많을 뿐 아니라 다양한 대상자를 확보할 수 있는 최상위권 대형 센터를 중심으로 시장을 확대할 예정이다.
국내에서 기존에 주로 사용되던 판막들은 삽입된 카테터를 통해 의료진이 직접 판막을 설치하는 방식의 풍선확장형(Balloon-expandable)이 대다수였으나, 해당 판막은 자가확장형(Self-expandable)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병변 부위를 심혈관조영술로 관찰하며 전달시스템을 통해 정확한 위치에 인공판막을 투입하게 되면, 스스로 판막이 팽창해 환자의 내부 신체구조에 딱 맞게 자동으로 고정되는 방식이다.
기존 풍선확장형 판막에 비해 상대적으로 설치가 쉽고 안정적이며 더 유연한 특성을 지니고 있어, 내부 구조가 복잡하거나 말초혈관의 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들에게 특히 유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임상연구 결과에 따르면 삽입된 판막이 정확히 자리잡지 못해 발생하는 판막 주위 혈류 누출(PVL; Paravalvular Leak) 발생률 역시 현저히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시술 후 30일 기준 0%, 1년 경과 후 1.0%).
장기육 교수는 "무엇보다 TAVI에서 절대적인 비용을 차지하는 게 인공판막 재료비임을 감안하면, 차세대 판막임에도 보험급여 적용시 기존 타사 판막 대비 약 10% 낮은 가격으로 설정된 것은 경제적 부담으로 인해 타비 시술을 망설이는 환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것"이라면서 "의료진은 환자 상태와 검사결과에 따라 가장 적합한 판막을 선택할 수밖에 없지만, 우수한 성능과 저렴한 가격을 갖춘 제품이 시장에 나타난 만큼 제조사들이 서로 경쟁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환자들에게 편익이 돌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기육 교수는 TAVI 시술이 국내에 소개되기 시작한 2012년부터 지금까지 줄곧 수술이 어려운 환자들에게 판막 치료의 길을 열어주기 위해 노력해왔다.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병원에 TAVI 술기를 전수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은 국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TAVI 시술 실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2024년 2월 누적 1000례를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