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셋 '한국 정신질환 미디어 가이드라인' 주목

란셋 '한국 정신질환 미디어 가이드라인' 주목

  • 송성철 기자 medicalnews@hanmail.net
  • 승인 2024.06.22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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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 '낙인'·'편견' 해소하려면 언론·미디어 역할 중요
이유상 용인정신병원장(교신저자)·조영탁 강동성심병원 교수(제1저자) 등 공저
대한조현병학회·대한신경정신의학회 2023년 발표 '정신질환 보도 가이드라인 1.0'

이유상 용인정신병원장(교신저자)과 조영탁 강동성심병원 교수(제1저자)는 공저자(이해우·이정선·김성완·최준호·권준수)와 함께 'Mental illness media guidelines in South Korea to combat stigma' 기고문을 국제학술지 [란셋(Lancet)]에 발표했다. ⓒ의협신문
이유상 용인정신병원장(교신저자)과 조영탁 강동성심병원 교수(제1저자)는 공저자(이해우·이정선·김성완·최준호·권준수)와 함께 'Mental illness media guidelines in South Korea to combat stigma' 기고문을 국제학술지 [란셋(Lancet)]에 발표했다. ⓒ의협신문

세계적 권위의 국제학술지 [란셋(Lancet)]이 조현병 '낙인'을 해소하기 위해 언론의 역할과 중요성을 강조한 한국의 '정신질환 보도 가이드라인 1.0'에 주목했다.

이유상 용인정신병원장(교신저자)과 조영탁 강동성심병원 교수(제1저자)는 공저자(이해우·이정선·김성완·최준호·권준수)와 함께 'Mental illness media guidelines in South Korea to combat stigma(낙인 해소를 위한 한국의 정신질환 미디어 가이드라인)'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란셋] 최근호에 발표했다.

공저자는 2011년 대한조현병학회는 조현병 환자들에 대한 편견과 낙인을 해소하기 위해 병명을 '정신분열병'에서 '조현병'으로 개정, 사회적 낙인을 줄이는 결과를 낳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조현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연루된 일련의 사건에 관한 언론 보도가 크게 늘어나면서 사회적 인식과 낙인이 오히려 악화됐다고 짚었다.

이러한 경향성은 2023년 국제학술지 [BMC Psychiatry]에 게재된 'Data-mining analysis of media frame effects on social perception of schizophrenia renaming in Korea(정신분열병에서 조현병으로 명칭 변경 후 사회적 인식에 대한 미디어 프레임의 효과 연구)' 논문에서도 잘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논문에 따르면, 조현병으로 병명을 개정한 초기와는 달리 인식 개선 효과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며, 사회적 인식은 범죄 프레임과 맞물려 오히려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공저자는 "일반 대중은 조현병과 같은 심각한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과 직접 교류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정보를 미디어에 크게 의존한다"면서 "정신 질환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형성하는 데 있어 미디어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조현병학회(이사장 안석균)와 대한신경정신의학회(이사장 안용민)는 2023년 12월 조현병을 비롯한 정신질환자에 대해 과도한 혐오나 오해를 막고, 편견 없이 치료받을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언론과 미디어의 중요한 역할을 강조한 '정신질환 보도 가이드라인 1.0'을 발표했다.

'정신질환 보도 가이드라인 1.0'은 2022년 4월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서울시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서울시정신건강복지센터가 함께 제정한 '정신질환 미디어 보도 가이드라인 1.0'을 기반으로 국내외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마련했다. 

가이드라인은 많은 사람들이 뉴스·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정신질환 정보를 획득하므로 언론인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신질환과 사건·사고 간의 인과관계를 암시하는 듯한 기사는 정신질환에 관한 편견을 증가시키고, 부정적 인식을 유발해 예방과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게 할 수 있다며 객관적이고 신중한 언론보도를 권고했다.

정신질환자가 폭력적이거나 자기통제가 어렵다거나 사회적으로 소외될 수 있음을 암시하는 표현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 아울러 정신질환에 빗대어 심각성을 묘사하는 표현도 자제해 달라고 밝혔다.

특히 망각·환청이 있다고 조현병인 것은 아니며,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의 범죄가 모두 질병의 영향으로 발생한 것은 아니라는 점도 짚었다.

공저자는 "질병에 대한 편견과 낙인은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게 하고, 사회 전체의 질병 부담도 증가시킨다"면서 "실제로 많은 조현병 환자들이 사람들의 냉대와 오해로 인해 치료를 받지 못하고 사회의 가장자리로 내몰리고 있다.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낙인 해소와 인식 개선이 필수적인 이유"라고 밝혔다.

공저자는 "이 기고문은 정신질환 미디어 가이드라인 개발을 주도한 대한조현병학회의 연구기금에서 지원을 받았다"면서 "미디어 가이드라인 위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에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대한조현병학회는 1997년 설립 이래 조현병 환자의 치료·사회 복귀·편견 해소·권익 옹호·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학술단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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