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전도 결과 휴대폰 사진 촬영만으로 분석 인공지능 솔루션…AUC 0.840 정확도
윤연이·조영진·박지석·김중희 교수팀 [European Heart Journal Digital Health] 발표
심전도 검사에서 대부분 정상인 '안정형 협심증' 환자에서 관상동맥질환 고위험군을 판별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모델이 개발됐다.
관상동맥은 세 개의 혈관을 통해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한다. 콜레스테롤 등으로 관상동맥 내경이 좁아진 상태를 '협심증', 혈전 등으로 인해 혈액 공급이 막히고 심장근육이 마비·괴사하는 질환을 '심근경색'으로 부른다. 급성 심근경색 시 가슴통증(흉통) 증상이 나타난다. 최대한 빠른 시간에 혈관 재개통 및 확장술을 받아야 한다.
최근 개발한 인공지능 기술 기반 심전도 분석기술은 가슴통증이 심하고, 심전도 변화가 비교적 뚜렷한 응급 환자에게 유용하다. 하지만 흉통이 간헐적이고, 심전도 변화가 뚜렷하지 않은 '안정형 협심증'에 활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공동연구팀은 분당서울대병원을 방문한 2만 1866명 안정형 협심증 환자의 심전도 데이터를 활용, 관상동맥질환 위험도를 알려주는 인공지능 기반 심전도 분석기술을 개발한 뒤 정확도를 검증한 연구결과를 [European Heart Journal Digital Health] 최근호에 발표했다.
"별도의 코호트 연구에서 수집한 4517명의 환자 데이터로 검증한 결과, AI 알고리즘이 산출한 수치(디지털마커)의 정확도를 의미하는 AUC(곡선하면적)가 최대 0.840에 이를 정도로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고 밝힌 공동연구팀은 "기존 심전도 분석으로는 관상동맥질환 위험도를 평가하기 어려운 안정형 협심증 환자에서 심근경색 등 고위험군을 평가할 수 있는 인공지능 솔루션을 개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윤연이 교수는 "심전도 기기와 연결 없이 휴대폰 사진 촬영만으로 심전도를 분석할 수 있다. 휴대폰만 있으면 누구든 사용할 수 있어 범용성이 아주 높은 솔루션"이라면서 "응급실뿐만 아니라 외래 진료나 건강검진까지 관상동맥질환 고위험군을 선별하기 위한 용도로 폭넓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영진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디지털마커 외에도 심전도만으로 심혈관 사망·발작성 심방세동·좌심실 비후·비후성 심근병증·심장판막질환 등 다양한 질환을 조기진단할 수 있는 새로운 디지털 마커들을 발굴했다"면서 "현재 1차 의료기관에서 활용 가능한 심전도 분석 솔루션을 개발해 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