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덕선 의평원장 "의학교육 질 저하·독립성 및 자율성 훼손…즉각 중단해야"
"의학교육 현장 혼란 심화…의학교육 수준 향상·의료인력 질 보장 부정적 작용"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이 의학교육 평가·인증 업무를 무력화 하는 교육부의 시행령 개정안에 "의학교육의 질을 저하하고, 헌법과 법률이 규정한 교육의 자주성과 대학의 자율성을 침해한다"며 공식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의평원은 16일 오후 4시 서울대 암연구소 이건희홀에서 지난 9월 25일 교육부가 입법예고한 '고등교육기관의 평가·인증 등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령안'(고등교육 평가·인증 규정 개정안) 관련 기자회견을 열어 "평가기관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훼손하는 조치를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다.
고등교육 평가·인증 규정 개정안(https://opinion.lawmaking.go.kr/gcom/ogLmPp/79914?pageIndex=4&)은 교육부가 의학교육 평가·인증 기관인 의평원을 취소하더라도 기존 평가·인증 유효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근거 규정을 신설했다. 즉 의평원이 부재하더라도 기존 평가·인증 기간을 연장토록 허용, 무한 연장도 가능하다.
학사운영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거나 교육여건이 저하돼 인정기관에서 불인증을 받아야 하는 경우에도 1년 이상 보완기간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았다.
아울러 평가인증 기준 등 중대한 변경 시 사전에 교육부 인정기관심의위원회에서 심의하도록 근거를 신설, 인정기관심의위가 의평원을 규제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평가인증 기준·방법·절차 등을 변경할 경우 최소 1년 전에 확정, 사전에 알리도록 규정을 신설했다.
안덕선 의평원장은 "고등교육 평가·인증 규정 개정안은 의학교육 현장의 혼란을 심화하고, 의학교육 수준 향상과 의료인력의 질 보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의학교육의 가치와 의사 양성의 중요성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라"고 교육부에 촉구했다.
"교육부 개정안은 평가기관의 자율성을 제한하고, 독립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평가인증 자체를 훼손하는 내용을 다수 포함하고 있다"고 지적한 안덕선 의평원장은 "평가기관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훼손하는 조치를 즉각 중단하라"면서 자율성과 독립성 보장을 요구했다.
안덕선 의평원장은 "어느 날 갑자기 아무런 사전 예고없이 기존 의학교육체계를 뒤흔드는 결정을 발표하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의학교육 여건 조성에 요구되는 시간적 요소를 무시하는 것에 더해 의사를 양성하는 의학교육의 가치와 역할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속내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며 "정원 증원, 학제 개편, 평가인증 절차 개선이 필요하다면 할 수 있겠지만 정당성을 획득하기 위한 전제는 의사를 양성하고 배출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한다. 이런 전제를 충족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모든 시도는 개선이 아닌 개악"이라고 비판했다.
의평원은 의과대학의 교육 여건과 질을 확인하고 사회에 알릴 책무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안덕선 의평원장은 "보건 향상과 국민건강 증진을 위해서는 실력있는 의사를 양성해야 하고, 이런 의사를 양성하기 위해 의과대학은 제대로 된 교육 여건을 갖춰야 하며, 이를 검증받아 사회에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면서 "이것은 의과대학과 의료계에 부여된 사회적 책무이며, 국민과 한 약속"이라고 밝혔다.
"교육부 개정안은 실력 있는 의사를 배출하여 국민건강 증진에 기여한다는 의료계의 대국민 약속 실천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내용으로 점철되어 있다"고 지적한 안덕선 의평원장은 "의과대학 교육 질 관리와 양질의 의료인력 양성이라는 평가인증기관에 부여된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고등교육 평가·인증 규정 개정안은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고 분명한 반대 입장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