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비만약 처방 제한 예고…15일까지 계도기간
의약계, 올 초부터 탈모·여드름 치료제도 포함 요구
의협 "시범사업 데이터 공개해 제도 검증해야" 주장
다음 달부터 비대면진료로 비만약 처방을 할 수 없게 된다. 우리나라 비만약 시장에 들어오자마자 오남용 우려가 이어지고 있는 '위고비'도 포함됐다.
보건복지부는 다음 달 2일부터 비대면진료 시 위고비를 포함한 비만치료제 처방을 제한 한다고 29일 밝혔다. 우선 현장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12월 15일까지는 계도 기간을 운영한다. 정부는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을 지난 2월 23일부터 한시적으로 전면 허용하고 있다.
비만약 처방 제한은 지난 10월 우리나라에 들어온 주사제형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쏘아 올린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비대면진료 과정에서 처방 대상이 아닌 환자가 쉽게 처방받는 등 잘못된 처방 관행 현실에 대한 문제 지적이 이어졌고,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다뤄진 이슈다.
보건복지부는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계 부처 협의, 시범사업 자문단 회의를 거쳐 비대면진료에서 위고비(세마클루티드 함유제제, 노보노디스크)를 비롯한 비만약 처방을 제한하기로 했다.
이 밖에 ▲리라글루티드 함유제제(삭센다) ▲터제파타이드 함유제제(마운자로), ▲오르리스타트 함유제제(제니칼) ▲부프로피온염산염 및 날트렉손 염산염(복합제) 함유제제 등이 처방 금지 의약품에 들어갔다.
동시에 보건복지부는 비만치료제 처방 이용 행태 등을 식약처 등 관계 부처와 주기적으로 재평가할 예정이다. 관련 학회 등 전문가, 환자단체 등과 협의해 비만약 처방이 필요한 비만 환자에게 적합한 비대면 진료 모형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환자 본인 신체 기록 등을 사전 입력할 수 있도록 하고 주기적으로 대면진료로 점검토록 하는 등 인증된 프로토콜을 사용하면 처방 제한을 미적용한다는 방식을 예로 들었다.
의약계는 이미 올해 초부터 비만약뿐만 아니라 탈모, 여드름 등 비대면진료 처방 제한을 요구한 바 있다. 정부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으나 여태껏 묵묵부답이다. 현재 비대면진료에서 처방을 금지하고 있는 약은 ▲발기부전약 9개 성분 ▲조루약 2개 성분 ▲이뇨제 1개 성분 ▲단백동화 스테로이드제 10개 성분 ▲전신마취제 1개 성분 ▲마약 ·향정신성의약품 ▲사후피임약 2개 성분이다.
의협은 "비대면진료가 초래하고 있는 의료시장의 왜곡과 무차별적 처방으로 국민 건강 폐해를 막기 위해 환자 상태를 엄격히 파악해 처방되어야 할 의약품의 비대면진료 처방을 제한해야 한다"라며 "온라인 플랫폼 업체에 대한 감시체계를 강화해 의료시장을 교란하는 요인에 대한 대책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데이터를 공개해 제도 검증을 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