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의 히든 카드 "인맥이 뭔지 보여주마"

의료계의 히든 카드 "인맥이 뭔지 보여주마"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4.11.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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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박인터뷰] 이상운 대한병원장협의회장 '음지 일꾼'
"내 이름을 남기기보단 회원들을 위한 성과를 남기겠다"

이상운 대한병원장협의회장 ⓒ의협신문
이상운 대한병원장협의회장 ⓒ의협신문

'의료계에서 쓰지 않은 히든카드. 두터운 인맥'

이상운 대한병원장협의회장이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 출마 권유를 받으며 들었던 평가다.

의료사태 후 언론에 노출돼 온 타 후보들에 비해 생소할 수 있는 이름. '긁지 않은' 복권이기에 전략 노출이 되지 않은 의료계의 히든 카드라고 자신했다.

40대, 41대 대한의사협회 집행부 부회장을 역임하며 5년간 회무 경험도 축적했다.

코로나19 창궐 당시 신속항원검사 수가에 대한 대정부 협의, 간호법에 대한 대통령 거부권 행사 당시 국회 대관업무를 수행했던 이 회장. "음지에서 일만했다"는 그의 말처럼 수면 아래서, 황금 인맥을 동원한 '음지 활동'에 주력했다고 이 회장은 자부했다.

"인맥? 급이 다르다는걸 알거다"

이 회장은 "10년 넘게 구축된 인맥은 국회의원과 보좌관, 보건복지부, 심평원·공단 등 정관계, 언론계를 막론하고 '탄탄'하다. 단순히 연락을 하는게 아니고, 언제든 '소통'이라 할 수 있는 대화가 가능하다"고 했다.

그럼에도 회장 출마 결심만은 쉽지 않았다. 41대 집행부에서 2000명 증원에 대한 책임을 지고, 반성의 시간을 가지고 있었던 시기. 의료농단 장기화는 그를 다시 불러들였다.

"더이상 사태가 아니다. 의료농단이다.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다. 그런 위치에 있어보기도 했다. 하지만 가장 불행한 당사자. 그들은 전공의와 학생들이다. 그들은 학교와 직장을 떠나게 된 당사자들이다. 그들 외 이 일을 직접 당면한 자들은 없다."

실무경험을 수행하는 동안 그의 소통에는 불협화음이 없었다고 했다. 전공의들과의 대화가 어느때보다 중요해진 의료계 상황 속, 인맥과 부드러운 업무 협상 능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봤다.

"반성의 시간을 보냈다. 자숙했다. 하지만 더는 두고 볼 수 없다고 느꼈다. 의료계를 늪에서 건져내야 한다는 고민을 했다"면서 "일을 시작하게 된다면 전공의들과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함께 갈 것이다. 소통과 화합하면 이상운이라는 말을 듣고 살았다. 죽는 한이 있어도 얻을게 있다면 얻어냈다"고 했다.

그는 300병상의 병원장. 이름을 남기고자 했다면 시작도 하지 않았을 거라고 했다. 의료농단의 해결 외 산적한 의료악법들을 저지해야할 책임도 느꼈다고 했다.

최근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 '의료인 결격사유 완화'법안 계류 소식과 공단 특사경법이 6개나 발의된 상황을 바라보면서 "나만이 막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의료농단의 끝에서 결국엔 학생들은 공부하는 곳으로 돌아가고, 전공의들도 현장에 돌아가야 한다. 전공의들이 정부에 7가지를 요구했는데, 그외의 사안들도 열심히 챙겨야 한다. 실리적인 법안들을 함께 챙겨가야 한다."

지금은 경선해서 회장을 뽑을 시기라기보단, 능력있는 사람을 추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직까지 '꼴찌'를 예상하지만, 그럼에도 나설수 밖에 없었던 이유다. 당선의 가능성보다는 의료계를 위해 얼마나 일을 할 수 있는가를 눈여겨 봐 달라고 했다.

"늪에 빠진 의료계를 위해 나서야 한다면, 그동안 써먹지 않은 카드 중의 하나인 나를 부르는 사람이 있다면, 이에 부응해서 가야 한다고 봤다. 언제나 그렇듯 나는 처음과 끝이 같은 사람이다. 오직 회원만 보고 간다"며 "내 이름을 남기기보단 회원들을 위한 성과를 남기는 회장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인지도면에서 부진하다는 점은 겸허히 인정했다. 누가 당선 가능성이 높은가보다는 누가 현 상황에서 '실질적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가를 고민해 줬으면 한다는 간절함을 남겼다.

"지금은 꼴찌라는 걸 인정한다. 끝까지 꼴찌로 남더라도, 의료계를 위해 누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고민해 달라고 회원분들께 감히 청한다."

이상운 회장은 순천향의대를 졸업하고 재활의학과 전문의 자격을 갖고 있다. 회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인물 4명 중 유일한 '병원장'이다. 대한재활의학과의사회장과 대한개원의협의회 법제부회장, 재활의료기관협회장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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