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60세 여성 162만명 국가건강검진 데이터 분석…초경 늦거나 폐경 빠를수록 치매 위험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유정은·윤대현·진은효 교수팀 [Alzheimer's Research & Therapy] 발표
중년 여성의 우울증과 '젊은 치매(Young Onset Dementia, YOD)' 간에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 유정은(가정의학과)·윤대현(정신건강의학과)·진은효(소화기내과) 교수 연구팀은 우울증을 앓고 있는 중년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조기 발병 치매 위험이 2배 이상 높다는 연구결과(Association between depression and young-onset dementia in middle-aged women)를 신경과학분야 학술지 [Alzheimer's Research & Therapy] 최근호에 발표했다.
젊은 치매(YOD)는 65세 이전에 진단되는 조기 발병 치매를 의미한다. 최근 메타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젊은 치매 유병률은 30∼64세 인구 10만명당 119.0명으로 보고됐다. 이 연령대는 일반적으로 직장과 가족 부양을 책임지고 있어 사회·경제적 문제를 야기한다. 유병률이 낮고 병인의 다양성이 크기 때문에 진단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증상 발현을 지연시키고 적절한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치료 기회를 놓칠 수 있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연구팀은 젊은 치매 발병 위험 요인을 파악함으로써 예방 및 치료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2009년 국가건강검진 데이터를 기반으로 40∼60세 162만 1351명(폐경 전 여성 94만 6931명, 폐경 후 여성 67만 4420명)을 약 9년간 추적 관찰했다.
우울증 유병률은 폐경 전과 폐경 후 여성의 경우 각각 3.3%와 5.9%였다. 폐경 전 여성은 폐경 후 여성에 비해 흡연율·과도한 음주율·저소득률·당뇨병·고혈압·이상지질혈증·만성 신장 질환·비만(BMI ≥ 30kg/m)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추적 기간 동안 젊은 치매는 총 9197건으로 조사됐다. 진단 시 평균 연령은 53.4세 ± 4.6세였다.
연구 결과, 우울증이 있는 폐경 전 여성은 우울증이 없는 여성에 비해 치매 위험이 2.7배, 우울증이 있는 폐경 후 여성은 우울증이 없는 여성에 비해 2.5배 증가했다.
우울증이 없는 폐경 전 여성의 경우 늦은 초경 연령(> 16세)에서 대조군에 비해 젊은 치매 위험이 1.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폐경 후 여성의 경우, 폐경 연령이 어릴수록 젊은 치매 위험이 증가했다. 우울증이 있는 여성에서 40세 이전에 폐경을 경험한 사람은 67%, 우울증이 없는 여성에서 40세 이전에 폐경을 경험한 사람은 62% 젊은 치매 위험이 증가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중년 여성의 우울증이 조기 발병 치매의 중요한 위험 요인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아울러 호르몬과 관련된 여성의 생리적 변화가 조기 치매 발병에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유정은 교수는 "우울증이 동반된 여성과 특히 조기 폐경 등으로 인해 여성 호르몬 노출 기간이 짧은 여성은 정신건강 관리와 스크리닝을 통해 조기 발병 치매를 예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중년 여성의 우울증은 폐경 전후에 젊은 치매 발병 위험을 증가시키는 데 기여한다"면서 "호르몬 변화와 관련된 여성의 생식 요인은 이러한 연관성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우울증과 씨름하는 중년 여성에서 젊은 치매를 예방하거나 지연시킬 수 있도록 치료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년 여성의 정신건강 관리가 조기 발병 치매 예방에 미치는 영향을 재조명하였다. 연구진은 향후 추가 연구를 통해 우울증과 치매 간의 연관성을 더욱 명확히 하고, 이를 바탕으로 예방 및 치료 전략을 개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