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학교 강남성모병원(병원장: 외과 김승남 교수) 장기이식센터(소장: 외과 고용복 교수) 소장이식팀(외과, 소화기 및 감염내과, 성형외과, 마취과, 방사선과, 임상병리과 등) 이명덕(외과) 교수팀은 지난 4월 9일 8시간에 걸쳐 모녀간 소장이식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하였다.
이식 후 19일이 지난 현재 환자는 이식 거부반응 없이 부분적 경구(죽, 경장식 등) 취식을 하는 정도의 양호한 경과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이식 소장의 장운동기능이나 흡수기능은 거의 정상화되었다.
소장 이식은 이식 편 내에 림프조직이 풍부하고 상피조직에 해당되어 거부 반응이 아주 강하며, 이식 장기가 대변에 노출되어 있는 만큼 감염 관리가 특히 어려우며, 이식 후 소장이 장운동에 따라서 계속 움직이는 등 고정적이 아니어서 기술적으로도 난관이 많아 장기이식 분야 중 가장 발달이 늦은 분야로 알려져 있다.
이식 환자는 57세의 이정숙(여)씨로 2년 6개월 전 장간막혈전증으로 대량소장절제술 후 단장증후군(short bowel syndrome) 상태로 병원 영양지원팀에 의한 재가정맥영양법(Home TPN)으로 관리를 받아 건강을 유지하여 왔다.
하지만, 장기간 정맥영양법에 의하여 대정맥 심장상부와 양측 쇄골하정맥 혈전증이 합병되어 상부 중심정맥로가 폐쇄된 상태이며, 유일한 생명선인 대정맥 심장하부의 중심정맥로에서도 감염증 등 잦은 문제점이 잇달아 발생하여 소장이식 외에는 생명 유지의 한계에 이르렀다.
장기 제공자는 27세된 환자의 딸 나명주씨로, 어머니 이씨와 2,000만원 전세집에 단둘이 살며 아르바이트 등을 하며 어려운 가정생활을 꾸려가고 있던 나씨는 어머니의 생명이 위태로운 사실을 알고 가족간의 사랑을 바탕으로 꺼져가는 어머니의 생명을 살리기 위하여 자신의 소장일부를 기꺼이 기증하는 진정한 효를 실천했다.
소장이식 수술 전 이식 환자는 잔여 장관이 십이지장, 공장 20cm, 후부 횡행결장 및 하행결장 만이 잔존한 상태였고, 이식 소장은 제공자의 회장 1.5m를 상장간막동정맥을 보존하여 채취하였으며, 혈관 문합은 미세현미경수술에 의하여 수혜자의 하장간막 동정맥에 단단문합하였다.
이식 후 장관은 이식편 선단부와 수혜자의 공장 후단부와 단단문합하였으며, 이식편 후단부는 수혜자 횡행결장 선단부와 측단문합하고 이식편 회장의 끝은 복벽에 장루로 조성되었고 또한, 영양공급과 급식을 위하여 위루술을 통한 공장급식관이 설치되었다.
이식 후 3일째부터는 유동식과 함께 면역억제제도 경구로 투입되었으며, 4일째부터 환자는 보행이 가능한 상태가 되었다.
영양공급은 면역정맥영양제(글라민 TPN, Fresenius Kabi)와 면역경장제(Immunilan, 영진)가 투여되었고, 그 양은 상황에 따라 조정하는데, 이식 10일째부터 죽을 먹기 시작하여 정맥으로는 하루 800 Cal만 공급되고 있다.
더욱이, 공장루를 통한 내시경 및 조직 검사 소견은 이식 후 첫째 관문인 거부반응의 발현 소견이 현재까지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다른 이식 장기와는 달리 가장 문제가 될 수 있는 감염증 관리 때문에 환자를 격리 조치하고 있으나 별다른 문제없이 잘 관리되고 있다.
이명덕 교수는 '환자의 경과는 이식 소장이 안정화되어도 경구식에 대한 생리적 적응이 완전해 질 때까지는 아직도 면밀한 관리가 필요하며, 정맥영양제 투입이 완전히 끝나 경구적으로만 음식을 먹으면서도 건강이 유지되어 현재 설치된 장루가 복원되는 시기인 이식 후 2~3개월이 지나면 비로소 완전한 성공이라고 할 수 있으나, 현재까지의 경과는 지금까지 외국에서 보고된 경과를 오히려 앞설 정도로 만족스럽다'고 강조하였습니다.
이 교수는 특히 '여러 가지 원인으로 장 절제술을 받은 후 잔여 소장이 너무 짧은 경우, 혹은 장운동이 제대로 되지 않는 가성폐쇄증 등에서 지금까지는 정맥으로 영양제를 투입하는 방법 밖에 없었다'면서, '그러나 이제부터는 소장 이식으로 음식을 입으로 먹으면서 영양상태를 유지하게 하는 길이 열리게 되었으며, 종전의 개념으로는 수술로써 절제하기 곤란한 일정 수준 이상의 진행성 위장관암에서도 소장이식이 가능함으로써 광범위한 위장관 절제술을 시행할 수가 있게 되어 그 파급 효과는 훨씬 더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하였습니다.
한편, 병원은 이번 소장이식에 들어가는 비용이 수술 및 초기관리비를 포함 8,000여만원으로 이식자와 기증자의 가정형편이 어려움을 고려하여 비용의 일부인 2,000만원를 부담키로 했다.
1990년 미국 피츠버그대학병원에서 처음 성공한 이래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약 800례 가량이 시술된 소장이식은 그 동안 발전을 거듭한 끝에 많이 시행하는 센터의 경우 수술 성공률이 최근에는 약 75%에 이르며, 5년간 이식편 생존율이 약 50%에 불과하여 타 장기 이식에 비하여 성공률이 낮은 편이다.
2001년부터 미국에서는 임상적 치료법으로 인정되어 보험급여가 되고 있고, 구미에서는 주로 뇌사자의 소장을 이용하는 반면 금번 강남성모병원의 경우 살아있는 사람의 소장 일부를 이식(생체이식)함으로서 장기공여자의 부족현상도 해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데, 부모-자식간의 장기 이식은 조직적합항원 중 절반이 동일하여 거부 반응이 강한 소장 이식의 경우 면역학적으로 유리한 점이 많다.
특히 소장의 생체 이식은 미국, 독일의 각각 1개 병원과 뇌사가 인정되지 않는 일본 등에서만 소수에서 시행되어 그 성공 예 수가 극히 적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신장, 간장, 심장 및 췌장의 이식은 그 동안 국내에서도 많이 시술되고 있으며, 성적도 상당히 좋아 국제적인 수준에 이미 도달한 것으로 인정되지만 소장 이식의 경우에는 금번 강남성모병원의 소장이식이 국내에서는 실제적으로 처음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1968년에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신장이식 수술을 성공(성모병원 이용각 교수팀)하여 한국 장기 이식분야의 첫 장을 연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은 오는 5월 3일 개교 50주년과 함께 이번에 장기 이식 중 가장 까다로와 아직도 명확한 성공을 거두지 못하였던 소장 이식을 또 다시 성공하게 됨으로써 국내 이식 분야에 또 하나의 중요한 공헌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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