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제약사에 리베이트 받은 의사 정조준 "소득세 과세"

정부, 제약사에 리베이트 받은 의사 정조준 "소득세 과세"

  • 박양명 기자 qkrdidaud@naver.com
  • 승인 2024.09.25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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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리베이트 제공 제약사 등 16개 업체 세무조사 결과 공개
결혼식 비용 일체 제공받은 의원 원장 부부 특정해 소득세 과세
"의정 갈등 상황과 관계없다…리베이트에 포커스 맞췄다"

금융당국이 제약사에게 불법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약품 리베이트를 받은 의료인을 특정해 소득세를 과세한 것.

국세청은 리베이트를 제공한 건설사, 의약품 업체, 보험중개법인 등 47개 업체 세무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25일 공개했다. 구체적으로 세무조사 대상이 된 의약품 업체는 16곳이다.

16개의 업체는 병의원과 의료인에 물품 및 현금을 지급하거나 영업대행사(CSO)를 통해 우회적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A업체는 의료인의 호화 결혼 비용을 대납하고, 고급가구・대형가전을 배송하는 등의 방식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협신문
A업체는 의료인의 호화 결혼 비용을 대납하고, 고급가구・대형가전을 배송하는 등의 방식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협신문

국세청이 공개한 주요 사례를 보면 한 의약품 업체는 의원 원장 부부의 예식비, 신혼여행비, 예물비 등 결혼비용 수천만원을 대납했다. 병원 소속 의사에게는 서울 최고급 호텔 숙박비 수백만원을 대납하기도 했다.

또다른 업체는 의사의 집으로 명품소파 등 수천만원 상당의 고급가구, 대형가전을 배송하기도 했다. 병원장의 배우자, 자녀 등을 의약품 업체 주주로 등재한 후 수십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한 곳도 있었다.

과거 세무조사에서는 리베이트를 제공한 업체에 법인세를 부과하는 데 그쳤는데, 이번에는 리베이트를 받은 의료인에게까지 세금을 과세했다. 앞서 나온 결혼식 비용 일체를 지원 받은 의원 부부 원장이 그 과세 대상이다.

국세청은 세무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리베이트로 최종 이익을 누리는 자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조사대상 의약품 업체 영업담당자들은 리베이트를 받은 의료인을 밝히느니 그들의 세금까지 본인들이 부담하겠다며 하소연했다"라며 "의료계 카르텔이 얼마나 강고한 지 알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민주원 국세청 조사국장은 "그동안 제약 업체를 통해 리베이트가 최종 귀속이 어떻게 됐는지를 확인하려고 노력을 했지만 당사자의 진술 등으로만 확인하기 어렵고 세무조사 인력도 한정적이다 보니 끝까지 추적해서 의료인에게 과세를 하는 경우는 아주 많지 않았다"고 운을뗐다.

이어 "리베이트 관행을 실질적으로 끊기 위해서는 받은 사람에 대한 과세가 이뤄져야지 근본적으로 단절되지 않겠댜는 생각을 갖고 그 부분에 더더욱 포커스를 맞춰 조사 역량을 최대한 집중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를 특정해 과세까지 하는 것은 정치적 세무조사라는 시선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국장은 "현재 의료계 상황을 염두에 뒀다기보다 리베이트라는 데 포커스를 맞췄다"라며 "리베이트 수수가 가장 만연된 분야가 건설업체, 의약품 업체였기 때문에 이들 업체를 조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의정 갈등은 최근에 이뤄진 것"이라며 "국세청이 조사를 한 것은 모든 업체들이 신고를 하고 내용을 분석, 조사를 착수하는 데까지 시간이 걸리는데 과거 최소한 3~4년 전부터 이뤄진 부분이다. 보건복지부 등 다른 정부부처와 논의를 하거나 협력한 부분이 없다"고 거듭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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