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의료사태 '시화호 협의체' 해결방식 제안"

시민단체 "의료사태 '시화호 협의체' 해결방식 제안"

  • 송성철 기자 medicalnews@hanmail.net
  • 승인 2024.10.10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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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소비자연대 "대화·토론 통해 회생 대책 결정...숙의 민주주의" 제안
서울의대교수비대위 주최 10일 '의료 개혁, 어디로 가는가?' 주제 토론회

10일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주최한 '의료 개혁, 어디로 가는가?' 주제 토론회는 유미화 <span class='searchWord'>녹색</span>소비자연대 상임대표가 사회를 맡아 진행했다. 이날 토론회는 정부에서 장상윤 대통령비서실 사회수석 비서관과 정경실 보건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장이, 서울의대 교수 비대위에서 강희경 위원장과 하은진 비대위원이 참여했다. ⓒ의협신문
10일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주최한 '의료 개혁, 어디로 가는가?' 주제 토론회는 유미화 녹색소비자연대 상임대표가 사회를 맡아 진행했다. 이날 토론회는 정부에서 장상윤 대통령비서실 사회수석 비서관과 정경실 보건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장이, 서울의대 교수 비대위에서 강희경 위원장과 하은진 비대위원이 참여했다. ⓒ의협신문

갈등을 넘어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의료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민관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 끝장토론과 간담회 등 숙의(熟議)를 통해 해결책을 찾아내자는 제안이 나왔다. 

유미화 녹색소비자연대 상임대표는 10일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주최한 '의료 개혁, 어디로 가는가?' 주제 토론회에서 "지난 9개월 동안 의료소비자와 환자는 너무 힘들었다. 언제까지 이렇게 더 버티고 감당해야 하냐?"면서 조속한 사태 해결에 무게를 실었다.

유미화 상임대표는 "오늘은 시화호 30주년이자, 정부가 시화호의 날로 규정한 첫날이다. 의료개혁을 둘러싼 갈등도 대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30년 전 사회적 갈등으로 치달았던 죽음의 시화호 사태를 해결한 경험을 소개했다.

30년 전 정부는 일방적으로 서해안 갯벌에 둑을 막아 호수를 만들어 농업용수와 공업용수로 쓰겠다는 정책을 발표하고, 12.7km의 방조제를 쌓았다. 그 결과 시화호가 썩어들어갔고, 갈등이 폭발했다.

유미화 대표는 "시민단체의 제안으로 정부와 화성·시흥·안산 시민이 참여하는  지속가능발전협의회를 구성했다. 간담회와 끝장토론을 거쳐 시화호 사업을 원점 재검토하기로 했고, 정부가 용기있게 수용했다"면서 "민간 협의로 시화호를 되살리는 작업을 진행한지 20년 만에 죽음의 시화호는 자연이 숨쉬고, 시민이 향유하는 보고(寶庫)로 다시 탄생했다. 사회 갈등이 발생했을 때 민간 협의로 해소한 세계적으로 대표적인 사례가 됐다"라고 설명했다. 

유 대표는 "환자와 의료 소비자가 인정하는 의료개혁을 하기 위해서는 일단 만나서 듣고, 같이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며 숙의 민주주의 해결 방식을 제안했다.

이날 토론회는 의료위기 원인과 해결책에 관해 큰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는 정부와 의료계 관계자가 한 자리에 모여 '숙론'을 장을 모색해 보자는 취지에서 열렸다. 

하은진 서울의대교수비대위원은 "(전공의를)갈아넣을 수도 없고, (환자는)의료를 많이 이용할 수도 없다. 건강보험 재정은 계속해서 증가할 수도 없다. 개선이 필요한 것은 맞다. 이렇게 복잡하고 어려운 갈등이 엮여 있는 문제를 개선하고 싶었다면 모두 공개해서 이해를 구했어야 하고, 치열한 논의를 통해 진행했어야 한다. 그렇지 않은데 대해 정부는 한 번은 반성해야 한다"면서 "정부의 의료개혁 추진 방식과 태도에 모두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하은진 비대위원은 "이런 식으로 하면 한국의료는 다 죽는다. 전공의들이 자리를 떠난 것은 이대로 가면 한국 의료의 미래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려운 필수의료와 중증의료를 자발적으로 선택했던 전공의들은 주 80∼100시간 동안 월급 300만 원 받고 열심히 살았다. 그런 전공의들을 잘못된 집단행동을 한다고 낙인찍고, 사회에서 고립시키면 안된다"고 정부의 접근 방식을 비판했다.

"정부를 믿을 수 있도록 해 달라. 믿을 수 있는 상황에서 새로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밝힌 하은진 비대위원은 "이미 진행한 의료정책 때문에 부작용이 자꾸 생기고 땜빵하고 있다. 비용이 너무 드는 의료정책은 제발 멈추어 달라"고 일단 멈춤을 요청했다. 

대화를 통한 사태 해결에는 대부분 공감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접근 방식에 관해서는 여전히 의견 차이를 보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복지수석은 "의료계 구성원이 다양하다 보니 의견을 결집할 수 있는 거버넌스가 약한 게 답답한 부분이 있다"면서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 대안을 가진 반대에 대해서는 언제든지 환영한다"고 언급했다. 

강희경 서울의대교수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개혁특별위원회로 들어오라고 하지만 대통령 자문기구인데다 결정권이 없다. 일시적이며, 투명하지도 않다"며 "투명하게, 장기적인 안목으로 다 같이 한 테이블에 앉아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으면 좋겠다. 숙론의 자리가 계속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유미화 대표는 "의료계에서 통합된 의견을 갖고와야 한다거나 단일화된 거버넌스를 이야기 하는 것은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를 풀 수 있으면 스탭 바이 스탭으로도 갈 수 있다. 한 번으로 안 되겠지만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시화호가 살아났듯이 의료개혁도 모두가 행복하게 같이 만들어가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정부의 조건부 대화 입장을 지적했다.

유미화 녹색소비자연대 상임대표가 사회를 맡아 진행한 이날 토론회는 정부에서 장상윤 대통령비서실 사회수석 비서관과 정경실 보건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장이, 서울의대 교수 비대위에서 강희경 위원장과 하은진 비대위원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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