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 전공의 171명, 전의비, 전의교협, 의학모 일제히 고소 나서 "직권 남용"
2000명 증원, 대통령실도 당일 아침에야 알았다? "장관 또는 성명불상자 엄벌"
사직 전공의 171명과 교수, 학부모단체 등이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고소에 나선다. 의대정원 2000명 증원의 결정 과정을 묻는 지난 청문회에서 조규홍 장관이 "내가 결정했다"고 답했는데, 이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라는 것이다.
전국 56곳 수련병원의 사직 전공의 171명,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의대생 학부모 모임(의학모) 등은 1일 오후 고소장을 공수처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국회청문회에서 2000명 증원규모 결정 주체와 관련해 "우리(보건복지부)의 결정이었다. 내가 결정했다"고 진술했다.
특히 대통령실의 지시로 증원 규모가 기존에 정했던 수에서 2000명으로 대폭 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과 관련해 "대통령실에는 2월 6일 보건정책심의위원회 회의 직전에 2000명 증원안을 올리겠다고 보고했다"는 주장을 폈다.
이번 공수처 고소에서 대표 고소고발인으로 나선 이병철 변호사(법무법인 찬종)는 "청문회에서 장관의 발언은 자백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국민의 생명이 걸린 중차대한 결정을 장관이 독단적으로, 전문가 의견을 무시하고 국가 원수인 대통령을 '패싱'해가며 결정한 것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 해당한다"며 고소 취지를 밝혔다.
또 "대통령실도 당일 아침에야 2000명 증원을 알았다면 대통령실도 피해자인 셈"이라며 "조규홍 장관이 결정한 게 아니라면 성명불상자가 결정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주 피의자로 고소한 조규홍 장관 외에도 이 '성명불상자'를 예비적 피의자로 지목했다.
고소인들은 "공수처 수사를 통해 '성명불상자'가 누구인지 밝혀지고, 신속한 수사로 피의자들이 엄벌에 처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