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적 폐동맥고혈압, 조기발견 땐 장기생존 가능

치명적 폐동맥고혈압, 조기발견 땐 장기생존 가능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4.07.21 16:40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민·의사·정부 합심…폐고혈압 인식 제고·전문센터 설립 필요
필수·신규 약제 국내 도입 때 패스트트랙 적용 문 넓혀야
동아시아인에 적합한 약제 개발 연구에 정부 지원 확대 절실
폐고혈압학회, 세계적 치료 수준 지향…생존율 향상 연구 주력

대한폐고혈압학회는 19일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열린 제9회 대한폐고혈압학회 학술대회 및 제4회 동아시아폐고혈압학회 학술대회(PH Korea 2024 with 4th <span class='searchWord'>EASOPH</span>)에서 '국내 폐고혈압 생존율 향상을 위한 의사-정부-환자 협력 방안'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주요 현안과 정책 과제를 제안했다. 
대한폐고혈압학회는 19일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열린 제9회 대한폐고혈압학회 학술대회 및 제4회 동아시아폐고혈압학회 학술대회(PH Korea 2024 with 4th EASOPH)에서 '국내 폐고혈압 생존율 향상을 위한 의사-정부-환자 협력 방안'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주요 현안과 정책 과제를 제안했다. 

"숨을 쉬는 한 희망은 있습니다. 폐고혈압 환자를 위한 다각적인 지원 방안이 마련돼야 합니다."

치명적인 폐동맥고혈압의 치료 진전을 위해서는 조기발견이 중요하며, 이를 위한 전문센터 설치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필수·신규 약제의 국내 도입에 패스트트랙을 적용하고, 신생아·소아 폐동맥고혈압 약제 급여 적용 등 건강보험 급여 확대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미국·유럽 등 서구 중심 약제에서 벗어나 동아시아 인구에 적합한 약제 개발을 위한 연구에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대한폐고혈압학회는 19일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열린 제9회 대한폐고혈압학회 학술대회 및 제4회 동아시아폐고혈압학회 학술대회(PH Korea 2024 with 4th EASOPH)에서 '국내 폐고혈압 생존율 향상을 위한 의사-정부-환자 협력 방안'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주요 현안과 정책 과제를 제안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정욱진 회장(가천의대 교수·길병원 심장내과), 김기범 학술이사(서울의대 교수·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대희 정책이사(울산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김경희 홍보이사(인천세종병원 심장내과·심장이식센터장) 등이 참석했다. 

먼저 올해 학술대회 주요 프로그램과 의미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김기범 학술이사는 "올해 학술대회는 '폐고혈압, 미리 알고, 제대로 치료하고, 행복하게 지내세요!'를 주제로 사전등록자 21개국 343명, 현장등록자 포함 약 500여 명이 총 18개 세션에 참여해 진행된다"라면서 "심장내과, 소아청소년과, 류마티스내과, 호흡기내과 등 여러 분야 의료진이 한 자리에 모여 다학제 치료를 논하는 협력의 장으로, 대한혈관학회(KOVAS) 및 대한심부전학회(KSHF)와의 공동 세션도 마련해 폐고혈압 극복 방법, 최신 치료 등을 다각도로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다"고 전했다.

폐고혈압 극복을 위한 '신규 약제 도입', '건강보험 급여' 등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했다. 

김대희 정책이사는 "해외에서 활발하게 사용되는 치료제들이 아직 국내에는 도입되지 않은 상황으로, 국내 도입·사용 시 그간 증상 조절에 그쳤던 국내 폐동맥고혈압 치료 옵션의 판도를 바꿀 것으로 기대한다"라면서 "현재 비급여인 신생아 및 소아 폐동맥고혈압 약제의 빠른 급여화도 절실하다"고 짚었다

국내 폐고혈압 약제 급여와 처방 현황의 문제점도 짚었다. 

김대희 정책이사(울산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는 "고위험 환자에서 사용되는 프로스타사이클린 경로 표적치료제인 에포프로스테놀(GSK)은 개발된 지 30년 가까이 됐지만 아직도 국내에서 쓸 수 없으며, 고위험 환자에서 초기 3제 병합요법도 불가하다"라면서 "초기 병합요법의 보험급여가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PDE5 억제제 중 실데나필만 사용 가능하고 타다라필(릴리)은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조차 돼 있지 않다. 또 리오시구앗(바이엘)은 보험급여도 받지 못해 시장에서 거의 처방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만성혈전색전성 폐고혈압(CTEPH)에 대한 정책 제안도 제시됐다. 

