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탄핵소추안 표결…증원 뒤집을 결정권자 사라지나
서울대병원 사직전공의·교수 8일 '의료농단' 규탄 시위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에 이어 민주주의까지 뒤흔든 윤석열 대통령 탄핵 여부가 오늘 정해진다.
더불어민주당은 7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표결을 동시 추진키로 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당 대표가 6일 탄핵 반대에서 찬성으로 입장을 선회하면서, '탄핵 가결'에 무게가 쏠린 가운데 정책 최고 결정권자가 사라진 이후 의대 증원 등 의료 정책 향방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갑작스러운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 정부가 추진해온 의료개혁은 동력을 잃은 상태다. 대통령실 참모 일괄사태와 의대 증원 추진 책임을 끌어안았던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까지 사퇴를 표명했기 때문.
문제는 당장 있을 2025년도 의대 신입생 모집이다.
다른 의료개혁 과제가 '일시정지'할 수 있는 상태라면 의대증원의 경우 사정이 다르다. 1학기 2025년도 의대 신입생 수시모집 합격자 발표가 6일부터 시작됐고, 정시 원서접수 역시 31일부터 시작된다. 타 정책과 달리 의대증원 정책만큼은 반대 동력이 없다면, 그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탄핵 이슈'가 없었더라도 의대증원을 강행할 가능성이 컸던 상황이지만, 탄핵 현실화 이후엔 증원을 뒤집을 만한 결정권자가 아예 사라지는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
의료계가 계엄령에 대한 비판에 더해, 내년 의대정원 모집 중지·축소 촉구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이유다.
계엄 사태에서 '처단' 대상으로 직접 지목된 의사 단체들은 대통령 탄핵·하야 등 퇴진을 촉구하면서, 의대 증원 등 의료 개악에 대한 즉각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5일 "2025학년도 의대 모집을 중지해 향후 10년간 지속될 의대 교육 파탄을 막아야 한다"고 엄중히 경고했다.
서울대병원 전공의들이 주축이 된 '의료개혁 반대 시위'도 예고된 상태다.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는 8일 오후 2시경 '의료농단 및 의료계엄 규탄 시위'를 개최한다.
전공의들은 계엄 사태에서 발표된 '전공의 처단' 포고령에 대한 비판목소리를 내는 한편, 의대증원 등 일방적 의료개혁에 대한 철회를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도 같은날 의료정상화를 위한 집회를 예고한 상태다.
전의비는 6일 발표한 호소문에서 "지난 2월 6일 이후 의사와 의대생들은 이미 계엄 상황에 놓여있는 것이자 마찬가지"라며 "내란 수괴 윤석열이 벌여 놓은 의대증원, 의료개악 정책들을 원점으로 돌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6일 오후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당 대표의 독대로 한때 탄핵 국면 변화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독대 직후 한 대표가 "직무정지 판단을 뒤집을 만한 말을 듣지 못했다"고 밝히면서 탄핵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독대 이후 윤 대통령이 국회로 이동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야당 의원 등이 국회 본청 로비에 모여 입구를 막아서기도 했다. 의원들은 "윤석열을 체포하라"등의 구호를 외쳤다.
탄핵안은 야당 의원 전원과 국민의힘 의원 최소 8명의 동참이 필요한 상태다. 국회법에 따라,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의 발의와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인 200명이 찬성해야 최종 통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