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홍 장관 "사직 전공의 971명 재취업...의료현장 복귀" 주장 계속
대형병원 일반의 계약직 모집도 "의료공백 메우기 위한 노력" 치하
의료계 "전공의 벼랑 끝 선택마저, 정부 성과로 포장...비양심" 비판
정부가 전공의 재취업 통계를 활용 "의료현장으로 돌아오는 인력이 늘어나고 있다"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전공의 미복귀와 그로 인한 의료공백 장기화에 책임을 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데, 의료계 내부에서는 "정부의 성과 부풀리기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1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모두발언에서, 다시한번 전공의 재취업 통계를 인용하며 "하반기 전공의 모집과는 별개로 진료를 위해 의료현장으로 돌아오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특단의 대책으로 내놨던 하반기 추가모집, 이어진 추추가모집에도 전공의들의 복귀가 요원해보인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때다.
조 장관은 "대한민국 의료를 위해 전공의들에 돌아올 수 있는 기회를 최대한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전공의 추추가모집의 당위성을 재차 강조하면서 "주변의 시선, 복귀 후 수련에 대한 걱정 등으로 지원을 망설이는 사직 전공의들은 현명한 결정 내려달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이와 별개로 진료를 위해 의료현장으로 돌아오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면서 "12일 기준 사직 전공의 가운데 971명이 의료기관에 취업했다. 일주일 전에 비해 350명이 증가했다"고 자찬했다. 지난주에 이어 전공의 재취업을 의료현장 복귀로 평가하는 발언들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상급종합병원들의 '일반의 촉탁의' 모집도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한 노력"으로 치하했다. 진료지원 간호사(PA)법제화 작업 또한 의료정상화를 위한 정부의 노력이라고 부연했다.
조 장관은 "상급종합병원들은 일반의 촉탁의를 모집하는 등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정부도 진료지원 간호사와 같은 인력 확충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법 제정 등 제도화를 통해 상급종병이 전문의 중심으로 운영되도록 구조개혁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주장했다.
의료계에서는 "전공의들의 벼랑 끝 선택마저, 정부가 자기 성과로 포장하고 있다"는 격앙된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에 저항해 사직을 결심한 전공의들이 생활을 위해 또 다른 취업전선에 뛰어든 것을, '의료현장 복귀'로 규정해 의료공백 장기화에 대한 책임을 면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상급병원들이 일반의 촉탁의 채용공고를 통해 사직한 전공의들을 대신할 인력 채용에 나선 것을,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한 노력으로 포장한 점도 반감을 사고 있다.
실제 다수 대학병원들이 전공의 사직처리 이후 줄줄이 일반의 계약직 채용공고를 냈는데, 전공의들은 "복귀를 유도하기 위한 편법적 시도"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었다.
의료계 관계자는 "멀쩡히 수련받던 전공의들이 수련 중이던 대형병원을 떠나 개원가나 일반 병원에 취업하거나, 계약직 의사로 일하게 된 것을 정말 복귀로 볼 수 있느냐"고 꼬집었다.
이어 "각종 전공의 복귀 대책이 무위로 돌아갔는데도 정부는 과오를 인정하거나 현실적인 대책을 내놓는 대신 면피용 발언들만 쏟아내고 있다"면서 "전공의들이 재취업을 통해 의료현장으로 복귀하고 있다는 발언은 눈가리고 아웅을 넘어, 비양심"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정부는 복귀 전공의 명단 유포 및 비방과 관련한 수사의뢰 현황도 공개했다.
지금까지 총 21건의 수사의뢰를 진행했으며,수사당국에서 수사를 통해 용의자를 특정하고 검찰 송치 등 조치를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조 장관은 "앞으로도 복귀를 방해하는 불법적 행위에 대해서는단호하고, 엄중하게 대응하여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