김대희 정책이사는 "현재 4군(CTEPH)과 증상이 유사한 1군(폐동맥고혈압·PAH)은 희귀질환으로 지정돼 산정특례를 통해 본인부담률 10%를 적용받지만, 4군은 1군보다 환자 수가 훨씬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미 개발돼 있는 치료법이 있음에도 질병코드조차 없는 실정이며, 희귀질환 및 산정특례 적용을 받지 못해 환자의 의료비 부담이 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욱진 대한폐고혈압학회장
정욱진 대한폐고혈압학회장

폐동맥고혈압학회는 폐고혈압 질환 인식 향상을 위한 '폐,미리(Family) 희망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김경희 홍보이사는 "폐고혈압은 보다 정확한 진단을 통한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한 질환"이라며, "캠페인 사업의 일환으로 의료진 대상 폐고혈압의 진단 및 치료에 대한 교육 자료 등을 개발해 배포·교육하고 있으며, 환자들 또한 폐고혈압의 증상 등 질환의 이해도를 높이고, 적합한 병원에 방문할 수 있도록 대국민 교육 영상을 제작, 학회 유튜브 등을 통해 확산하고 있다. 학회는 폐고혈압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인 캠페인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폐동맥고혈압이 위험한 이유는 무엇일까. 조기진단을 위한 전문센터 설치 필요성도 재차 강조됐다. 

김경희 홍보이사는 "폐동맥고혈압은 폐동맥 혈관 내부의 공간이 줄어들고, 점차적으로 폐혈관 저항이 커지면서 우심실 후부하가 증가해 우심실 부전과 조기사망으로 이어지는 치명적 질환이다. 게다가 확진까지 1.5년이나 소요되고(미국 기준), 생존기간은 2.6년에 그친다"라면서 "조기진단이 생존율을 좌우한다. 조기발견 시 10년 이상 장기생존이 가능하다. 현재 국내 치료 중인 환자는 약 1500명이며, 숨겨진 폐동맥고혈압 환자는 4500∼60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이기 때문에 조기진단을 위한 폐동맥고혈압 전문센터 설치가 시급하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폐고혈압전문센터는 미국 80곳 이상, 호주 50곳 이상, 캐나다 17곳이 설치돼 있지만, 국내에는 전문센터는 고사하고 다학제팀을 갖춘 병원을 찾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폐고혈압의 근본적인 극복을 위한 '전주기 정밀의학을 활용한 폐고혈압 극복 프로젝트'(OPUS-K)도 제안됐다.

이 프로젝트는 국내 폐고혈압 진료지침 준수율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려 국내 폐고혈압 생존율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학회의 핵심 중장기 프로젝트다.

정욱진 회장은 "세부적으로 크게 진단 바이오마커 및 치료표적 발굴 중개연구, 정밀의학 국제협력체계 구축, 근거 창출을 위한 무작위 임상연구, 진료지침 준수율 향상 이행연구 등 4가지 과제를 수행한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에 뒤쳐진 난치성 폐고혈압의 5년 생존율을 95% 이상, 특히 폐동맥고혈압 환자에서 10% 향상시킬 것으로 예상한다"라면서 "아직 세계적인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국내의 경우 현재 폐동맥고혈압은 조기에 진단받으면 70% 이상의 생존율을 기대할 수 있는 만큼, 조기 진단과 치료 및 관리의 전문성을 강화를 위해 (가칭) OPUS-K에 대한 K-ARPA-H 등 정부의 중장기 연구 프로젝트에서 주제 선정과 지속적 지원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폐고혈압(Pulmonary Hypertension·PH)은 전세계 인구의 1%에서 여러 원인에 의해 생기는 난치성 질환으로, 국내 환자는 약 5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폐고혈압의 한 종류(WHO 분류상 5개 군 중 1군)인 폐동맥고혈압은 약 6000명으로 추산되며 국내 5년 생존율은 약 72%, 평균 생존기간은 13.1년으로 과거에 비해 향상됐다. 하지만 일본 등 선진국의 폐동맥고혈압 생존율이85% 이상인 것에 비하면 아직 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