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선 교수실 '의대 증원 비판 댓글' 학생들에게 요구? 논란

정형선 교수실 '의대 증원 비판 댓글' 학생들에게 요구? 논란

  • 김미경 기자 95923kim@doctorsnews.co.kr
  • 승인 2024.09.09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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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은 여론전 몰두, 지지 않도록 하자"
제출된 과제, 증원 찬성 아니라면 '수정' 지시도

ⓒ의협신문
연세대 보건행정학부 강의 안내 메세지. (사진 왼쪽부터)8일 오후 추가 안내, 3일 첫 안내[사진=연세대학교 에브리타임 발췌] ⓒ의협신문

연세대학교 보건행정학부 강의 과제로 '유튜브 영상에 의대 증원과 관련한 댓글 달기'가 요구돼 논란이 일고 있다. 과제를 안내하면서 "증원에 반대하는 의사단체 등은 여론전에 몰두하고 있으니 (증원을 찬성하는 쪽이) 여론전에 밀리지 않도록 해달라"고도 했다.

해당 강의를 맡은 이는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 보건행정학부의 정형선 교수로, 지난 3일 MBC의 '100분토론'에서 의대 증원을 찬성하는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이날 오후 출제된 과제는 유튜브에 올라온 해당 100분토론 영상에 댓글을 달고, 현안에 대한 견해를 제출하는 것이다. 

8일 오후 추가 과제 안내에는 증원을 찬성하는 여론을 학생들에게 요구하며, 심지어 이미 제출된 과제가 증원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면 수정해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과제를 안내한 조교는 "의대증원을 반대하는 의대생, 전공의, 의사단체 등은 만사 제끼고 여론전에 몰두하는 것으로 듣고 있다. 현재 달린 댓글의 내용과 분량을 보면 확인할 수 있다"며 "(의료계는) 9일부터 수능 접수가 이뤄지는데 불가능한 주장을 계속하며 응급실 진료를 이탈해 국민과 환자를 겁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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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추가 안내된 과제 메세지 후반부. [사진=연세대학교 에브리타임 발췌] ⓒ의협신문

또 "의료제도를 전공하거나 수강하는 학생으로서 간단하게라도 유튜브 댓글을 달고 여론전에 밀리 않도록 해주기를 조교로서 부탁드린다"며 "이런(증원을 찬성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과제를 작성해 제출하고, 이미 제출된 게 그러지 않다면 수정해 제출해주길 바란다"고 부연했다.

한 수강생은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을 통해 "본인 의견 개진이 아닌 의대 증원을 지지하는 댓글을 요구한 것은 대학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훼손하며, 학교에서 자유로운 의견 표현의 권리가 침해받은 사건"이라며 "보건행정학부 강의에서 위계를 통해 학생을 이용한 여론조작을 시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우리는 모두 강의실에서 부당한 요구 없이 수업을 들어야 하고, 학문의 전당에서는 다양한 견해가 존중돼야 한다"고 짚은 이 학생은 "수강생들은 부당한 지시를 거부할 시 성적평가에 불이익이 있을지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세대 보건행정학부 관계자는 9일 오전 [의협신문]과 통화에서 "강의를 담당하는 조교의 일방적인 의견"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학부 차원에서도 해당 사실은 이날 오전에 막 확인했기에 구체적 대응이나 징계 방안은 아직 논의되지 않았다"면서도 "오늘 학부 차원에서 교수 회의가 예정돼 있다"며 추후 대응 방침을 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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