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무기한휴진보다 강경한 '진료재조정'…4일 수술 '반감'

아산, 무기한휴진보다 강경한 '진료재조정'…4일 수술 '반감'

  • 김미경 기자 95923kim@doctorsnews.co.kr
  • 승인 2024.07.03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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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진은 계획대로, 환자 오해 생각해 말만 바꿨다"…외래·신환도 '뚝'
"내년까지도 보는 장기전…교수들이 직접 예약 변경하며 오래 준비"

ⓒ의협신문
ⓒ의협신문

4일부터 전면 '무기한휴진'을 발표했던 서울아산병원이 '진료재조정'으로 명칭을 변경하며 장기전을 예고했다. 실제로 당일인 4일 주요수술 수는 전년 대비 반토막 나는 등 기존의 휴진 및 진료 축소 방침에 변화는 없다는 입장이다. 

기존과 방침이 똑같다면 굳이 무기한휴진을 '진료재조정'이라는 말로 바꾼 이유는 뭘까. 

최창민 울산의대 교수 비대위원장은 "휴진이란 용어를 안 쓸 뿐, 휴진은 한다"고 답했다. 다만 '휴진'이란 말이 환자들의 오해를 부를 수 있기에, 중증환자 진료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경증·외래를 줄이고 상급종합병원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의미를 전하려 용어를 바꿨다는 것이다. 

실제로 아산병원 교수들이 자체 집계한 결과, 4일 주요 수술은 지난해 동일기간 대비 49% 감소했고, 외래진료환자는 30.5%, 신규환자는 42.1% 감소했다. 교수 비대위는 4일을 시작으로 이후로도 계속해서 진료를 조정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휴진과 진료재조정이 한창이던 전주와 비교했을 때도 진료 축소는 뚜렷했다. 주요수술은 전주 대비 29%, 신규환자는 17.2% 줄었다. 비대위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 교수들은 지난 3~4주간 직접 환자들에게 연락을 돌려 진료예약을 변경해 왔고, 교수 투표에서 나타난 휴진 찬성률은 79.1%(369명 중 292명)에 달했다. 

최창민 비대위원장은 '진료재조정'이 장기전을 대비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도 했다. 1~2주만에 끝나는 단기 휴진이 아니라 정책이 정상화될 때까지, 내년까지도 지속가능한 체계를 고수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최창민 비대위원장은 "아산병원 교수들은 대체로 강경하고 정말 내년까지 (진료재조정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며 "현 사태가 단기간에 끝날 것으로 보이지 않기에 어차피 계속해서 진료 축소와 재조정을 해나가야 하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더불어 비대위는 진료재조정 전날인 3일 입장문을 내고, 현장에서는 이처럼 불가피한 진료 축소가 이뤄지고 있는데도 정부가 수수방관하고 있다며 날 세워 비판했다. 

울산의대 교수 비대위는 "의료진은 곳곳에서 의료붕괴 조짐을 포착하는데, 정부는 정상진료가 되고 있다며 앵무새처럼 같은 말만 반복한다"며 "지난달 26일 국회청문회에서도 정부는 현 사태 해결책을 전혀 제시하지 못 했다"고 꼬집었다. 

교수 비대위는 "가장 사망률이 높은 암인 폐암의 경우, 2021년 아산병원에서 진단과 치료를 받은 폐암 발생환자가 3200명이었는데, 올해는 지난 6개월간 1100여명에 그쳤다"며 "이대로 가면 폐암뿐 아니라 중증질환의 회피가능사망률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 때문에 아산병원 교수들은 강도 높은 진료 축소와 재조정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며 "중증·응급·희귀난치성 질환 진료에 집중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진료를 축소하게 됐다. 환자분들게 송구하지만 상급종합병원이 맡아야 할 환자들을 진료할 수 있게 양보해주시라"고 전했다. 

한편 세브란스병원 교수들은 지난달 27일부터 휴진을 이어오고 있으며, 고대의료원 역시 오는 12일부로 무기한 휴진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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