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뇌동정맥 기형' 칼 대신 '감마나이프' 효과 입증

'거대 뇌동정맥 기형' 칼 대신 '감마나이프' 효과 입증

  • 송성철 기자 medicalnews@hanmail.net
  • 승인 2024.08.22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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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백선하 교수팀, 3년 간격 치료 결과 분석…완치율 61.5%
대한의학회 국제학술지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발표

컴퓨터 자동화 시스템을 갖춘 콘빔시티(Cone Beam CT)를 결합한 아이콘(ICON) 감마나이프. 엘렉타(Elekta)가 개발한 6세대 장비다. ⓒ의협신문
컴퓨터 자동화 시스템을 갖춘 콘빔시티(Cone Beam CT)를 결합한 아이콘(ICON) 감마나이프. 엘렉타(Elekta)가 개발한 6세대 장비다. ⓒ의협신문

서울대병원 교수팀이 부피가 10mL 이상인 거대 뇌동정맥 기형(AVM) 환자에게 감마나이프 수술을 적용, 61.5%의 완치율 보였다고 보고했다.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백선하 교수 연구팀(명호성 임상강사)은 1998∼2013년까지 거대 뇌동정맥 기형 환자 96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시간-순차적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Time-Staged Gamma Knife Radiosurgery)의 장기적인 치료 효과' 연구 결과를 대한의학회 국제학술지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최근호에 발표했다.

종양이나 뇌동정맥 기형 등은 기존에는 전신마취 하에 머리를 열어 4∼5시간 동안 병변을 제거하고 장기간 입원 및 요양을 해야 하는 개두술(craniotomy)이 유일한 치료법이었다. 감마나이프 개발로 절개나 마취를 하지 않고도 수술할 수 있고, 당일 퇴원해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있어 환자와 보호자의 고통과 불편을 줄였다. 감마나이프는 고에너지의 감마선을 머릿 속 병변 부위에 조사, 정상 뇌조직의 손상없이 안전하고 정확하게 종양이나 혈관 기형을 제거하는 방사선 수술장비다. 다만 종양 크기가 작고, 신경학적 증상이 없는 환자라야 적용할 수 있다는 제한점이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10∼30mL 부피의 거대 뇌동정맥 기형 환자를 대상으로 감마나이프 수술을 시행, 평균 10.5년 동안 치료결과를 분석했다.

동정맥 기형은 뇌 내 모세혈관이 정상적으로 형성되지 않아 동맥과 정맥이 직접 연결되는 선천적 질환으로, 두통·뇌전증·뇌출혈 등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한다. 작은 크기의 뇌동정맥 기형은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이 효과적이다. 10mL 이상의 거대 뇌동정맥 기형은 감마나이프 단독 치료 효과가 낮고 합병증 위험이 높아 기존에는 다른 치료 방법을 병행했다. 그러나 병행 치료 효과가 확실하지 않아 논란이 일었다.

백선하 교수 연구팀은 거대 뇌동정맥 기형을 치료하기 위해 3년 간격으로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을 반복 시행하는 '시간-순차적 감마나이프 수술'을 새로운 치료 전략으로 제시했다.

환자들은 뇌동정맥 기형 부피에 따라 ▲10∼20mL군 ▲20∼30mL군 ▲30mL 초과군으로 분류했다. 

연구 결과, 10∼20mL군은 첫 번째 감마나이프 수술에서 13.5Gy 이상 방사선 용량을 사용했을 때 더 높은 치료 성공률을 보였다. 

20∼30mL군은 두 번째 감마나이프 수술 후 치료 성공률이 크게 증가했다. 반면, 30mL 초과군은 첫 번째 수술만으로는 치료되지 않았다.

각 그룹에서 환자의 절반이 치료 성공(동정맥 기형 폐쇄)에 도달하는 평균 시간은 10∼20mL군 3.5년, 20∼30mL군 6.5년, 30mL 초과군 8.2년으로 조사됐다. 

거대 뇌<span class='searchWord'>동정</span>맥 기형 부피가 10∼20mL군에서 가장 높은 치료 성공률을 보였다. 20∼30mL군, 30mL 초과군 순으로 치료 성공률이 낮아졌다. ⓒ의협신문
거대 뇌동정맥 기형 부피가 10∼20mL군에서 가장 높은 치료 성공률을 보였다. 20∼30mL군, 30mL 초과군 순으로 치료 성공률이 낮아졌다. ⓒ의협신문

연구팀은 "거대 뇌동정맥 기형의 부피가 클수록 치료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더 오랜 시간과 반복적인 감마나이프 수술이 필요함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완치율은 10∼20mL군 73%, 20∼30mL군 51.7%, 30mL 초과군 35.7%로 전체 61.5%로 파악됐다.

합병증은 13.5%에서 출혈이, 8.3%에서 만성캡슐화확장혈종(CEEH)이 발생했다. 특히, 거대 뇌동정맥 기형 크기가 클수록 합병증 발생 위험이 증가했다.

연구팀은 "시간-순차적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이 30mL 이하의 거대 뇌동정맥 기형 환자들에게 높은 완치율을 제공하면서도, 비교적 관리 가능한 수준의 합병증 발생률을 보여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방법임을 확인했다"면서 "방사선 용량과 기형의 부피가 치료 성공의 중요한 예후 인자인만큼 치료 전략을 세울 때 초기 부피를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백선하 교수 "이번 연구는 거대 뇌동정맥 기형에 있어 시간-순차적 감마나이프 치료법의 장기 예후를 분석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비록 시간이 걸릴지라도 반복적인 감마나이프 단독 치료만으로도 우수한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거대 뇌동맥적 기형 환자들이 꾸준히 치료를 받는 것이 좋은 결과를 나타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 거대 뇌동정맥 기형 부피가 10∼20mL군에서 가장 높은 치료 성공률을 보였다. 20∼30mL군, 30mL 초과군 순으로 치료 성공률이 낮아졌다.

▲컴퓨터 자동화 시스템을 갖춘 콘빔시티(Cone Beam CT)를 결합한 아이콘(ICON) 감마나이프. 엘렉타(Elekta)가 개발한 6세대 장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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