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위장약 보다 더 빠르고 오랜 약효…야간 위산분비 억제 탁월
'검증4단계 마케팅' 공략…출시 2년 안돼 누적 매출 1020억원 기록
HP 제균 등 적응증 확대…2030년 국내 3000억원, 글로벌 7000억원 목표
대웅제약 '펙수클루'가 매출 1000억원 고지를 넘었다.
대웅제약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가 지난 5월 기준 누적 매출 1020억원을 기록했다고 11일 밝혔다. 지난해 의약품 표본 통계정보 유비스트(UBIST) 기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 점유율 2위, 국내 원외처방시장 처방액 성장 1위 등의 성과를 기록한 펙수클루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국산 34호 신약 펙수클루는 대웅제약이 2008년부터 13년 간 자체 기술로 개발에 성공해 2022년 7월 출시한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 제제다. 현재 적응증은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급성위염 및 만성위염 위점막 병변 개선 등이다.
펙수클루는 지난 2022년 7월 출시 직후부터 고공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022년 11월 출시 5개월 만에 누적 매출 100억원, 2023년 9월에는 누적 매출 500억원을 넘겼데 이어 올해 5월 출시 2년이 채 안된 시점에 매출 1000억원을 달성했다.
원외처방액 성장세도 빠르게 이어갔다.
유비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펙수클루 처방액은 출시 첫해 129억원, 이듬해 535억원을 기록해 1년 만에 처방액이 406억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 전문의약품 상위 10개 품목의 처방액이 평균 230억원 증가에 그친 데 반해 펙수클루는 이들보다 두 배가량 더 성장했다.
차세대 위장약 P-CAB 제제는 기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인 PPI(프로톤펌프저해제)의 느린 약효 발현, 식이 영향 등을 개선해 빠르고 안정적으로 위산 분비를 억제하는 게 특징이다.
P-CAB이 기존 치료제 대비 편하고 빠른 효과를 낼 수 있는 이유는 프로톤 펌프 작용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프로톤 펌프는 위산이 분비되는 통로로, P-CAB은 이 통로를 막아 위산의 과다분비를 막는다.
또 위산과 만나야만 활성화되는 PPI와 달리, 스스로 활성화 되기 때문에 식사와 상관 없이 복용이 가능하며, 위산 노출에도 쉽게 분해되지 않을 정도로 생존력이 강해 약효 지속 시간이 길다. 이는 야간 위산 분비 억제에 탁월한 효과로 이어진다. 또 P-CAB 계열은 1일 차 만에 약효가 최대로 발현되는 장점을 갖고 있다.
펙수클루는 미란성식도염(ERD) 환자 대상으로 PPI 제품과의 효능·효과 비교 임상을 통해 더 빠르게 가슴쓰림과 산역류 증상 개선을 입증했다. 펙수클루는 26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1일 1회 식사와 관계없이 투약 했을 때, 복용 3일 차에 PPI 제품 대비 가슴쓰림이 없는 환자 비율이 약 3배 높았다.
식사 여부와 상관없이 복용해도 효과가 일정했다. 식전 또는 식후 펙수클루를 복용해 효과를 비교한 결과 결과의 차이가 없었다. 특히 위산에 의해 손상된 식도 점막의 치료 정도가 유사했으며, 복용 2주 후에도 식전, 식후 복용군의 점막 결손 치료 정도는 97% 이상 수준으로 효과가 빠르게 나타났다.
동일 계열 약제 중에서도 뛰어난 효과를 보이는 부분은 약효의 오랜 지속 시간을 바탕으로 한 '야간 속쓰림'과 '만성 기침' 개선 효과다.
펙수클루의 반감기는 9시간으로 시장에 출시된 PPI와 P-CAB 제제 중에서 가장 긴 편에 속한다. 반감기는 약물의 농도 또는 양이 체내에서 절반으로 줄어드는 데 드는 시간으로, 반감기가 짧으면 약효 지속 시간도 짧아져 야간에 산분비를 억제하지 못해 속 쓰림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임상에 따르면 펙수클루 복용군의 경우 야간 증상이 사라진 비율은 PPI 복용군 대비 약 2배 높았다.
P-CAB제제 중 유일하게 만성 기침 완화 효과도 입증됐다. 만성 기침은 과도하게 분비되는 위산이 역류하며 식도 점막을 자극해 나타나는 증상이다. 임상에 따르면 펙수클루를 복용군의 경우 투약 3일만에 만성 기침이 사라진 비율이 에스오메프라졸 대비 빠르고 현저하게 개선됐다.
펙수클루의 제품력뿐만 아니라 대웅제약의 탁월한 마케팅 역량과 강력한 영업력도 주목받고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소화기계 의약품 시장에서 탄탄한 영업망을 바탕으로 영업 노하우를 발휘하고 있다. 특히 차별화된 '검증 4단계' 시스템과 소화기 질환 분야에서 오랜 기간 축적된 강한 영업력 및 마케팅 노하우, 전방위적인 마케팅 전략 등이주요 주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대웅제약의 '검증 4단계'는 의료진이 처방하고 환자가 복용해야하는 명분에 대해 심층 학습 후 자문 및 검증을 통해 정리·확산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대웅제약은 펙수클루의 특장점을 바탕으로 적응증 확대 및 제형 개발 등을 통해 '1품 1조' 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er pylori·HP) 제균을 위한 항생제 병용요법,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NERD) 치료 후 유지 요법 등 적응증 확대 및 주사 제형이 개발 중이다. 여기에 지난 4월부터 공동판매 중인 종근당과의 협업과 연내 위염 적응증 급여 확대로 한층 더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이창재 대웅제약 대표는 "펙수클루는 우수한 약효, 탄탄한 임상 근거 등을 기반으로 P-CAB 시장에서 독보적인 성장세를 이어왔다"면서 "앞으로도 종근당과의 협업과 적응증 및 급여 확대 등을 통해 2030년까지 국내 매출 3000억원, 글로벌 매출 7000억원 달성과 함께 '1품 1조' 비전을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